LG엔솔, 3분기 실적도 바닥 예상...AMPC 의존도 낮춰야
전문가 "AMPC 의존도 낮춰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로 영업손실을 면했던 지난 2분기에 이어 이번 3분기도 높은 AMPC 의존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높은 AMPC 의존도를 낮추고 본원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 3분기 매출 6조5000억원, 영업이익 341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한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환율(원·달러)이 하락했고, 테슬라 향 소형 전지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폴란드 공장 가동률도 전분기 대비 개선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 AMPC의 경우 전분기 대비 2% 하락한 4368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분석대로라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25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도 APMC를 통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었다.
이번 분기에도 증권가는 10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4300억원 수준의 AMPC 덕에 3400억원대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업계는 이같은 부진을 예견된 수순으로 봤다. 주요 고객사인 완성차 업계가 연이어 전기차 생산 및 출시를 뒤로 미루고 있고, 주요 시장인 미국에선 전동화 전환에 우호적이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접전을 펼치고 있어서 시장이 위축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내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실적 부진은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큰 형님격인 LG에너지솔루션도 부진을 피하지 못하는 데 다른 회사는 오죽할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SNE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12.1%로 지난해 동기 14.4% 대비 2.3%p 하락했다.
업계 안팎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나친 AMPC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으로 건너가 보조금을 수령하는 것은 좋은 데 그것에 의존한 실적은 리스크를 동반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AMPC를 제외하고 발생하는 손실을 메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생산 라인을 미국으로 결집 시킨 만큼 큰 수혜가 예상되지만 진짜 경쟁력은 AMPC를 제외한 것에 있다"면서 "점차 국내 배터리 업계에 있었던 리스크가 해소되는 모양새인 만큼 실적 회복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대 고객사인 테슬라는 이달 중 로보택시 공개와 모델 Y 업그레이드 발표를 앞두고 있다.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로, 다양한 신차 발표를 앞두고 있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구성원을 대상으로 비전 공유회를 열고 새 기업 비전 '에너지로 세상을 깨우다'(Empower Every Possibility)를 선포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새 비전을 바탕으로 오는 2028년까지 2023년(33조7천455억원) 대비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키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를 제외하고서도 10% 중반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한 4대 중장기 전략으로 ▲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비전기차(Non-EV) 사업 확대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 리튬인산철(LFP)·고전압 미드니켈(Mid-Ni)·46-시리즈 등 제품·고객 포트폴리오 다양화 ▲ 배터리 생애주기 서비스(BaaS), 에너지 서비스(EaaS) 등 소프트웨어, 서비스 영역 사업 기반 확보 ▲ 전고체·건식전극 공정 등 차세대 전지 기술리더십 강화를 추진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우리는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업계 리더로서 위상을 지켜낼 것" 이라며 "서로가 서로의 페이스 메이커가 돼 응원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간다면 우리의 기나긴 여정은 더 멋진 풍경과 미래로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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