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8천만개 제2 뽀로로음료 만들자”…식음료도 ‘골드키즈’ 타깃

임유정 2023. 3. 22.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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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 속 아이 대상 식음료 시장만 ‘호황’
뽀로로 음료, 지난해 까지 4억8000만개 판매
식품 기업들, 건강한 아이먹거리 만들기 속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음료수를 고르고 있다.ⓒ뉴시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가성비’를 따져 가며 알뜰 구매하거나 지갑을 아예 닫아버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식음료 시장은 연일 호황이다. 내 아이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자 하는 부모들의 마음이 시장을 키우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이는 전년보다 0.03명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식음료 시장도 크게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몇몇 기업은 글로벌 주요 도시로 떠오른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의 진출을 서두르기도 했다.


하지만 한 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 현상이 두드졌다. 잘 만든 어린이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인구 감소 시대의 산업 변화가 예상과 달리 흘러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됐다.


‘국민 어린이 음료’로 불리는 뽀로로 음료의 경우 2007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약 4억8000만개가 판매됐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16.2% 신장했다.


아기 펭귄 뽀로로는 2003년 처음 선보인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인공 캐릭터다. 팔도는 뽀로로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에 관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아이코닉스와 계약을 맺고 다양한 음료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뽀로로 음료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캐릭터 마케팅뿐이 아니었다. 출시 이후 16년째 어린이 음료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제품 경쟁력 덕분이었다. 자녀를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부모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도록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 확보에 가장 먼저 앞장섰다.


식용 타르색소·합성보존료·화학적 합성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 2014년에는 어린이 혼합음료 중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는 어린이 식품에 적합한 식품안전·영양·식품첨가물 기준을 충족한다는 뜻이다.


아이배냇, 프리미엄 HMR 브랜드 ‘밀리’ 론칭ⓒ아이배냇

기업들은 ‘제2 뽀로로음료’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2021년 풀무원이 보유하고 있는 김치 기술력을 활용해 키즈 김치 2종을 만들었다. 김치 문화를 이어갈 아이들이 김치와 조금 더 친숙해지는 한편, 아이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출시했다.


키즈 김치는 시판되고 있는 성인용 김치와 달리 아이들의 입맛과 건강을 고려해 순한 맛의 국내산 고춧가루 사용하고, 토마토와 홍시 등 과일과 채소를 더해 풍성한 맛을 구현했다. 나트륨을 30% 저감해 맵거나 짜지 않도록 하고, 한 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작게 만들었다.


키즈 김치는 온라인과 대형마트 등 소매점을 중심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특별한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지난해 5~12월 매출의 경우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2배 성장했다.


프리미엄 영유아식 브랜드 베이비본죽은 지난 2019년 아이도 부담없이 먹을수 있는 ‘키즈 장조림’을 선보였다. 당시 장조림은 자사몰에서만 판매됐으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숍인숍 형태로 오프라인까지 판매처를 확대했다. 매장 론칭 3개월 만에 매출 약 3배나 증가했다.


베이비본죽을 운영하는 순수본은 키즈 수요를 고려해 내달 초 키즈를 타겟으로 한 프리미엄 죽으로 브랜드를 대폭 확장‧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시판 즉석 죽 대비 고가에 속하지만 유기농쌀, 무항생제 육류 등 재료를 엄선해 제품을 선보일 경우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영유아 식품 전문기업 아이배냇은 지난 2018년 이유식을 끝낸 3세 이상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HMR 브랜드 ‘꼬마’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다가 이달 초 학령기(만 6~12세) 대상 프리미엄 HMR 브랜드 ‘밀리’를 론칭했다. 꼬마 브랜드가 지속 성장하자, 제품군을 확장‧운영하게 됐다.


아이배냇은 보다 다양한 연령별 아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유아기와 학령기 라인업을 구분했다. 아이들의 연령, 기호, 입맛 등을 고려한 세분화 및 편리미엄에 초점을 두고, 유아 및 학령기 아이들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유기를 지나 더 넓은 맛의 세계를 맞게 되는 3세 이상 아이들의 경우,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유아기 아이들만을 위한 순하면서도 간편한 '한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향후에도 ‘골드키즈’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어린이 식음료 제품이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분석된다. 자녀의 건강과 발달에 대한 책임감으로 하나를 먹이더라도 꼼꼼하게 영양 성분을 따져 먹이기 위한 젊은 부모들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순수본 관계자는 “시판 중인 성인용 HMR의 경우 염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염도를 낮춘 죽 등 건강을 위해 꼼꼼하게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성인 뿐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높아 키즈 프리미엄 식음료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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