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욕하는 건 참아도 부모님 욕은 제발" 토론토 신인투수 선넘은 악플에 분노의 일침 [스춘 MLB]

배지헌 기자 2025. 10. 1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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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예세비지 "가족 공격받는 게 슬프다"...선수 가족 향한 악플, 점점 심각해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신인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가 가족을 겨냥한 온라인 악플에 목소리를 높였다(사진=MLB.com 방송화면)

[스포츠춘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신인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가 가족을 겨냥한 온라인 악플에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스포츠 선수를 표적 삼은 악플 문제가 갈수록 도를 더해가는 현실에 대한 절규였다.

예세비지는 13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기도 전에 먼저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먼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예세비지는 이렇게 운을 뗐다. "다양한 의견과 감정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많은 증오가 생겨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제 경기력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이 공격받는 것을 보는 건 정말 슬픈 일이다."

예세비지는 공격받은 사람들이 부모님, 형제, 여자친구, 그리고 다른 가족들이라고 밝혔다. "나는 성인이다. 내게 문제가 있다면, 그에 관한 어떤 의견이든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한 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공격이 있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추가 질문을 하려 하자 "이 정도만 하고 넘어가겠다"며 "이런 자리에서 말할 수 있으니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사전에 상의받지 못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을 칭찬하고 싶다"고 두둔했다.

예세비지는 이번 가을 혜성처럼 등장한 특급 신인이다.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토론토에 지명됐고, 올해 9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정규시즌에선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3경기 등판, 1승에 평균자책 3.21을 기록했다.

그러다 포스트시즌에서 깜짝 등판했다.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서 5.1이닝 무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1탈삼진은 토론토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예세비지는 시애틀과의 ALCS 2차전 선발로 출격할 예정이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예세비지가 언급한 공격이 온라인에서 일어난 것인지는 불명확하지만, 프로 선수와 그 가족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협과 괴롭힘을 당하는 건 점점 심각해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예세비지만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투수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는 올해 초 소셜미디어에서 살해 위협을 받았고, 보스턴 레드삭스 구원투수 리암 헨드릭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헨드릭스는 5월 인스타그램에 "나와 내 아내의 생명을 위협하는 건 끔찍하고 잔인하다"고 썼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신인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가 가족을 겨냥한 온라인 악플에 목소리를 높였다(사진=MLB.com 방송화면)

앞서 뉴욕 양키스의 24세 신인 캠 슐리틀러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 슐리틀러는 지난 4일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가족을 공격한 것에 대해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3일 밤 한 레드삭스 팬 계정이 슐리틀러의 어머니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고, 이게 온라인에 퍼졌다. 슐리틀러는 보스턴 근처 매사추세츠주 월폴이 고향이다.

슐리틀러는 경기 40분 전 가족들에게 '대응하지 말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는 마운드로 올라가 와일드카드 3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2개 삼진에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양키스는 4대0으로 이겨 보스턴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슐리틀러는 가족이 받은 악플이 "100퍼센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소셜미디어는 추악한 곳이 될 수 있다. 특히 10월 야구에서는 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향을 받을 선수들에게는 이 시기만큼은 소셜미디어를 멀리하라고 권한다"고 조언했다.

선수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악플은 멈추지 않는다. 예세비지의 발언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확실한 건 하나 있다. 선수들은 이제 경기장 안팎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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