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정동영 감쌌다 “구성 핵시설 존재 이미 알려져”

이유정 2026. 4. 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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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논란과 관련해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다”고 밝혔다. 사진 엑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 핵 시설’ 발언과 관련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로 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이 민감 정보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한 것과 관련해 한·미 간 불협화음 등 논란이 이어지자 이를 불식하기 위해 공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정 장관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 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어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발언 뒤 한·미 간 정보 공유가 일부 중단됐고, 야권을 중심으로 정 장관에 대한 경질 요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도 함께 공유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구성시 핵시설'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앞서 정 장관은 이날 낮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정책을 설명한 것인데 그것을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미 측이 북한 관련 민감 정보가 공개된 것에 대해 우리 정부에 항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3일 만에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정 장관은 “2016년 미국 싱크탱크 ISIS(과학국제안보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에도 구성 언급이 있고, 작년 7월14일 (장관)인사청문회 때도 구성을 언급했다”라며 “그땐 아무 말이 없다가 아홉 달이 지나서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온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정보 유출로 몰아가는’ 주체를 명시하진 않았다. 다만 이는 이미 공개된 정보를 문제 삼았다는 취지로, 미 측을 염두에 둔 유감 표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동시에 그는 “한·미 관계는 아무런 문제 없다.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행태가 걱정”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정치권과 정부 일각에서 나오는 자신을 향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정 장관은 미 측이 어떤 정보를 제한했는지 등에 대해선 “통일부나 당국에선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면서도 “(미 측 정보 제한이)과거에도 간헐적으로 있었다. 처음은 아니다”라며 정보 제한 사실 자체는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정 장관은 이날 준비해 온 종이를 읽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공개된 정보라면 미 측이 문제 삼은 배경은 무엇인지’ 묻는 질의에는 “북핵 관련 공개된 정보는 다 꼼꼼하게 챙겨보고 이해하고 있었는데, 제가 좀 당황스럽다. 취재 좀 해달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로 평남 구성시를 언급했다. “영변과 구성,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다.

이후 미 측은 외교·국방·정보 라인 등을 통해 자신들이 한국 정부에 공유한 민감 정보가 동의 없이 공개됐다며 항의했고, 대북 공간 첩보(위성 정보)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우리 정보 당국도 미 측에 공유하는 일부 정보를 제한하는 상응 조치를 검토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야권에선 정 장관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을 설명한 것을 정보 유출로 몬 것이 문제지 책임을 이야기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이번 일이 표면화된 데는 정부 내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와 남북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자주파’ 간 신경전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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