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로 급여가 줄면, 퇴직금은 어떻게 될까?


내년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이연상(54) 부장입니다.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어서 좋긴 한데, 대신 매년 급여가 10%씩 줄어든다고 하는데요. 몇 년 전에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선배는 다른 건 몰라도 퇴직연금은 꼭 DC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15년 전에 퇴직금제도에서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할 때도 퇴직금이랑 거의 비슷하다는 말에 큰 고민 없이 DB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을 했었는데요. 듣자 하니 DC형은 제가 직접 상품도 고르고 투자를 해야 한다는데, 이제 와서 굳이 바꿔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임금피크제도회사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는 조건으로 일정한 나이·근속연수·임금액에 도달하면 임금을 줄이는 제도입니다. 회사에 따라서는 임금피크 이후에 임금을 계단식으로 삭감하기도 하고, 한번 임금을 삭감한 다음 퇴직할 때까지 유지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퇴직급여제도로 퇴직금과 퇴직연금을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급여형(DB형)과 근로자가 직접 퇴직급여를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임금피크제도를 도입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퇴직금과 DB형 퇴직연금입니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퇴직일 이전 30일분 평균임금에 계속근로기간을 곱해서 나온 금액을 퇴직급여로 받습니다. 이때 평균임금은 근로자가 퇴직 이전 3개월 동안 근로자에 지급된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입니다.

퇴직금과 DB형 퇴직연금에서는
과거에 연봉을얼마를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퇴직 이전 3개월 동안
받은 급여가 많아야
퇴직급여를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금피크 이후
급여가 감소하면
퇴직급여도 함께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올해 55세인 A씨는 지금 근무하는 회사에서 30년을 일했고, 지금 임금피크 시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임금피크 시점의 30일분 평균임금은 600만 원입니다.

그런데 임금피크를 받아들여 정년까지 5년의 근무 연한을 보장받으면 매년 임금이 10%씩 감소하게 됩니다. 그래서 60세에 정년퇴직을 할 때에는 30일분 평균임금이 절반으로 줄어 300만 원이 됩니다.

만약 DB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는 A씨가 임금피크시점에 퇴직하면,

퇴직급여로 1억 8,000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피크 이후 퇴직하면, 1억 500만 원을 퇴직급여로 수령하게 됩니다.

계속근로기간은 5년 늘어났지만,
평균임금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
입니다.

DC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회사에서는 매년 근로자의 총급여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의 퇴직연금계좌에 입금해 주고, 근로자는 입금된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합니다. 그리고 퇴직할 때 회사가 이체해 준 부담금과 운용수익을 퇴직급여로 수령하게 됩니다.

따라서 임금피크 이후
근로자의 급여가 줄어든다고 해도
이미 근로자의 퇴직계좌에
이체된 퇴직급여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급여가 줄어든 만큼 임금피크 이후 매년 근로자의 퇴직계좌에 이체되는 회사의 부담금은 줄어들게 되겠죠.

앞선 사례의 A씨가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다면…

임금피크 시점(55세)에 A씨가 한 해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은 7,200만 원이고, 회사는 매년 임금총액의 12분의 1을 A씨의 퇴직연금계좌에 이체하고 있습니다.

임금피크 시점에 회사는 600만 원을 A씨의 퇴직계좌에 이체합니다. 하지만 임금피크 이후 임금이 줄어들면 A씨의 퇴직연금계좌로 이체될 회사의 부담금56세에는 540만 원, 57세에는 480만 원, 58세에는 420만 원, 59세에는 360만 원, 60세에는 300만 원이 됩니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는 중간정산을 할 수 없습니다.

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될 때만 가능한데, 사용자가 정년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는 임금피크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도 그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DB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회사의 경우, 임금피크제도를 실시하면 추가로 DC형 퇴직연금을 도입하고 임금피크 때 근로자가 DB형에서 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야 합니다.

보통 임금피크 적용 시점은 DB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퇴직급여를 가장 많이 수령할 수 있을 때입니다. 이때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면 전환시점까지 발생한 퇴직급여를 한꺼번에 자신의 DC형 퇴직연금계좌로 이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임금피크 이후
급여가 줄어도 연금계좌에
이체한 퇴직급여가 줄어드는
일은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임금피크 이후 근로자가 퇴직할 때까지 사용자로부터 매년 근로자 임금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DC형 퇴직연금계좌로 수령하게 됩니다.

앞선 사례의 A씨가 DB형 퇴직연금에서 임금피크 후 DC형으로 전환한다면…

먼저 임금피크 시점(55세)에 사용자는 A씨의 DC형 퇴직연금계좌에 임금피크 이전에 발생한 퇴직급여를 이체합니다. 임금피크 당시 A씨의 30일분 평균임금이 600만 원이고 계속근로기간이 30년이므로 수령 예정 퇴직급여는 1억 8,000만 원입니다.

이렇게 DC형 퇴직연금계좌에 이체된 금액은 임금피크 이후 급여가 줄어들어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A씨가 60세까지 일하는 동안 사용자는 매년 임금총액의 12분의 1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A씨의 퇴직연금계좌에 이체하게 됩니다.

매년 임금이 줄어드는 만큼 이체되는 부담금도 줄어들어, 56세에는 540만 원, 57세에는 480만 원, 58세에는 420만 원, 59세에는 360만 원, 60세에는 300만 원의 부담금이 A씨의 퇴직연금계좌로 이체됩니다.

성과가 좋으면 남들보다 퇴직급여를 더 받겠지만, 성과가 나쁘면 퇴직급여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DC형 퇴직연금으로 전환 시 운용 지시는 적립금과 부담금으로 나누어 따로 해야 합니다.

즉, DC형으로 전환할 때 받은 적립금과 향후 정년퇴직 때까지 일하면 받을 퇴직급여를 투자할 상품을 각각 지정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도 임금피크 때 퇴직금을 중간정산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중간정산한 퇴직금을 일시에 수령하면, 이때 수령하는 퇴직금에는 퇴직소득세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근로자가 중간정산 퇴직금을 연금저축이나 IRP에 이체하면, 퇴직소득세 원천징수 없이 세전 퇴직금을 입금 받을 수 있습니다.

연금계좌에 입금된 퇴직급여는 55세 이후에 언제든지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퇴직소득세 30~40%가 감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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