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문재인과 함께 꿨던 멈출 수 없는 그 꿈!"

최경준 2024. 9. 1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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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부총리 시절 비화 공개... '윤석열 역주행'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및 주요 내빈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다시 한번 꿈을 꿔본다, 멈출 수 없는 꿈. 비핵화와 군사 충돌 방지를 넘어서 남북경제협력 회담까지 준비하라고 하셨던 그 꿈!"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축사 말미에 한 말이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에 따르면, 김동연 지사는 이날 축사에서 기념식에 함께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비화( 話)를 공개했다.

'9.19 평양공동선언'을 했던 지난 2018년 9월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김동연 지사는 전북 군산에 있었다고 한다. 당시 군산은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하고, 한국GM 철수에 따른 공장폐쇄가 결정되면서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웠다. 김 지사는 군산에서 GM 협력사를 방문하고,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협력사들과 노동자들을 만나 대책을 논의하면서 군산을 포함한 몇 개 지역의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추진했다.

'9.19 평양공동선언' 이후 김동연 지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조선산업 발전 방향과 일자리 대책을 보고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했다. 여러 사람 있었을 때 한 말씀이 아니고 둘이 잠깐 서서 나지막이 한 말씀으로 기억한다. '앞으로 남북경제협력회담이 진행될 텐데 부총리께서 수석대표 역할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준비해 주기 바랍니다'라는 말씀을 (문재인 대통령이) 제게 했다."

김 지사는 이어 "(대통령 말씀에) 가슴이 설렜고, 나름 경제를 총괄하며 준비했었으나, 기회(남북경제협력회담)가 오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경기도
"한반도 평화 위한 이어달리기... 역주행하고 있는 현 정부"

특히 김동연 지사는 '김대중 대통령 때의 6·15남북공동선언, 노무현 대통령 때의 10.4 남북공동선언, 문재인 대통령 때 4.27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역대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어달리기를 해왔는데 이어달리기가 지금 멈췄다. 멈춘 정도가 아니라 역주행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은 부정되고 있고, 선출된 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민생경제는 파탄인, 개탄스러운 현실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2주 전 경기도가 임진각에서 DMZ 평화콘서트를 열었다. 6년 전 4월 평양에서 남북예술인들이 모여 함께 공연하면서 제목을 '봄이 온다'로 했고, 가을에 서울을 방문해서 '가을이 왔다'는 제목으로 공연하기로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저는 2주 전 1만 5,000명의 국민이 모인 임진각에서 DMZ평화콘서트를 하면서 '가을이 왔다' 공연의 사전공연이라고 선포했다"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이어 "(남북 평화콘서트가 다시 열린다면 제목을) '가을이 왔다'로 해야 할지 '봄이 다시 온다'로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경기도가 중심이 되어 준비하겠다는 다짐을 9.19평화선언 6주년 맞아 단단하게 해본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김동연 지사 외에 김희중 대주교,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영상축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도 축사했다.

문재인 "한 걸음만 삐끗하면 군사적 충돌... 매우 위험한 상황"

축사에 이어 기념사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반도 상황이 무척 엄중하고 위태롭다. 9.19 군사합의가 폐기되었고. 남북 간에 오물 풍선과 대북 확성기 방송 같은 비군사적 형태의 충돌이 시작됐다"며 "한 걸음만 삐끗하면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남북 당국은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당장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특히 "미국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갈수록 커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과거처럼 패싱당하고, 소외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대화를 선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대화가 재개되면 북한은 달라진 협상전략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 정부 때와 달리 완전한 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경기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우리 입장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관철하기 위해선 한미 간에 보다 긴밀한 협상전략의 공유와 공조가 필요하다. 비핵화의 해법과 평화프로세스도 새롭게 설계해야 할지 모른다"면서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나섬에 따라 기존의 평화 담론과 통일 담론도 전면적 재검토 필요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하나같이) 대한민국 정부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들이지만, 현 정부는 그럴 의지도 역량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윤석열 정부의 '무능력 외교'를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우리가 오늘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는 세력과 시민들이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9.19 평양공동선언의 정신을,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가는 것. 그 실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는 것이 진정한 계승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9.19 평양공동선언'은 지난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만나 채택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을 말한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제거하고 적대 관계를 해소하며, 남북 교류 협력을 증대하고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당시 남북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전시키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9.19 평양공동선언'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는 '한반도평화공동사업추진위원회'(아래 추진위)가 주최 및 주관했다. 추진위에는 포럼 사의재(상임대표 박능후 전 복지부 장관), 노무현재단(이사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과 경기, 전남, 광주 등 지자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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