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 임주리는 ‘립스틱 짙게 바르고’라는 곡으로 큰 인기를 얻은 인물이다.

하지만 이 노래가 처음부터 히트를 친 것은 아니었다.

1979년에 데뷔한 임주리는 당시 노래가 잘되지 않자 은퇴를 결심하고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그 후 잠시 가요계를 떠나 있던 그는, MBC 드라마 ‘엄마의 바다’에서 배우 김혜자가 이 노래를 부르며 큰 반향을 일으킨 덕에, 발표 후 7년 만에 역주행의 신화를 쓰게 된다.

이처럼 인기의 정점을 찍던 시기에 임주리의 개인사는 복잡했다.

그는 노래 발매 즈음, 지인의 소개로 재미교포 A 씨를 만났다.

첫 만남에서 12시간을 대화할 정도로 서로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그로 인해 사랑에 빠져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결혼 후 임신 중에 남편이 이미 결혼한 상태였으며, 이혼 절차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미 뱃속에는 아이가 있었고, 충격 속에서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그는 결국 미혼모가 되기로 결심한다.

임주리는 아들을 낳은 지 22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다시금 ‘립스틱 짙게 바르고’의 인기로 가수로서 재기에 성공했다.

당시 그녀는 행사비로 3000만 원을 받을 만큼 인기를 얻었고, 하루 인세만으로 1800만 원씩 벌어들였다.

하지만 큰 수익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업을 한다며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다가 큰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임주리에게 큰 충격을 안겼고, 극심한 좌절감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 그의 아들이 “엄마가 죽으면 나 고아 되는 거냐”라는 말을 하면서 임주리는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들의 한마디가 그의 삶을 되돌렸고, 그 이후로도 아들과 함께 어려운 시절을 묵묵히 견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