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교원 장기재직휴가제도 생겼지만, 현실은...

오성훈 2025. 8. 29. 12: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년 만에 교원 장기재직휴가 제도가 다시 생겼다.

재직 10년이 넘으면 5일, 20년이 넘으면 7일의 특별휴가를 쓸 수 있다.

하지만 교원은 공로연수가 임용권자 마음에 달려 있다.

장기재직휴가와 공로연수가 교사에게는 쉼과 준비의 시간이 되고, 학생에게는 흔들림 없는 배움의 시간이 될 때 비로소 교육의 품격은 지켜진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장] 장기재직휴가와 공로연수, 교직에도 공정하게 적용돼야

[오성훈 기자]

20년 만에 교원 장기재직휴가 제도가 다시 생겼다. 재직 10년이 넘으면 5일, 20년이 넘으면 7일의 특별휴가를 쓸 수 있다. 오래 교단을 지켜온 교사의 노고를 인정하고, 재충전할 시간을 주려는 뜻이니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막상 학교 현장은 다르다.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는 고등학교, 그중에서도 실습 위주의 직업계고는 대체 수업이 쉽지 않다. 로봇 제작이나 전기 실습 같은 수업은 전문성이 없으면 맡을 수 없다. 특정 교사가 자리를 비우면 수업이 곧바로 멈춰버린다. 결국 교사의 권리를 보장하는 일이 학생 수업과 충돌하는 상황이 생긴다.

일반직 공무원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분명하다. 일반직은 10년·20년·30년 이상 근속 시 장기재직휴가를 각각 5일·10일·20일 보장받는다. 정년퇴직을 앞두고는 6개월 이상 공로연수를 의무적으로 받는다. 원하면 1년까지 연장도 된다. 월급도 그대로 나온다.

하지만 교원은 공로연수가 임용권자 마음에 달려 있다. 나는 33년 교직 생활 동안 수많은 선배 교사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그분들은 정년을 눈앞에 두고도 수업과 행정에 치이며 허겁지겁 교단을 내려왔다. 같은 공무원인데도 교직만 차별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 한쪽이 허전했다.

외국은 이 문제를 더 분명하게 풀어간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장기 근속자에게 몇 주에서 몇 달씩 유급휴가를 준다.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교육청은 교사에게 학기 단위, 길게는 1년 단위 안식년을 보장한다. 유엔도 오래 근무한 직원에게 유급 안식년을 준다. 교사라고 해서 예외를 두지 않는다. 왜냐면 교사가 지쳐버리면 학생들의 배움도 흔들린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우리도 교원의 장기재직휴가를 학생 교육권과 어울리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기 중에는 사용을 최소화하고, 방학 중에 쓰면 연가보상금처럼 보상하는 방법이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일반직처럼 퇴직 전 6개월은 의무, 1년은 선택으로 보장하는 공로연수를 교원에게도 줘야 한다. 그래야 교사는 반년, 1년을 쉬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고, 학교는 그 시기에 맞춰 기간제 교사를 안정적으로 뽑아 수업 공백을 줄일 수 있다. 제도를 이렇게 명확히 하는 것이 오히려 학생 수업을 지키는 길이다.

나는 33년 교직 생활 동안 수많은 선배 교사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그들의 뒷모습은 늘 안쓰러웠다. 마지막 몇 달만이라도 정리하고, 자기 삶을 준비하는 시간이 보장된다면 교사도, 학생도, 학교도 훨씬 더 단단해질 수 있다.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는 결코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다. 장기재직휴가와 공로연수가 교사에게는 쉼과 준비의 시간이 되고, 학생에게는 흔들림 없는 배움의 시간이 될 때 비로소 교육의 품격은 지켜진다. 그것이 진정한 상생의 제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