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농협의 우리 쌀 상품화 도전
강원도 영월농업협동조합은 ‘2024 우리쌀·우리술 K-라이스페스타’에서 쌀 그래놀라와 콩콩 쉐이크 프로틴으로 쌀 가공식품 농협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시상식이 끝나고 영월농협 부스를 찾았다. 수상작이라 그런지 다른 부스보다 관심이 뜨거웠다. 참관객들은 쌀 그래놀라와 콩콩 쉐이크 프로틴을 맛보고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월농협 김대현(55) 상무를 만나 맛있는 우리쌀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들었다.
영월농협 가공사업소는 1992년 문을 열었다. 주요 작물인 고추를 활용한 고춧가루, 고추장·된장 등 장류, 찹쌀가루·들깻가루 등 곡·분류, 벌꿀 등을 가공·판매하고 있다. 2023년 가공사업 매출액 222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성과를 바탕으로 영월농협은 2023년 농협 농식품 가공사업 경영평가에서 은상을 받은 바 있다.
- K-라이스페스타 품평회 참가 계기는요.
“품평회를 단순한 콘테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쌀을 찾아 먹게 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죠. 그러려면 2030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해요. 맛과 건강을 모두 따졌을 때 손이 갈 수밖에 없는 제품을 일반인들에게 선보이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 영월군은 쌀로 유명한 지역은 아닙니다.
“강원도는 산이 많아서 논 농사가 힘들어요. 거진 밭입니다. 그래도 쌀을 가공할 수는 있죠. 쌀 그래놀라와 콩콩 쉐이크 프로틴을 개발했습니다.”
- 쌀 그래놀라는 어떻게 개발했나요.
“조합에서 미숫가루를 가공한 경험이 있는데요. 그 노하우를 활용했습니다. 그래놀라는 곡류나 견과류, 말린 과일을 설탕과 함께 섞어 구워낸 음식인데요. 시중 그래놀라를 보면 콘플레이크 함량이 높더군요. 그 성분을 쌀로 대신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난 벌꿀로 단맛을 냈죠.”
- 콩콩 쉐이크 프로틴은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나요.
“요즘 다이어트한다며 프로틴 음료를 많이 마시는데요. 저도 한번 먹어보니, 특유의 비린 맛 때문에 한 컵도 비우기 힘들더군요. 프로틴 함량은 조금 포기하더라도 빈속에 먹어도 부담이 없고 식사 대용으로도 먹을 수 있는 쉐이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일반 프로틴 음료와 달리 쌀 등 100% 식물성 단백질로만 구성했어요. 여기에 식물성 유산균, 곡물 발효 효소도 더했습니다.”
- 개발 과정에서 힘들었던 기억은요.
“곡물을 볶는 일이 단순해 보이지만 절대 순탄치 않았습니다. 열판에 곡물을 볶으면 열판에 닿는 부분이 먼저 익으면서 딱딱해지는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공중에 띄워놓고 볶는 기류 방식의 장비를 들였고요. 수십번의 테스트를 거쳐서 각 곡물마다 적정 온도와 시간을 찾았습니다.”
영월농협은 벌써 ‘2025 우리쌀·우리술 K-라이스페스타’를 기다린다. 대상을 받겠다는 각오다. “딸아이가 비건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어요. 딸의 도움을 받아 우리 쌀을 이용한 빵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아직 아이디어 수준인데요. 빨리 준비해 다음엔 꼭 대상을 받겠습니다.”
/이영지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