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덕분에…나주 영산포, 45년 만에 읍으로 부활한다
![흑산도산 홍어의 육상 집산지 역할을 했던 전남 나주시 영산포의 ‘홍어 거리’. [사진 나주시]](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9/joongang/20260519000317203nwxi.jpg)
과거 흑산도산 홍어의 육상 집산지 역할을 했던 전남 나주시 영산포가 45년 만에 ‘영산포읍’이라는 이름을 되찾게 됐다. 나주시는 옛 영산포읍에 형성된 ‘홍어 거리’를 중심으로 미식문화관광지를 조성해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18일 나주시에 따르면 국회는 최근 도농복합시(都農複合市) 내 2개 이상 동(洞)을 통합해 시(市) 설치 이전의 읍(邑)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도농복합시는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후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을 통합해 출범한 지자체를 뜻한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나주·화순)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생활권 중심의 행정 체계를 복원하고,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로 발의됐다. 현재 전국의 도농복합시 56곳에서는 도시와 농촌 간 지원 격차 문제 등으로 곳곳에서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나주시는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현재 영강동·영산동·이창동을 통합해 과거 ‘영산포읍’으로 환원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영산포읍은 1981년 나주읍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폐지됐으나 행정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영산포읍 지역은 농촌임에도 ‘동’으로 분류돼 각종 농·어촌 지역 혜택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영산포읍으로 환원되면 ▶대학입시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 ▶건강보험료 감면 ▶농어촌 관련 보조금 등 농촌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등 정부 공모사업에도 긍정적인 여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주시는 법 개정이 영산포 일대를 활성화하는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본다. 과거 홍어를 비롯한 호남 물류의 중심이던 영산포가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나주시 통합 당시 영산포읍 인구는 2만6000명대에서 현재 8000명대로 줄어든 상태다.
나주시는 영산포 ‘홍어 거리’를 중심으로 한 미식관광지 조성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전남도의 남도음식거리 중 한 곳인 영산포의 음식과 역사·문화를 결합한 체류형 관광지를 만드는 게 목표다. 현재도 영산포 홍어 거리에는 30여 개의 홍어 전문점이 영업하고 있다.
영산포에 홍어 거리가 형성된 것은 흑산도 홍어의 육상 집산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영산강 하구언 공사로 바닷길이 막히기 전까지 홍어의 유통로로 번성했다.
목포에서 뱃길로 90㎞ 이상 떨어진 흑산도산 홍어를 유명하게 만든 곳도 영산포다. 고려시대 말엽인 1363년을 전후로 흑산도 앞섬인 영산도 주민들이 일본 해적을 피해 영산포로 피난 온 게 시초로 알려져 있다. 당시 주민들은 영산포까지 뱃길로 보름 정도를 가는 과정에서 삭혀진 홍어 맛을 알게 됐다. 알싸한 맛과 부드러운 육질이 특징인 흑산도 홍어는 현재도 마리당 소매가가 25만~35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영산포에서는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제22회 홍어·한우축제’가 열린다. 600년 이상 홍어와 인연을 맺어온 영산포의 ‘숙성 홍어’와 ‘나주들애찬 한우’를 맛볼 수 있다. 축제장 안팎에 조성된 16만㎡(4만8400평) 규모의 꽃양귀비 단지와 안개초가 어우러진 풍광도 볼거리다.
강상구 나주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은 옛 영산포의 역사성과 지역 정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홍어의 거리를 비롯한 영산포 권역 활성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강화해 가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 남편 유혹해?” 친모의 질투…성추행 당한 12세 딸 죽였다 | 중앙일보
- 상계~강남 30분이면 간다…‘동북선 로또’ 맞을 9억 아파트 | 중앙일보
- 김건희 신혼 때 “그냥 헤어져!”…혼인신고 안한 尹 한마디 | 중앙일보
- 50대 남녀 낯뜨거운 ‘기내 성관계’…아이가 보고 승무원에 알렸다 | 중앙일보
- “들고 있었으면 20억”…8만전자 팔아 신혼집 산 직장인 한탄 | 중앙일보
- “중국서 받은 물품 다 버려라”…에어포스원 이륙 전 쓰레기통 직행 | 중앙일보
- MC몽 “누가 회삿돈으로 불법 도박하나”…라이브 방송 중 격앙 | 중앙일보
- 1500만 홀린 AI ‘야구장 여신’…“韓, 현실 감각 잃어” 외신 경고 | 중앙일보
- “한국에서 유행이래” 해외 현지인들 줄서서 먹는 ‘대박 디저트’ | 중앙일보
- “부상 참혹” 판사도 질책…100만 유튜버 살인미수 일당 결국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