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생일 전부 지워진 채 입양” 3기 진실화해위 ‘1호 사건’은 해외입양
3기 위원장 공석인 상태로 출범

“내 어머니의 모든 역사가 지워진 사실에 대해 검토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 정부에 (진상규명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해외입양 2세인 마릿 킴 반 더 스타이(32)씨는 26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1973년 한국에서 네덜란드로 입양됐던 고(故) 김지미씨의 딸인 그는 “어머니는 평생 자신이 길에 버려졌다고 믿으며 살았다. 이름도, 생년월일도, 친부모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머니 김씨가 38번째 생일을 맞던 2008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기억을 언급하면서 “어머니가 써준 편지에는 ‘생일이 중요치 않다. 내 생일은 죽음의 날’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어머니 김씨가 한국에서 네덜란드로 입양되는 과정에서 출생정보가 조작·삭제되는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의미다.
마릿 킴을 비롯한 해외입양 피해자들은 이날 출범한 3기 진실화해위의 ‘1호’ 진실규명 대상 사건으로 해외입양 300건을 제출했다. 이들은 과거 덴마크나 네덜란드 등으로 입양되는 과정에서 가족이 있는데도 관련 정보가 삭제되는 등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회견에서는 동명원(전남 목포)·갱생원(서울)·형제복지원(부산) 등 시설 수용 피해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이들 사건도 해외입양에 이어 2호 사건으로 제출됐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등 피해자 단체들은 현재 공석인 “3기 위원장을 조속히 선임하고, 진실화해위 내 수용시설·해외입양 사건을 전담할 ‘조사3국’을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3기 진실화해위의 진실 규명 대상은 일제강점기부터 2001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이전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으로, 노태우정부 때까지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던 2기 진실화해위보다 대상 기간이 8년 늘었다. 진실규명 신청은 이날부터 2년 동안 가능하며 필요할 경우 진실화해위 의결을 거쳐 연장할 수 있다. 3기 진실화해위의 조사 기간은 3년이며, 2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5년까지 활동할 수 있다.
조민아 이주은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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