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북송금 담당 특검보, 과거 이화영 변호…쌍방울도 맡았다
쌍방울 대북송금 진술회유 의혹 수사의 실무를 총괄하는 2차 종합특검 권영빈 특별검사보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권 특검보는 2022~2023년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을 변호했는데, 두 사람을 연결해 준 게 이 전 부지사로 나타났다.

이화영 변호 뒤, 소개받아 쌍방울 변호
1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 사건의 1·2심 변호를 담당했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의 친분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에서 법인카드 등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2022년 압수수색을 받자 권 특검보에게 전화를 하기도 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진술 의논”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 소개로 권 특검보를 선임한 이후 변호사 사무실에서 허위 진술을 모의했다고 했다. 방 전 부회장은 2022년 검찰 조사에서 “법인카드와 정치자금은 이화영이 아닌 A씨(이화영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다 반대되는 증거와 증인 진술 등이 나오자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검찰 조사와 진술이 다르다는 재판부 질문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하고 법정에선 사실대로 말하고 있다”고 답했다.
방 전 부회장은 2023년 3월 23일 재판에서 진술 번복 경위를 설명하면서 “(권영빈이 소속된) 한결이라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았다. 어떻게 줬냐 그런 것들을 의논했고 거기에 맞춰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 특검보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이 전 부지사 등과 몇 차례 만나 조사 대응 방향을 상의했다고 밝혔다.
특검보, 이화영 쪽지 전달자로 지목
권 특검보는 2023년 재판 도중 진술을 회유하는 메모를 이 전 부지사로부터 받아 방 전 부회장에게 전달한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당시 이 전 부지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방 전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나란히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이때 이 전 부지사가 “법인카드는 A씨가 받은 것으로 해달라”는 등의 내용을 적은 메모를 방 전 부회장에게 전달했다. 두 사람 사이에 앉아 있던 인물이 권 특검보다.
방 전 부회장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이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가 그 자리에서 글을 써서 김 회장(김성태)에게 전달했으니 잘 기억하라고 했다”며 “그때 권영빈 변호사가 오른쪽에 앉았나 자리에 있었고, 노트가 옆으로 전달돼 제가 읽고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쪽지를 받고 다시 넘겨주는 것이 찍혔다면 억울할 것 같아 변호사에게 ‘법정에 CC(폐쇄회로)TV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며 “재판에서 제시하는 증거가 빠져나갈 수 없어서 권 변호사한테도 이거 얘기해야겠다고 얘기를 했었다”고 증언했다.
법원은 쌍방울 법인카드를 A씨가 아닌 이 전 부지사가 전달받아 직접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끝까지 기존 진술을 바꾸지 않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해서는 “자신의 범행을 전혀 반성하지 않은 채 비합리적인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 일체를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결국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다.
권영빈 특검보 “특검 수사와 무관”
권 특검보는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방 전 부회장 변호를 맡은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변호한 적 있다”며 “2022년 9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단기간이고, 관여 시기도 대북송금 진술 회유 시기와 무관해 문제가 없다”고 했다. 형사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는 “뇌물 수수로 수사를 받는 사람으로부터 소개받아 뇌물을 준 쪽(쌍방울)을 변호하는 것부터 통상적이진 않은 일”이라며 “권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 전 부회장이 진술을 모의하는 데도 관련돼 있다면 수사 공정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권 특검보는 중앙일보에 “과거 이 전 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변호를 했고, 이 전 부지사 소개로 방 전 부회장 변호를 맡았던 건 맞지만 특검이 수사하는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며 “방 전 부회장을 변호하다가 김 전 회장 귀국 이후 잘리다시피 사임했고, 뇌물공여 부분만 변호했을 뿐 대북송금 관련해선 조사 참여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진술을 모의하는 데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사무실에서 이 전 부지사와 방 전 부회장이 만난 적은 있지만, 두 사람이 이야기할 때 나는 자리를 피했다”며 “거짓 진술을 모의했다는 건 모르는 사실이고, 알았다면 변호사로서 받아들이지 못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진호·석경민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사? 자격증? 이 기술이 최고” 前경찰서장이 찾은 알짜 직업 | 중앙일보
- “24점 넘기면 병원 가라” 정확도 99.9% ‘치매 테스트’ 나왔다 | 중앙일보
- 윤, 한밤중 왜 호텔서 외박했나…‘김건희 쌍욕’ 사건의 전말 | 중앙일보
- “딸 사라져” 실종신고…호텔서 男과 발견된 20대 女 구속 무슨일 | 중앙일보
- “숙소 뛰쳐나와 울던 여장교”…성폭행 시도 공군 대령, 항소심 결국 | 중앙일보
- 40대에 이 2가지 안했다…중년에 확 늙는 사람 특징 | 중앙일보
- “솔직히 역겹다”…‘트럼프 지지’ 교인들 발칵 뒤집은 이 사진 | 중앙일보
- [단독] 이란에 26척 정보 넘긴 韓구출작전…‘역봉쇄’ 변수 만났다 | 중앙일보
- 백지영, 쿠팡백 들고 버젓이 캠핑…논란되자 “무지했다” 사과 | 중앙일보
- “무당층이야말로 힙스터”…양당 양극화 거부한 20대 [20대,정당과 이별중]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