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품은 SSG의 '미움 받을 용기'...비난 여론 감수하고 276홈런 거포 얻었다 [더게이트 이슈분석]
-논란 예상에 타 구단 주춤
-SSG "팀 OPS 강화 위해 과감한 결단"

[더게이트]
SSG 랜더스가 마침내 거포 김재환을 품었다. 5일 2년 총액 22억원(계약금 6억, 연봉 10억, 옵션 6억) 계약을 전격 발표하며, 비난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는 특유의 스타일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재환은 데뷔 후 14시즌 동안 두산 베어스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통산 276홈런을 기록한 장타자로, 최근 3년간 OPS 0.783에 52홈런을 쳤다. 특히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같은 기간 OPS 0.802를 찍어내며 홈구장 궁합이 좋다는 점도 입증했다. 2025시즌 트래킹 데이터를 보면 강한 타구 비율 39.3%, 배럴 비율 10.5%로 SSG 팀 내 2위 수준이다.
SSG가 김재환을 향해 손을 내민 배경엔 절실함이 있었다. 전통의 거포 군단 SSG는 지난 시즌 팀 OPS 리그 8위, 장타율 7위에 그치며 극심한 타격 침체를 겪었다. 좌우 펜스 거리 95m, 중앙 펜스 120m로 KBO리그 최단 거리를 자랑하는 홈구장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셈이다.
공격력 보강이 절실했지만 FA 시장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2위 한화 이글스가 강백호와 4년 100억원에 계약했고, 4위 삼성 라이온즈도 최형우를 영입했다. 그러나 3위 SSG는 아시아쿼터 투수 타케다 쇼타 외엔 이렇다 할 소식이 없었다. FA 시장 선수들과 소소한 접촉은 있었지만, 시장가를 알아보는 정도의 소극적 행보에 머물렀다.

엇갈리는 시선, 밀어붙인 SSG
다만 김재환을 둘러싼 시선은 엇갈린다. 과거 금지약물 복용으로 적발된 전력이 지금도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닌다. 최근 두산과의 작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도 남아 있다. 올해 두산과 4년 115억원 계약이 끝난 김재환은 FA 자격 신청을 하지 않았다. 4년 전 계약 당시 'FA를 포기하되 협상이 무산되면 조건 없이 방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협상을 끝까지 거절한 김재환은 결국 두산과 결별했고, 보상 없는 완전 자유 신분으로 풀렸다.
일반적인 FA 절차를 거쳤다면 B등급 보상을 두산에 해야 한다. 하지만 방출 선수 신분이 되면서 김재환을 영입하는 구단은 조건 없이 그냥 데려갈 수 있게 됐다. 이 대목을 두고 여론의 반응이 갈린다. 한쪽에선 선수가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고 두산이 애초에 받아들였으니 계약이 성사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선 FA 보상 제도를 무력화하는 '편법'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익숙한 풍경, 논란을 두려워하지 않는 SSG
SSG가 외부 여론에 크게 개의치 않는 행보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통합 우승 직후부터 잡음이 시작됐다. 류선규 단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구단 내 비선실세 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2023년엔 원클럽맨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해 한화 이글스로 떠나보냈다. 김원형 감독 경질 과정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2025시즌을 앞두고는 3차례 음주운전 논란의 박정태를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하려다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한 달 만에 자진 사퇴시킨 뒤, 올해 3월 조용히 퓨처스 고문으로 자리를 만들어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또 한번 논란을 샀다. 김강민 파동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김성용 전 단장도 1년여 만에 스카우트 팀장으로 복귀했다. 이에 관여했다고 알려진 추신수 보좌역의 은퇴식 당일엔 일부 팬들이 근조 화환을 보내며 항의 의사를 표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산하 야구단들은 여론을 상당히 의식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다. 비난 화살이 야구단을 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기업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SSG는 다르다. 팀에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외부 비난 여론에도 진행시키는 실행력을 보여왔다.
SSG 구단 관계자는 "김재환 영입은 팀 OPS 보강과 장타력 강화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진행됐다"며 "베테랑의 경험이 젊은 선수들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환 역시 "이번 기회가 제 야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좌우 95m의 짧은 펜스를 가진 인천 SSG랜더스필드. 김재환이 14년간 홈으로 썼던 잠실구장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SSG는 논란을 감수하고 거포를 획득했다.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는 용감한 행보가 과연 어떤 결과로 돌아올까. 2026시즌 랜더스필드 펜스 너머로 날아가는 타구 숫자가, 그 답을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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