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떨어졌다는데…은행 주담대 더 비싸진다

이세미 2024. 10. 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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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의 잣대인 코픽스가 넉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마침내 기준금리를 내리며 3년 넘게 이어 온 통화정책 긴축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은행권 대출 이자는 도리어 더 비싸진다는 얘기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이에 연동되는 시장금리가 내려감에 따라 대출금리도 내려가지만, 이미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 됐고 은행권이 가계부채 우려를 인식해 최근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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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 잣대' 코픽스 넉 달 만에↑
통화정책 긴축 끝나도 효과는 아직
'가계부채 억제' 정부 압박도 '발목'
이자 부담 이미지. ⓒ연합뉴스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의 잣대인 코픽스가 넉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마침내 기준금리를 내리며 3년 넘게 이어 온 통화정책 긴축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은행권 대출 이자는 도리어 더 비싸진다는 얘기다.

가계부채를 억제하라는 정부의 압박 탓에 대출 이자율을 선뜻 내릴 수 없는 은행들의 입장까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이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체감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보다 0.04%포인트(p) 오른 3.40%로 집계됐다.

코픽스는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내림세를 보이다가 지난 5월 6개월 만에 처음 상승 전환한 후 세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다만 코픽스 하락 폭이 지난 7월과 8월에 각각 0.10%p, 0.08%p로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최근 상승 전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코픽스가 오르면 은행이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했다는 뜻이고, 떨어지면 그 반대의 경우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8월 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강화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했고 마진 여력이 확대됐다”며 “이는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코픽스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픽스가 상승하면 대출 금리가 더 인상된다는 점이다. 당장 오는 16일부터 코픽스를 대출금리에 직접 반영하는 KB국민·우리은행은 주담대와 전세대출 변동형 상품의 금리를 0.04%p 높인다. 투기 수요는 잡고 실수요 위주의 대출 심사 강화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또 다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낮췄지만 대출 차주들이 이를 체감하기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이에 연동되는 시장금리가 내려감에 따라 대출금리도 내려가지만, 이미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 됐고 은행권이 가계부채 우려를 인식해 최근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번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0.25%p 내렸다. 이로써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는 3년 2개월 만에 비로소 종지부를 찍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도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은행채·코픽스 등 시장금리가 떨어질 때도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법으로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왔던 터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지난 7~8월 두 달간 주담대 금리를 22차례나 인상한 바 있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9~5.78% 대다. 약 3개월 전 보다 하단이 1.15%p 높아진 것이다. 변동금리 하단 역시 같은 기간 0.75%p 올랐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도 가계부채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금융당국은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태”라며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모든 감독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금융위가 최근에는 가장 가계부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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