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뛰었으면 6-0" 맨유 감사해야…손흥민 있었다면 'OT 참사' 났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제이미 레드냅은 손흥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출전했다면 스코어는 두 배가 됐을 거라고 말했다.
토트넘 홋스퍼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골로 연결한 건 세 번이었기 때문에 결정력이 뛰어난 손흥민이 있었다면 점수 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을 거라는 말이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6라운드에서 브레넌 존슨과 데얀 쿨루세브스키, 도미니크 솔란케의 득점을 묶어 3-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손흥민은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앞서 치른 가라바흐FK(아제르바이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전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껴 쓰러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직후 손흥민이 피로를 호소해 교체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손흥민의 부상이 예상보다는 조금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으나 손흥민은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명단에서 빠졌다. 그동안 일정과 관계없이 손흥민이 대부분의 경기에 선발 출전하거나 적어도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손흥민이 아예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손흥민을 대신해 티모 베르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받았다. 베르너는 손흥민의 포지션인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에서 솔란케, 존슨, 제임스 매디슨 등과 호흡을 맞추면서 공격을 책임졌다.
베르너는 손흥민의 장기인 날카로운 공간 침투를 보여주기도 했으나, 문제는 결정력이었다.
토트넘이 전방에서부터 맨유 수비진을 강하게 압박해 실수를 유발했기 때문에 베르너에게도 몇 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베르너는 결정 지어야 할 상황에 마무리를 하지 못해 머리를 감싸 쥐어야 했다. 이날 베르너는 두 번의 결정적인 찬스(빅 찬스)를 모두 놓쳤다.
첫 번째 찬스는 전반 38분 오나나와의 일대일 상황이었다. 빠른 주력을 활용해 맨유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한 베르너는 동료가 찌른 패스를 받아 공을 몰고 질주했는데, 정작 마무리 슈팅이 오나나의 다리에 걸리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11분경에도 비슷한 기회가 있었지만 베르너의 슈팅은 이번에도 오나나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토트넘이 모처럼 맨유를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면서 다득점 경기를 펼친 가운데 베르너는 숟가락도 얹지 못한 셈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붙박이 주전인 탓에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로 자주 출전하지 못하는 베르너에게 이번 경기는 조금이나마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에 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베르너의 경기력이 아예 나쁜 수준이었다고 하기에는 힘들었지만, 공격수의 기본 소양과 같은 결정력 면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기회를 걷어찼다.
베르너에게는 가혹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만약 베르너가 아닌 손흥민이 그 위치에서 선발 출전했다면 두 번의 결정적인 찬스에서 득점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레드냅도 같은 생각이었다. 선수 시절 잠시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레드냅은 만약 손흥민이 선발 출전했을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토트넘에 세 골을 더 실점했을 거라고 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제이미 레드냅은 베르너가 결정적인 기회를 두 차례 놓치자 손흥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면 토트넘이 올드 트래퍼드에서 6골을 넣을 수 있었을 거라고 주장했다"며 레드냅의 발언을 전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레드냅은 "토트넘은 용감한 팀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브 비수마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위험을 감수했다"면서 "손흥민이 오늘 경기에 나섰다면 토트넘이 6골을 넣었을 것이다. 정말 좋은 장면이 몇 차례 있었기 때문"이라며 손흥민이 출전했다면 점수 차가 더욱 벌어졌을 거라고 했다.
레드냅은 또 "쿨루세브스키는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라며 "그는 속도를 갖고 있다. 이제 쿨루세브스키는 완전한 미드필더처럼 보인다"면서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쿨루세브스키도 칭찬했다.
레드냅의 발언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만큼 손흥민의 결정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레드냅 역시 자신있게 6-0이라는 스코어를 말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첫 시즌이었던 2015-16시즌을 제외하고 매 시즌 자신의 기대득점(xG)보다 더 많은 득점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베르너처럼 많은 찬스를 잡았다면 점수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말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처럼 많은 찬스를 만들고, 특히 왼쪽 측면 공격수가 득점 기회를 자주 잡으려면 전술에 약간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득점보다는 플레이 메이킹에 치우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왼쪽 측면 공격을 손흥민 대신 데스티니 우도기에게 더 많이 맡기려는 모양이다. 때문에 손흥민은 상대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득점을 노리기보다, 공을 갖고 동료들에게 공간과 기회를 만드는 쪽에 집중하는 중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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