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출시 앞둔 '꿈의 다이어트약'…"살 빼려다 탈모 얻을 수도"
“팔뚝살 빼고 싶은데 위고비 국내 출시됐나요?” “위고비 처방 가능한 병원 어디일까요?”
‘꿈의 다이어트 약’ ‘기적의 비만약’ 등으로 불리며 주목받은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다이어트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에는 이런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 주사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해외 유명 인사들의 체중 관리 비결로 알려지며 한때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물량 부족 등을 이유로 공급이 미뤄졌다. 1년 6개월만인 이달 15일 출시된다. 위고비는 기존 비만 치료제보다 용법이 간편하고 체중 감량 효과는 높아져 국내 비만 환자들의 관심이 뜨겁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사용을 당부한다.
7일 식약처는 위고비 등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 주사제에 대해 “비만에 해당하는 환자의 경우에만, 의료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허가된 용법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체내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해, 음식을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미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치료제인 삭센다와 출시를 앞둔 위고비 모두 이런 원리로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
위고비의 국내 공급 가격은 37만2025원(4주분 기준)으로 책정됐는데, 유통 비용과 진료비 등을 포함하면 환자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80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1년 6개월 동안 장기적으로 투약한다고 가정하면 1400만원 이상 소요되는 셈이다. 비만 치료제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라서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고, 의료기관에 따라 가격도 더 비싸게 책정될 수 있다.
위고비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비만 치료제에 비해 투약 횟수는 적은데, 체중 감량 효과는 더 큰 것으로 알려져서다. 앞서 같은 제약사가 개발해 국내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는 삭센다는 매일 1회 맞아야 하는 반면, 위고비는 일주일에 1회 투여하면 된다. 임상시험에서 삭센다는 56주 투약 기준 평균 7.5%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반면, 위고비는 68주 투약 때 체중을 평균 14.9% 감량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같은 비만 치료제들은 비만이 아닌 이들도 다이어트 목적으로 관심을 갖지만, 실은 비만 환자에게만 처방돼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의 처방 대상도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나 ▶BMI가 27kg/㎡ 이상 30kg/㎡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로 권고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이 기준에 꼭 맞지 않는 환자에게도 처방할 수는 있지만, 처방이 과도하게 이뤄진다고 판단될 경우 과대광고 행위 등으로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비만치료제를 해외 직구나 온라인에서 개인 간 거래하는 행위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지만, 이 역시 적발될 경우 약사법 위반에 따른 불법에 해당할 수 있다. 식약처는 “비만치료제는 의사의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라며 “약국 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 처방받지 않고 온라인 등에서 판매·유통하거나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작용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의 임상시험 결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구토·설사·변비나 담석증·모발손실, 심한 경우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급성 췌장염,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저혈당·망막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질환을 가진 환자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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