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없어져야”...법안 추진 [국회 방청석]
허위 사실 명예훼손 벌금형 상향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 보호”
국힘은 처벌 강화 법안 발의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월 12일 정보통신망에서 사실을 적시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정보통신망에서 사실을 적시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하는 현행 명예훼손 규정(70조 1항)을 삭제하고,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법정 벌금형을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3자가 정치적 목적으로 남용하는 ‘고소·고발 대리’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친고죄로 전환했다.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처벌 조항을 폐지하는 법안은 이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다. 정보통신망법은 형법보다 형량이 높다. 형법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반면 정보통신망법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의 관련 조항이 모두 개정된다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완전히 사라진다.

국제사회 역시 같은 입장이다. 앞서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2015년과 2023년 2차례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비범죄화를 권고해왔다.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2022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명예훼손죄는 공익적 발언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고, 국제앰네스티 역시 “언론의 감시 기능을 제약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1월 11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있는 사실을 얘기한 것 가지고 명예훼손이라고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 형사처벌이 아니라 민사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독일 등 해외 입법례를 참고하라”고 요청했다. 독일은 형법에 ‘사실적 주장을 제시했을 때 그 주장이 거짓이고 명예를 훼손할 경우 처벌 가능(186조)’으로 정했다.

국민의힘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처벌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종배·고동진 의원이 각각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법정형을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7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했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법무부에 직접 폐지 검토를 지시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논란이 불붙는 모양새다. 이주희 의원은 “사실을 말하는 행위 자체가 범죄가 되는 사회에서는 공익적 문제 제기나 내부 고발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공적 사안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보호하면서, 무분별한 허위사실 비방은 엄정히 규제하도록 균형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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