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간 주식 투자로 183억 일궜다…88세 '日워런 버핏' 비결은

후지모토 시게루의 책 『87세, 현역 트레이더』. 연합뉴스

69년간 주식투자를 해 약 20억엔(약183억원)의 자산을 모은 88세 노인이 일본에서 화제다.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는 경향이 짙은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 적극적인 주식 투자로 성공을 거둬서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후지모토 시게루는 19세부터 69년간 투자를 해왔다. 일하던 반려동물가게에 자주 들르던 증권사 간부와 만남이 계기가 됐다.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건 1986년부터다. 마작 가게를 매각해 얻은 6500만원을 종잣돈으로 투자하다가 2015년부터는 데이트레이딩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오전 2시에 일어나 미국 주식을 확인하면서 데이트레이딩을 할 준비를 시작한다.

상당한 자산을 일구면서 그는 투자 전략에 대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개인 팬도 생겨났다. 블룸버그는 일본의 자산 거품이 꺼진 후 고령층이 공적 연금으로만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노후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하면서 후지모토가 유명해졌다고 전했다.

'일본판 버핏'이라고 불리지만 투자 방식은 다르다. 버핏은 장기간에 걸친 가치 투자를 선호하지만, 후지모토는 약 10년간 데이트레이딩에 매진했다. 그는 버핏과 비교되는 것을 부끄러워하면서 버핏과의 공통점은 나이와 주식에 대한 사랑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자동차, 신용카드조차 없는 후지모토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이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열심히 생각하고 공부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수익이 나면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투자가 인생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늙지 않게 해준다"고 했다. 또 현재 자산 규모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다면서 후회도 없지 않다고 했다. 본인은 데이트레이딩으로 성과를 거뒀지만 젊은 투자자들에게는 위험한 데이트레이딩을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