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앞 불법 주차 해놓고… “센터장 나와” 되레 호통

지난 24일 경남 진해시 한 119 안전센터 앞에 일반 승용차가 주차된 모습. 보배드림 캡쳐

한 소방서 앞 주차금지구역에 불법 주차를 한 차주가 소방관들에게 오히려 소리 지르며 화를 내는 등 소란을 피우는 일이 발생했다.

26일 소방 당국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정오쯤 경남 진해시 한 119센터 앞 주차금지구역에 아우디 차량 한 대를 무단 주차한 운전자가 해당 소방서 소방관들을 상대로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웠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A씨는 보배드림에 ‘소방서 앞 민폐주차 아우디 차주 적반하장 반성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시 소방관 두 명이 문제 차량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돌아온 차주 B씨가 와 “밥 좀 먹고 왔는데 왜 사람 면박을 주냐. 내 차 때문에 소방차 못 나가는 것도 아니지 않냐”며 큰 소리로 화를 냈다고 적었다.

A씨가 해당 글에 첨부한 사진을 보면 B씨 차량은 소방서 앞에 소방차량 진출입 방해를 막기 위해 주차를 금지해둔 구역 실선을 밟고 서 있다.

A씨 글에 따르면 B씨는 “점심시간인데 좀 봐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동안 여기에 자주 주차했는데 왜 이번만 뭐라 그러냐”고 항의하는가 하면 “소방서 가서 센터장이랑 이야기하고 정식으로 민원 넣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B씨가 계속해서 고함을 지른 탓에 소방서 안에 있는 다른 소방관들까지 전부 밖으로 나오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지난 24일 경남 진해시 한 119 안전센터 앞에 주차된 승용차가 주차 금지 구역의 실선을 밟은 모습이 확인된다. 보배드림 캡쳐

A씨는 “살면서 이렇게 황당한 일은 처음”이라면서 “소방관분들이 신분이 신분인지라 따지지도 못하고 듣고만 계시기에 이건 아니다 싶어서 (제가 가서) 소방서 앞에 주차하면 당연히 안 되고 앞에 교차로 빗금 표시, 주차금지 문구도 있지 않냐. 선생님이 잘못한 게 맞는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차주가) 저한테도 한마디 하시려다가 얼버무리시고 또 애꿎은 소방관들한테 뭐라 하시더라”고 안타까워하고 “전국 소방관, 공무원분들은 저런 사람들에게 기죽지 마시기 바란다. 절대다수의 선량한 시민은 항상 고생하시는 거에 감사하고, 응원합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소방센터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논란이 된 소동이 벌어진 건 맞는다”라면서 “센터장이 운전자에게 잘 설명했고, 다음부터는 주차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갔다”고 전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소방차 등 긴급 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줄 경우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정된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소방청은 불법 주정차로 소방차의 통행과 소방 활동을 방해한 차량을 제거·이동시켜 차량이 훼손되더라도 이에 대한 손실을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

이가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