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사'부터 '서류뭉치'까지... '명태균 게이트' 입 연 제보자
[조혜지, 유성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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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씨는 한 인터뷰에서 '강혜경은 식탁 밑 강아지라서 거기서 떨어지는 걸 보고 자기 혼자 상상하는 거다' 이런 말을 했다는데 기억합니까?
"전 식탁 밑의 강아지가 아니라, 강아지 표현을 쓴다면 소파에 주인과 나란히 앉아있는 강아지라고 하겠습니다. (명씨와의) 녹취를 듣다 보면, 왜 나한테 이런 것까지 다 이야기했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정점에 선 강혜경씨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입을 열었다. 강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전 회계책임자로, 김건희 여사가 김 전 의원의 2022년 6월 보궐선거에 개입됐다는 폭로를 이어온 제보자다. 이날 국감에선 김건희 여사와 명씨의 관계부터 공천 개입 논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까지 강씨의 증언이 나올 때마다 야당 의원들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강씨는 명씨와 거래한 또 다른 정치인 25명가량의 명단을 공개할 뜻도 밝혔다.
통화녹음과 텔레그램... '명태균 전언' 주장으로 뒤집어진 법사위
▲ '주술사'부터 '서류뭉치'까지... '명태균 게이트' 입 연 제보자 ⓒ 유성호 |
2013년부터 명씨와 일했다는 강씨는 명씨가 자신에게 김 여사의 통화녹음을 직접 들려줬다고 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강씨에게 "김 여사의 음성을 스피커폰으로 강씨가 있는 데서 튼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강씨는 "그 중 하나가 '오빠 전화 왔죠? 잘 될 거예요'인데, 그 녹취는 저한테 없다. (다만) 여러 번 들었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이 "그 '오빠'가 누구를 지칭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명씨가 김 여사가 보낸 텔레그램 메신저를 일부 보여준 사실도 있다고 증언했다. 강씨는 "'체리따봉' (이모티콘을) 받았다고 보여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자랑할 때 이런 이야기를 자주 했나?"
강혜경 :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성윤 : "명태균의 허풍이라고 생각하나? 아니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나?"
강혜경 :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김 여사와 명씨의 첫 만남에 대해서는 '전언'으로 공개됐다. 강씨는 2021년 김 여사와 명씨가 서울 서초구의 한 갈빗집에서 처음 만난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다"면서 "(김건희 여사가) 명 대표를 봤을 때 조상의 공덕으로 태어난 자손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첫 대면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강씨는 또한 "(명씨는)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둘러 '장님의 무사'고, 김건희 여사는 앉은뱅이 주술사라 예지력이나 주술 능력이 있지만 밖으로 절대 나가면 안 된다고 해서,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 주술을 부르는 의미로 (김건희 여사에게) 이야기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강씨 증언이 대부분 명씨가 '전한 말'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주진우 의원은 강씨에게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이 통화한 건 몇 차례인가"라고 묻자 강씨는 "직접 들은 건 '오빠 전화 왔죠'고, 나머지는 육성인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주 의원은 "통화 한 차례 외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들은 이야기를 말한 것"이냐고 물었고, 강씨는 "맞다"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돈(여론조사 비용)을 받으러 간다고 한 날짜에 대신 발급한 서울행 비행기 티켓 내역을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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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증언을 입증하기 위해 준비해 온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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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회 여론조사'로 발생한 비용 3억7500만 원 가량을 받아내는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는 증언도 했다. 당시 명씨를 위해 발급한 서울행 비행기표도 제시했다. 강씨는 "제가 결재해서 항공권을 명씨한테 전달했다"면서 "(이후) 돈을 안 받아 오고, 며칠 뒤 창원 의창구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해서 (제가) 투입됐다"고 말했다.
"공천을 누가 준 거냐"는 전 의원의 물음에 강씨는 "김건희 여사가 줬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의 힘을 합쳐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고 김 여사가 '김영선 공천'을 준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선이는 간단해. 내가 그 사무실 나오면 여사가 알아서 ㅇㅇ이(막내딸)하고 우리 내 생계가 안 되기 때문에."
"당신 국회의원 누가 주나. 명태균이 때문에 김건희 여사가 선생님 그거 하라고 줬는데."
국감장에는 명씨가 강씨에게 김 여사를 거론하며 김 전 의원의 공천 사실을 언급하는 녹취록이 재생됐다. 전현희 의원은 "김 여사가 명태균때문에 공천을 김영선 전 의원에게 줬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 물었고 강씨는 "네, 맞다"고 답했다.
'세비 나누기'도 도마에 올랐다. 강씨는 "세비를 받으면 반을 명 대표에게 전달했다"면서 "제 계좌를 통해 현금을 만들어 명 대표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전 의원이 '돈을 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강씨는 "공천에 (명씨가) 기여를 했기 때문에, 그리고 김 여사가 명씨와 자녀를 챙겨야 한다고 하니 세비로 도와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이 "얼마씩 줬냐"고 묻자 강씨는 "세비가 1천만 원이면, 딱 잘라 500만 원씩, 대략 9600만 원 정도 지급됐다"고 말했다.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구갑)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와 명태균씨와의 대화 내용을 보여주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씨에게 질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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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의원 : "검찰총장도 여기 계시는데. 국민 여러분, 김건희씨가 대통령입니까? 어디서 대통령이 하는 행동을 합니까?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인사개입 아닙니까?"
윤재순 : "제가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
(중략)
서영교 : "윤 비서관, 여론조사를 제공받았으면 돈을 내야 하지 않나. 이 사람들이 땅 파서 여론조사 하나? 총무비서관이 결재해야 하지 않나."
윤재순 : "그 내용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서영교 : "오늘 가서 물어봐라. 대통령에게 이런 일 있었냐, (김건희) 사모님 이런 일 있었냐 물어봐라."
▲ 박은정 조국혁신당 (비례대표)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명태균 관련된 회사 미래한국연구소, 좋은날, 시사경남이 의뢰, 조사 공표한 150건을 보여주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씨에게 질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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