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줬다"

강보현, 조수진, 김한솔 2024. 10. 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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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여론조사 비용 불법 조달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명태균 논란’ 폭로를 이어가는 중인 강혜경씨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명씨가 (여론조사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는 취지다. 의혹에 연루된 김 전 의원이 “명태균 덕을 봤다”고 말한 통화 녹취도 이날 공개됐다.

강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 책임자이자, 과거 명씨가 주도한 여론조사 실무를 맡은 인물이다. 그는 ‘명씨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한 대가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아냈다’는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최대 쟁점은 여론조사 조작 및 공천 장사 의혹이었다. 강씨가 국감 중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2023년 5월 23일 통화 녹취록에서 김 전 의원은 “내 입장에서는 어쨌든 명태균이의 덕을 봤잖아”라고 말하자, 강씨는 “대선 때 우리가 자체 조사를 많이 했다. 본부장님(명씨)이 김 여사한테 돈을 받아오겠다고 저한테 청구서를 만들라 했다”고 맞장구쳤다.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누가 준 것이냐’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 질문에도 강씨는 “김 여사가 줬다”고 답했다.

또, 강씨는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계산해 명씨에게 전달한 여론조사 비용 3억7500만원 명세서를 들어 보이며 “돈을 받아오겠다고 했는데, 돈은 안 받고 (명씨가)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김 전 의원이) 세비가 들어오면 잘라서 반을 지급했다. (총 지급액은) 9600만원”이라고 덧붙였다. 명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받으려고 서울을 오갈 때 본인이 끊어준 비행기 표도 증거로 제시했다.

김 전 의원 외에도 강씨는“명씨가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공천도 본인이 받아왔다고 주변에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박 도지사가 공천을 받고 당선되는데 명씨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냐”고 하자,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25명가량의 정치인에 대해서도 여론조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 중 한 명으로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언급됐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여론조사 비용 불법 조달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선 여론조사 비용이 적힌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강씨는 윤 대통령에 대해선 “(경선 및 본선 후보 시절) 81차례 여론을 조사했고, 이에 대한 여론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여론조사) 보정이 아니고, 조작이냐”고 수차례 확인하자, 강씨는 “네”라고 답했다. 조작 방식과 관련해 강씨는 “20대, 30대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를 20% 올리라는 것은, 20대·30대가 ‘윤석열’을 응답했던 것에 대해 곱하기를 해서 결과보고서를 만들라는 지시”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이날 공개한 또 다른 녹취록엔 당시 국민의힘 대표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언급하는 내용도 있었다. 김 전 의원이 “어제 (이)준석이한테 사정사정해서 전략공천을 받았다”거나 명씨가 ”어제 (이)준석이한테 사정사정해서 전략공천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이) 김지수(당시 민주당 창원 의창 재보선 후보) 이기는 여론조사 몇 개 던져주면 끝내주겠다더라“고 말하는 내용 등이다.

강씨는 명씨와 김 여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강씨는 “김 여사가 명씨를 (서초동 고깃집에서) 처음 대면해 '조상의 공덕으로 태어난 자손'이라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씨는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둘러 ‘장님의 무사’이고, 김 여사는 주술 능력은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고 했다”며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무속에 대한 공감대가 둘이 있었냐”고 하자, 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강씨는 명씨가 김 여사와 나눈 메시지와 육성을 직접 보여주고 들려줬다는 주장도 폈다. 강씨는 “(명씨가) 스피커폰으로 김 여사의 육성을 많이 들려줬다”며 “그중 하나가 ‘오빠 전화 왔죠, 잘 될 거예요’”라고 전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그 오빠는 누구를 지칭하느냐”고 묻자, 강씨는 “윤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근거가 있느냐”고 재차 질의하자 “(김 여사) 친오빠랑 명씨랑은 소통을 잘 안 했다”고 했다. 강씨는 “(명씨가 김 여사로부터) 체리 따봉 이모티콘을 받아 보여준 적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여당은 “대부분이 명씨의 전언”이라고 맞섰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강씨가) 김 여사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과 명씨로부터 전해 들은 걸 섞어 말하고 있다”고 공격하자 강씨는 “‘오빠 전화 왔죠’만 육성으로 (들은 것으로) 기억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통화하는 것도 직접 들은 것은 없느냐”는 주 의원 물음에는, 강씨는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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