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물고 버틴 LGD, 내년 아이폰-삼성TV로 불황 터널 지난다
내년 LCD·OLED서 애플·삼성·LG향 공급 증가할지 관심
LG디스플레이가 2022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적자 수렁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TV·IT 시장 수요가 줄어들고 재고가 쌓이면서 극심한 부진이 지속됐지만 아이폰15 등 신제품 효과가 두드러져 연말에는 웃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불황 탈출을 위해 LG디스플레이는 내부적으로는 판관비 축소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맸고, 밖으로는 애플·삼성 등 우량 고객사와의 거래 비중을 늘리며 타개책을 모색해왔다. 내년 LCD(액정표시장치)-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 증가가 현실화되면 연간 흑자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증권가 및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892억원 흑자다. 아이폰15 프로 시리즈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 4종 중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 2종에 OLED를 공급한다. 당초 3분기로 예상됐던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출하가 다소 늦어지면서 이익 효과가 4분기로 쏠렸다.
KB증권은 "아이폰15 프로 시리즈 판매 증가 효과로 중소형 OLED 패널 출하량이 전분기 보다 4배 증가하며 생산라인 풀가동이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4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전망치(892억원)을 크게 웃도는 2380억원으로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1461억원 영업흑자를 예상했다.
이번 실적 개선 배경에는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효과 뿐 아니라 회사 내부적으로도 긴축 경영에 나선 것이 두루 작용했다. 1~9월 LG디스플레이의 판매·관리비는 1조842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20.5% 줄었다. 이 기간 광고선전비, A/S비, 교육훈련비 모두 감축하며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앞으로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사업 체질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아무리 지출을 줄이더라도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제한적이다. 우량 고객사와의 거래 규모를 늘리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해야만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LCD와 OLED 사업 구조를 어떻게 가져갈지가 관건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에서 OLED 비중을 40%대로 끌어올렸지만, 이와 못지 않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LCD 사업 역시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효용성을 찾아야 한다.
특히 TV 시장이 지속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이익을 깎아내린 대형 패널 수익성을 제고하는 게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삼성전자가 WOLED 패널을 단 OLED TV를 올해 국내외 시장에 출시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WOLED는 LG디스플레이의 패널 이름이다.
LG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향 OLED 공급 규모는 2024년 200만대, 향후 몇 년간은 300~500만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만대는 LG디스플레이 전체 대형 OLED 패널 생산의 20~30%에 달하는 양이다.
OLED 뿐 아니라 LCD TV에서도 삼성·LG전자의 구매 확대를 기대중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를 전면에 내세우고는 있지만 출하량을 보면 LCD TV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1~9월 올레드와 LCD를 합친 LG전자 TV 출하량은 1629만7800만대로 이중 올레드 TV(203만6800대) 수치를 제외하면 LCD TV 비중은 무려 87.5%에 달한다.
삼성의 경우 'TV 1등' 타이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물량 축소 수순을 밟고 있는 BOE 대신 타사 LCD 패널을 확대할 공산이 높다. 삼성QLED는 LCD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물량·라인업 문제에서 자유로운 LG 패널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삼성 LCD TV 출하량은 1~9월 기준 약 2658만대다.
시장전망기관인 옴디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CD 조달 물량에서 LG디스플레이 비중을 2023년 8%에서 2024년 16%로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업 뿐 아니라 중국 가전기업 스카이워스, 베스텔도 LG디스플레이에 물량 문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LG디스플레이로서는 대형 패널 부진을 딛고 일어설 전기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OLED에서는 애플 물량 확대가 관건이다. 그러려면 올해와 같은 공급 지연 이슈를 조기에 잠재워야 경쟁사로부터 물량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 앞서 아이폰15 기본과 플러스 모델에 공급하기로 한 중국 BOE 패널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반사이익을 누린 바 있다.
내년 1분기로 예정된 IT용 OLED도 정상 가동이 필수적이다. 이 설비는 태블릿 PC 뿐 아니라 노트북, 차량용 OLED 패널 생산까지 아우를 수 있어 뚜렷한 수익 제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 6세대 OLED 신규 라인은 하이브리드 생산 방식으로 향후 4조원 규모의 8세대 OLED 신규 투자도 대체 가능할 전망"이라며 "수명과 내구성이 강화된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구조로 설계돼 OLED 라인에서 투자 효율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또 수익성이 높은 전장(오토) 사업에서는 수주 규모를 늘려 매출 및 이익을 견인하는 것이 요구된다. 현재 오토 수주잔고는 20조원으로, LG디스플레이는 향후 5년간 오토 부문에서 10%의 중반 수준 매출 성장세를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는 재료비 절감 활동에 집중해 원가 혁신을 지속했고, 내년 이후에도 수요와 연계한 팹과 인력 운영 등 고정비의 변동비화, 비(non)-TV 사업 육성을 통한 생산면적당 매출액 상향 등으로 수익화 전환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LG디스플레이의 LCD-OLED 성장은 PC, 모바일, TV 등 세트 수요가 살아날 수 있도록 전방 산업이 받쳐줘야 가능하다. 내년 디스플레이 시황은 올해 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나, 이 기회를 중국 기업들이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경제산업전망'보고서를 통해 디스플레이 내수는 패널 기업의 OLED 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5.6% 늘어날 것으로 봤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주요 수요기업의 태블릿 OLED 출시, 패널의 고부가화로 인한 단가 상승 등 긍정적 요인으로 내년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 OLED 패널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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