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反中)정서, 풍자·해학 '밈(Meme)'으로 확산

김하나 2022. 2. 13.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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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 판정 논란 이후 '삐에로 밈' '시진핑 밈' 등 짤 및 사진, 영상 온라인서 '봇물'
전문가들 "모바일 문화에 능숙한 2030..분노를 풍자·해학 통해 놀이문화 및 저항수단 승화"
"노 재팬 등 여론 형성해 변화 요구하고, 성취한 경험..공감 중요, 불매운동 바람직 하지 않아"
"온라인 공간, 2030 세대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여론형성 주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 판정 논란으로 반중 정서가 거세지면서 'NO 차이나' 문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인스타그램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 판정 논란 등으로 국내 반중(反中) 정서가 확산되면서 각종 '밈(Meme)'이 양산되고 있다. 비유전적 문화요소나 문화의 전달단위를 의미하는 밈은, 흔히 온라인 상에서 급속히 퍼져 돌아다니는 '짤(주로 인터넷상에서 사진이나 그림 따위를 이르는 말)'이나 사진, 영상 등을 일컫는다. 전문가들은 분노를 풍자와 해학을 통해 놀이 문화로 승화시키고 있는 문화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불매 운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부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23)과 이준서(22)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페널티를 받아 실격됐다. 경기가 끝난 후 소셜미디어에는 'NO CHINA(노 차이나)' 이미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 'NO JAPAN(노 재팬)' 운동처럼 중국 국기인 오선홍기를 그려 넣고 '보이콧 차이나'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문구가 담겼다.


베이징 올림픽 판정에 대한 분노를 재치 있는 '짤'로 표현한 이미지도 온라인상에 퍼졌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로고를 변형한 '눈 뜨고 코 베이징 2022'라는 이미지가 대표적이다. 공식 로고에 '베이징'이란 단어와 뻔히 알고도 당한다는 의미의 '눈 뜨고 코 베인다'는 속담을 이용해 베이징 올림픽을 풍자한 것이다.


또 최근 유행하는 '삐에로 밈'도 등장했다. 삐에로 밈은 게시물 제목을 클릭해 보면, 삐에로는 제목과 정반대의 자조적인 말을 하는 밈이다. "응 한국 중국 제끼고 1위 해봐" "응~ 1등 해봐 XX아"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는 삐에로나 이를 응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난다는 뜻의 '무야호'를 외치는 표정으로 "실격시키면 그만이야~"라고 말한다.


'눈 뜨고 코 베인다'는 속담을 활용해 베이징올림픽을 풍자한 이미지.ⓒ온라인 커뮤니티


'삐에로 밈'을 활용해 베이징 올림픽을 풍자한 이미지 ⓒ에프엠코리아

전문가들은 2030 세대가 모바일 문화로 여론 형성을 주도해 성취를 본 세대라고 전제하고, 이런 성취감을 바탕으로 일종의 놀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 2030 세대들은 강력한 모바일 문화의 디바이스 운용 능력을 가지고 자유자재로 SNS를 다루기 때문에 콘텐츠를 수정하고 파생 콘텐츠를 만드는 데 능수능란하다"며 "앞으로 베이징 올림픽 기간 내내 엄청나고 다양한 밈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김 평론가는 특히 "노노재팬도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고, '돈쭐(돈+혼쭐)'을 내준 일도 있는 등 일종의 성취감을 갖고 있다 보니 밈 문화에 그 어떤 세대 보다 적극적이다. 다만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지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에 바탕을 둔 객관적인 논리와 증거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너무 감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을 하는 것은 악순환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어 공감을 얻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의 행태로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감정이 폭발한 것"이라면서 "공정성에 대한 2030 세대의 인식과 온라인 공간을 통한 적극적인 의견 표명이 결합되면서 큰 참여의 물결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재팬 운동 때 처럼 전면적으로 중국 물건을 사지 말자 이렇게까지 나아가고 있는 양상은 아니고, 온라인에서 일종의 풍자와 해학을 통한 하나의 놀이 문화이자 저항 수단으로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공간은 2030 세대들이 표현을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분노를 일차원적으로 표출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2030 세대들이 해학과 풍자로 밈이라고 하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상당히 합리적인 모습"이라며 "이런 놀이 문화가 담론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심리적으로 볼 때도 웃음으로 승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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