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와 아이들이 뒤섞여 지내는 다윈 [캐러밴으로 돌아보는 호주 여행기]
[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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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열대 식물로 어우러진 다윈 식물원 |
| ⓒ 이강진 |
폭포와 개미집으로 둘러싸인 유명한 리치필드 국립공원(Litchfield National Park)을 떠나 다윈(Darwin)으로 향한다. 행정 중심 도시다. 인구 숫자를 알아보았더니 15만 명 정도다. 외떨어진 지역에 있는 도시로는 가장 큰 도시다. 가까운 곳이라 일찌감치 다윈에 도착했다. 북쪽이 바다로 가로막혀 더 올라갈 수 없는 호주 최북단에 도착한 것이다. 열대 지방에 버금가는 더위로 숨이 막히는 도시다.
다윈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다. 그러나 야영장에 빈자리가 많다. 코로나19 때문일 것이다. 캐러밴을 설치하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다. 내리쬐는 태양열이 강하다. 점심을 준비하기에는 너무 지쳤다. 혹시나 해서 한국 식당을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다. 괜찮은 한국 식당 사진이 떠오른다.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난다.
한국 식당에 도착했다. 바다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생각보다 규모가 큰 식당이다. 오늘같이 더운 날에는 냉면이 제격이다. 맥주로 일단 목을 축이면서 메뉴를 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냉면 혹은 더위를 식힐만한 음식은 없다. 차선책으로 돌솥비빔밥을 주문했다. 에어컨 바람으로 실내가 선선해 먹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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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더위를 식히기에 최적의 장소: 워터프런트(Waterfront) |
| ⓒ 이강진 |
다음 날에는 박물관을 찾았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은 규모가 큰 박물관이다. 다윈 근처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물고기와 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넓은 전시관을 둘러본다. 다윈을 강타해 70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고, 많은 재산 피해를 준 태풍을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전시관에서 특이한 경험도 한다. 박제로 되어 있는 큼지막한 바다악어도 전시하고 있다. 몸무게 780kg, 길이가 5.1m 되는 대형 악어다. 다윈을 다방면으로 소개한 박물관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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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물관에 박제로 만들어 전시된 바다악어. |
| ⓒ 이강진 |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을 찾아본다. 관광안내 책자를 보니 물고기와 사람이 함께 지내는 관광지가 있다. 물고기 먹이 주는 시간에 맞추어 찾아갔다. 주차장에 자동차가 많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대부분이다. 잘 가꾸어 놓은 연못에서는 큼지막한 게와 거북이들이 한가하게 노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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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기들이 먹이를 찾아 사람 사이를 헤집고 다닌다. |
| ⓒ 이강진 |
민딜 해변(Mindil Beach)은 다윈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석양을 마주하면서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유명한 관광지다. 오늘은 해변에서 마켓이 열리는 날이다. 저녁 시간에 마켓을 찾아 나섰다. 예상했던 대로 넓은 주차장은 빈틈이 없다. 교통 안내원의 수신호를 따라 멀찌감치 주차하고 해변으로 걷는다.
마켓은 사람으로 붐빈다. 개성 있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화려한 단색의 의상을 전시한 가게가 보인다. 다윈을 비롯해 주위 풍경을 담은 사진을 파는 가게도 있다. 젊은 일본 여자는 자신이 직접 그린 풍경화를 팔고 있다. 거리의 악사들은 빠른 템포의 음악으로 흥을 북돋는다. 독특한 가게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음식 파는 곳을 둘러본다. 다양한 국가의 음식 냄새가 진동한다. 이탈리아, 스페인, 태국은 물론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도 있다. 여행하면서 구미에 당기는 음식을 찾지 못해 고민했지만, 이곳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 고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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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로 붐비는 민딜 해변(Mindil Beach)에 있는 마켓 |
| ⓒ 이강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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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변에서 술잔을 앞에 놓고 석양을 즐기는 사람들 |
| ⓒ 이강진 |
부두 한복판에는 거대한 관람차(Wheel)가 천천히 돌면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옆에는 전시관이 있다. 호주 대륙을 비행기로 다니며 환자를 돌보는 의사(Flying Doctor)와 일본군의 호주 공습을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더위도 피할 겸 에어컨 바람으로 시원한 전시관을 찾았다.
전시관에 들어서니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공습에 대한 사진과 설명이 벽을 장식하고 있다. 일본이 1942년 2월 19일에 250여 대가 되는 비행기로 다윈을 폭격했다고 한다. 폭격의 굉음과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장치해 놓은 시설에 올라가 전쟁의 두려움을 간접으로나마 경험해 본다. 흥미로운 사진 앞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일본 군인 사진이다. 포로라고 한다. 앳된 모습의 젊은이다. 호주에 일본군 포로가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전쟁관 옆에는 오지에 사는 주민을 찾아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급 비행기에 대한 소개가 장황하게 적혀 있었다. 같은 전시관에 사람을 죽이는 전쟁과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전시가 함께 열리고 있다.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입체 영상을 체험하는 안경을 써 보았다. 비행기를 타고 왕진하러 가는 의사가 되어 본다. 발아래 호주의 광활한 대륙이 펼쳐진다. 유명한 국립공원 상공을 날아가기도 한다. 호주 대륙을 누비는 의사 생활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특이한 경험을 많이 할 것이다.
전시관을 나와 부두에 있는 식당가를 찾았다. 늦은 점심을 먹으며 바다를 바라본다. 일본군 폭격기가 지금 내가 있는 상공을 누비며 폭탄을 퍼부었을 것이다. 일본군 포로 사진이 어른거린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버리라는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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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객은 물론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많이 찾는 부두 (Stokes Hill Wharf) |
| ⓒ 이강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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