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일 다 벗었는데.."실내 노 마스크? 말도 꺼내지 말라" 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실내에선 언제쯤 마스크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현 정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모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앞으로도 상당기간 실내에선 마스크를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상당히 장기간 유지돼야 하는 조치라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손 반장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 해제는 전세계적인 유행이 상당히 안정화되면서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라는 조건이 충족되는 상황이 돼야 검토할 수 있다”면서 “중국을 비롯해 아직은 큰 산 넘어야 할 곳이 몇 곳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안정화될 것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감염 규모나 위중증 규모가 훨씬 줄어서 전파에 대한 위험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정도가 돼야 실내 마스크(해제)까지도 검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앞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발표할때도 “실내 마스크는 가장 마지막으로 해제할 수 있는 방역수칙”이라고 강조했다.
실외 마스크 해제를 두고 방역당국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던 인수위도 실내 마스크에 대해서는 당국과 비슷한 의견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규제 해제 시기를 묻는 질문에 “그건 가장 마지막에 생각해야 될 것”이라며 “아직도 우리가 가야 될 길이 멀다”라고 답했다. 안 위원장은 “9~10월 가을부터 다시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할 가능성에 지금 전문가들은 긴장하고 대비하고 있는 중”이라며 “만약에 정말 운이 좋게 그때 별다른 일이 없이 지나간다면 아마도 그때는 마스크를 벗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 구상대로라면 올 가을까지는 실내 마스크 규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英ㆍ日 실내외 모두 해제, 美 대중교통선 써야
해외 주요 국가 가운데는 이미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어던진 나라가 상당하다.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정점이 지난 직후인 지난 1월 27일 실내ㆍ외 마스크 규제를 모두 풀었다. 일본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미국ㆍ프랑스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어디서나 마스크 없이 다닐 수 있지만, 대중교통 수단 안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독일ㆍ호주는 대중교통과 의료기관에선 마스크를 써야 한다. 한국처럼 강한 방역정책을 유지해왔던 싱가포르ㆍ뉴질랜드는 우리보다 한달여 앞선 지난 3월 말~4월 초 실외 마스크 규제를 풀었다. 하지만 실내에선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상당수 방역 전문가들도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는 아직 먼 일이라는 입장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7일 격리 조치와 실내 마스크 의무화는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어야 할 조치라 지금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2급으로 낮아졌지만, 가을에 재유행이 올 때까지는 남은 두 가지 조치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내 마스크 규제 해제는 언감생심”이라며 "실외 마스크를 풀었어도 국민 대다수가 쓰고 다니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실외 마스크도 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실내 마스크 해제를 논의한다는건 일고의 가치도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오미크론 유행이 완전히 하강기에 접어드는 5월 말 이후 실내 마스크 규제 해제를 논의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5월말 이후 하강기가 코로나19로부터 가장 안전할 때일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해봐야 한다”라며 “가을 이후는 오히려 면역력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는데 그때 괜찮은지 봐서 논의한다는건 내년 봄 까지 마스크를 계속 쓰겠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실내 감염위험이 실외에 비해 훨씬 높지만, 실내라 하더라도 공간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니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라며 “단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당국은 실내 마스크 규제 해제 논의에 앞서 단계적으로 실외 마스크 규제부터 완전히 풀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실외라도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나 공연, 스포츠 경기에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실외 공간인 잠실 야구장에서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지만, 음식물을 먹지 않을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당분간 유행 추이를 관찰한 뒤 다른 나라들 처럼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에도 확진자 감소 추세가 계속된다면 예외 조치부터 먼저 풀것”이라며 “실내 마스크는 지금 논의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ㆍ어환희ㆍ이우림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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