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스페인 GP, 볼거리 넘쳤던 소문난 잔치..쓴맛 삼킨 페라리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본격적인 유럽전 시작을 알린 포뮬러 원(F1) 스페인 그랑프리가 22일(현지 시각)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서킷(4.675㎞·66랩)에서 펼쳐졌다.
개막 이후 탐색전을 마친 각 팀들의 첫 대규모 경주차 업데이트가 진행된 이번 경기에선 레드불 듀오가 원-투 피니시를 이끌며 경쟁 상대인 페라리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지며 사면초가에 빠진 메르세데스-AMG는 업데이트 성공과 함께 레드불, 페라리와 3강 싸움을 예고하며 더욱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기온 37℃, 노면온도 49℃에 이르는 찜통 더위 속에서 열린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싸움으로 이어졌다. 전날 열린 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한 샤를 르클레어(페라리)와 2위 막스 베르스테판(레드불)이 스타트 신호와 함께 가장 먼저 첫 번째 코너로 진입했다.
그러나 세번째 자리에서 출발한 카를로스 사인츠(페라리)는 클러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5위로 추락, 빈틈을 조지 러셀(AMG)과 세르지오 페레즈(레드불)과 차지했다.
혼전 속 첫 랩에선 7회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AMG)이 희생양이 됐다. 7위에서 출발한 해밀턴은 마그누센(하스)과의 충돌로 타이어가 손상, 곧장 피트에 복귀해 타이어를 교체했지만 이미 순위는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7번째 랩에서는 출발 실수를 만회하려던 사인츠가 페이스를 올리다 코너에서 스핀을 하며 코스를 이탈했다. 홈 그랑프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자 했던 조급했던 사인츠는 11위까지 순위가 추락하며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9번째 랩에서는 1위 자리를 두고 르클레르와 승부를 펼치던 베르스테판이 사인츠와 같은 장소에서 미끄러지며 코스를 이탈했다. 베르스테판의 실수로 순위는 1위 르클레르, 2위 러셀, 3위 페레즈, 4위 베르스테판 순으로 다시 한번 정리됐다.
잠시 후 베르스테판에게 또 다른 악재가 찾아왔다. 직선에서 앞차의 추월을 돕는 DRS 장치가 고장나면서 앞차에 발이 꽁공 묶여버렸다. 갈 길 바쁜 상황에 경주차까지 말을 듣지 않자 레드불은 타이어 교체 타이밍을 예정보다 일찍 가져가는 차선책을 선택했다.
레드불의 작전은 제대로 적중했다. 경쟁자들보다 일찍 타이어 교체를 마친 베르스테판은 DRS 없이도 랩당 2~3초씩 간격을 줄여가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27번째 랩에선 아무런 방해없이 1위 자리를 지키던 르클레르가 갑작스런 엔진 고장으로 리타이어를 결정했다. 베르스테판의 악재로 우승이 코 앞에 다가온 듯 했으나 예상치 못한 이슈로 그대로 차를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페라리가 사라지자 선두 자리는 레드불이 차지했다. 베르스테판과 달리 안정적인 페이스를 이어가던 페레즈는 31랩째 러셀을 추월하고 선두를 탈환했다. 그 사이 무섭게 격차를 줄인 베르스테판이 선두 경쟁에 합류하며 레드불과 AMG와의 2라운드 경쟁이 펼쳐졌다.
지난 경기까지 선두 경쟁에 접근조차 불가능했던 AMG는 와신상담 끝에 첫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단숨에 우승권으로 도약했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 베르스테판의 추월 시도를 수차례 막아내며 명장면을 만들어낸 조지 러셀은 해밀턴에게 집중된 팀의 무게 추를 자신 쪽으로 이끌어 오는 영리한 주행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 충돌 사고로 하위권까지 순위가 떨어졌던 해밀턴은 경기 막판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려 최종 순위 5위 성적을 거두며 성공적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1, 2위를 차지하며 원-투 피니시에 성공한 레드불은 막스 베르스테판이 시즌 4승째에 성공하며 초반의 부진을 털어내고 종합 순위 1위로 뛰어올랐다. 레드불 역시 이번 경기로 페라리를 꺾고 팀 순위 1위 자리를 탈환, 완벽한 주말 레이스를 마쳤다.
반면, 페라리는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최악의 성적표를 피하는데 그쳤다. 르클레르는 리타이어로 베르스테판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겼고 11위까지 떨어진 사인츠는 막판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4위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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