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1st] '라이벌 조롱'부터 '도난 사건'까지.. 밀란 11년만의 우승 이모저모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AC밀란이 11년 만에 이탈리아 정상에 올랐다. 암흑기를 털어낸 기쁨이 큰 만큼 우승 전후로 우여곡절도 많았다.
밀란은 2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사수올로의 마페이 스타디움에서 2021-2022 이탈리아 세리에A 최종전을 갖고 사수올로에 3-0 승리를 거두며 자력 우승을 확정했다. 싱거운 마지막 경기였다. 전반 36분 만에 밀란이 3골을 몰아쳤다. 리그 MVP를 수상한 하파엘 레앙이 2도움을 기록했다.
막판 일정에서 밀란이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들기 위해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은 농구선수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의 영상을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여유 있게 앞서나가는 상황에서도 "우리 일은 끝나지 않았다"고 무뚝뚝하게 말해 유명해진 장면이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영상이었다. 브라이언트는 어렸을 때 이탈리아에서 살면서 밀란 팬이 됐고, 밀라노에 방문하기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사수올로는 밀라노부터 운전했을 때 2시간 거리다. 밀란 팬들은 사수올로 응원석까지 대거 사들여 경기장을 홈처럼 만들었고, 종료 휘슬이 울리자 잔디 위로 쏟아져 내려갔다.
혼잡한 틈을 타 도난 사건이 일어났다.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이 목에 걸고 있던 우승 메달을 한 소매치기가 낚아채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피올리 감독은 "감독 인생 첫 메달이다"라며 꼭 되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세리에A 당국이 새 메달을 제작해 전달하기로 했다. 절도범은 자신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훔친 메달을 올리는 기행을 했다.
자축 행사는 홈 구장 산 시로, 밀라노의 유명한 두오모 광장으로 오래 이어졌다. 산 시로에서 행사가 열릴 때 41세 간판 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시나를 꼬나물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특유의 위풍당당한 자세로 주위를 둘러봤다. 이브라히모비치는 11년 전 우승 당시에도 주역이었고, 지난 2020년 돌아와 팀을 정상에 돌려놓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라커룸에서도 이브라히모비치가 자긍심을 북돋는 연설을 하자 파올로 말디니 단장, 피올리 감독도 선수들 틈에 섞여 그의 말을 경청했다.
밀란 선수들이 라이벌 인테르밀란을 여러 번 조롱해 문제가 됐다. 카 퍼레이드를 할 때 팬들이 전달한 플래카드를 들고 흔들었는데 '코파 이탈리아 엉덩이에 박아버려'라는 의미였다. 인테르가 코파 이탈리아에서 우승했지만 세리에A는 밀란에게 밀렸다는 걸 조롱하는 글귀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해 여름 밀란과 계약을 마치고 인테르에 입단한 하칸 찰하노글루를 겨냥해 "하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조롱을 보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조롱으로 인해 밀란의 징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밀란은 힘든 10년을 보냈다. 2010-2011시즌 우승 후 2년 동안은 3위 이내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3-2014시즌부터 8위, 10위, 7위, 6위, 6위, 5위, 6위에 그치며 아예 중위권 팀으로 못 박힐 위기를 겪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회장이 물러난 뒤 밀란을 인수했던 중국계 구단주 리용홍은 재산을 부풀린 사기극이 밝혀지면서 물러났다. 리용홍이 돈을 빌릴 때 담보로 잡혔던 밀란은 헤지펀드 엘리엇에 넘어갔다. 감독 선임도 표류했다. 클라렌스 시도르프, 필리포 인차기, 젠나로 가투소 등 '레전드' 출신 인사들을 여러 번 감독 자리에 앉혔지만 제대로 성공한 인물은 하나도 없었다.
팀을 구한 건 구단 역사상 최고 선수였던 파올로 말디니였다. 말디니는 단장으로 부임한 뒤 당시만해도 명장과 거리가 멀었던 피올리에게 신임을 보냈고, 현명한 영입을 여러 건 성사시켜 자금 투입이 부족한데도 리빌딩을 해냈다. 이반 가지디스 CEO의 재정 관리와 말디니 등 운영진의 선수단 구성 능력, 피올리 감독의 전술, 이브라히모비치의 리더십이 모두 조화를 이루면서 밀란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밀란은 마침내 엘리엇의 관리를 받는 신세에서 벗어나 새 구단주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바레인 자본 중심의 투자사 인베스트코프가 밀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에도 전폭적인 자금 지원보다는 말디니 단장 중심의 현명한 경영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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