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검사 "검수완박 됐으면 무혐의 종결..국민 위한 건가"
![‘계곡 살인사건’ 수사를 지휘한 인천지방검찰청 조재빈 1차장. [SBS 캡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4/20/joongang/20220420125901654zgke.jpg)
‘계곡 살인사건’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피의자 이은해씨(31)와 조현수씨(30) 검거는 경찰과 검찰이 협력했기에 가능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일각에서 “경찰이 검거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됐다면 이 사건은 기소도 못 한 채 무혐의로 종결됐을 것이라며 검수완박 반대 입장도 밝혔다.
인천지방검찰청 조재빈 1차장은 지난 19일 공개된 SBS와의 인터뷰에서 ‘검거 과정에서 경찰 역할이 컸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경찰이 도움을 준 것은 확실하다”며 “중요한 정보는 저희(검찰)도 많이 갖고 있었다. 서로가 정보를 공유하며 검거를 위해 노력했다”고 답했다.
조 차장은 “저희가 파악한 자료를 전적으로 경찰에 공유했고, 경찰도 추가로 입수한 자료를 저희에게 보냈다”며 “강제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나 영장청구는 저희가 전담했다. 굉장히 협력이 잘 됐고, 그렇게 검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경찰에서 검찰로 사건이 송치됐을 당시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경찰이 초동조치를 잘해서 굉장히 많은사람이 조사가 돼 있었다”고 했다. 다만 경찰 수사에서 미흡했던 점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조 차장은 “경찰이 초동수사를 잘했지만, 검사가 바라보기에는 이 사건은 살인죄로 기소해서 유죄를 받아야 하는 사건이다. 그런데 피의자들의 살인 범위가 제대로 입증돼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서 검찰로 사건이 넘어왔을 당시) 기소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저희가 이 사건을 철저히 검토해보니, 신체 접촉이 없는 특이한 종류의 살인사건이었다. 고의를 입증하기 어려웠다. 경찰 단계에서 고의 입증에 실패했다”고 했다.
아울러 “살인을 입증하려면 면밀히 재조사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총 7명의 검찰 수사팀을 만들어 6개월간 집중 수사했다. 그 과정에서 압수수색영장도 30여 차례 청구하고 현장 검증도 하고 관련자 수십 명을 조사했고 전문가들에게 감정 의뢰도 했다”며 “그 과정에서 그들이 1차, 2차 살해 시도 이후에 3차 시도에서 성공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살인이 입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은 경찰 단계에서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공소 유지를 직접 해본 검사들이 주로 그 부분을 집중해서 하는 것이고, 초동수사에서 확보된 자료를 분석하고 모순되는 것이나 미진한 부분은 없는지를 살펴서 판사가 보기에 ‘살인을 하려고 한 것이 맞다’고 볼 수 있을 만큼의 증거를 확보해서 법원으로 보내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며 “이 사건은 경찰과 검찰이 합동해야만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수완박’에 대해서는 “검수완박을 했다고 하고 이 사건을 보면, 검사는 이 사건을 송치받은 후 3차 살해시도만 알 수 있으니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그 상태에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상태에서) 기소하면 (범행의) 범위가 입증이 안 됐을 거고 무죄가 선고됐을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기소 못 한다. 무혐의 처리해서 종결됐을 거다. 피해자 유족은 평생 악몽에 시달리며 괴로워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차장은 “지금도 많은 살인 사건들이 검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70년간 축적된 검찰의 역량으로 진실을 파헤쳐주길 바라지만 검수완박이 되면 저희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며 “진정 검수완박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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