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몇명' 질문 그만" 유재석 감동한 강남8학군 교장 편지
![이명학 중동고 교장(왼쪽) tvN '유퀴즈온더블록' 출연 당시 화면 캡처. [유튜브채널 '디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2/25/joongang/20220225133952344uskh.jpg)
이른바 서울 ‘강남 8학군’에 속한 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교장이 학부모들에게 “서울대에 몇 명 보냈느냐고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우리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학생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보낸 편지가 화제다.
2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명학 서울 중동고등학교 교장이 지난 22일 학부모들에게 보낸 이 같은 내용의 편지가 공유됐다.
이 교장은 해당 편지에서 “가급적 올해부터 학교에서 합격자 수를 알려드리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여러분께서 자꾸 물어오시니 도리없이 알려드려야 할 것 같다”며 운을 뗐다. 올해 대학 입시에서 중동고는 재학생 24명을 포함해 33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고 이 교장은 전했다.
그러면서도 “수년 전 어느 동문이 서울대 합격자 수를 올리면서 ‘이사장님과 교장 선생님이 애쓰셨다’라고 쓴 글을 봤는데,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며 “서울대 합격이 이사장, 교장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모든 선생님과 노심초사한 학부모님, 학생들이 부단히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이사장과 교장이 학생과 선생님을 닦달한다고 입학 성적이 좋아지느냐”며 “게다가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그런 짓을 해서 되겠냐. 여기는 사람을 교육시키는 ‘학교’지 입학 성적으로 먹고사는 ‘학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10%도 안 되는 학생의 성과에 열광할 것이 아니라 90% 학생이 어떤 교육을 받고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해야 한다”며 “근 7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올해 서울대에 몇 명이나 갔느냐’는 질문이 우리 사회와 학교 교육을 얼마나 피폐하게 했는지 반드시 기억하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제 서울대에 몇 명 갔냐는 질문은 그만둘 때가 됐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잘 받고 성적이 아니라 자신의 소질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학교다운 학교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동고가 모교인 이 교장은 1983년부터 강의를 시작해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교수, 사범대학장 겸 교육대학원장, 한국고전번역원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중동고 교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교장 부임 전인 2020년 방송인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예능프로그램 tvN ‘유퀴즈 온더블록’에 출연, 제1회 대한민국 스승상과 100대 좋은 강의상 선정을 통해 받은 상금을 모두 장학금으로 기부한 사실이 공개돼 감동을 줬다. 그는 또 부친의 유산 10억원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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