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반항견의 등장, 통제하지 못하는 보호자들

이준목 2022. 4. 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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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KBS 2TV <개는 훌륭하다>

[이준목 기자]

개를 교육시키는 반려견 훈련사가 언제부턴가 사람을 교육하는데 더 힘을 쏟고 있다. 개를 키울 자격이 부족한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방송이 무조건적인 희망을 안겨주는 게 옳은 일일까. 

4월 25일 방송된 KBS 2TV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에서는 샤페이믹스 가온이가 고민견으로 등장했다. <개훌륭>에 처음 등장한 견종인 샤페이는 중국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름의 의미도 한자어로 모래같은 빛깔과 거친 피부를 가진 데서 유래했다. 기네스북은 1960-70년대 샤페이를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품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강형욱 훈련사는 샤페이가 다른 개들보다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고 피부가 약해서 예민한 기질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의 고민견 가온이는 8살이 된 샤페이 믹스견이었다. 가온이는 집안에서 다른 이웃주민들이나 개가 지나가는 모습만 봐도 격렬하게 짖어대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외부인들이 집안으로 들어오거나 가까이 접근하면 공격성은 더 강해졌다.

입질도 심했다. 그동안 보호자를 비롯하여 가온이가 문 사람만 10명이 넘는다고. 아내 보호자의 80대 친정 아버지는 가온이한테 손을 크게 물리고 그 충격으로 지금까지 신경안정제를 복용한다고 밝혀 충격을 자아냈다.

보호자가 산책을 시킬 때도 가온이는 외부인과 마주치면 곧바로 짖어대며 공격성을 드러냈다. 마주치는 사람들은 공포심에 황급히 가온이를 피해 달아나야 했다. 그럴 때마다 가온이를 괜찮다고 달래는 보호자를 바라보며 강형욱은 "저때 왜 (보호자가 개를) 위로하는지 모르겠다. 괜찮지 않은건데..."라고 지적하며 안타까워 했다.

남편 보호자는 "저도 힘들다. 왜 이렇게 큰 개를 위험하게 밖에 데리고 다니냐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아내 보호자는 남편과 함께 가온이를 산책시킬 때는 미리 길목을 앞장서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만일 아내 보호자 혼자 가온이를 데리고 나설 때는 아예 사람을 피해 다니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심지어 가온이는 다른 개를 문적도 있었고 그래서 보호자들은 아예 개하고 만나지 못하게 한다고 고백했다.

보호자들은 이미 주변에서 안락사 권유를 여러 번 받았다고 밝혔다. 아내 보호자도 최근 가온이에게 물리고 난 후 "더는 못하겠다. 안락사를 시키자"고 먼저 이야기한 적도 있다고. 하지만 하루만에 생각이 바뀌어 "미쳤나보다. 아직 할 게 많은데"라며 후회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그래도 같이 살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강형욱은 "어~어~ 물릴 것 같은데 싶다가 물리는건 그나마 괜찮다. 언제 물릴지 예측을 못한 상황에서 물리니까 더 불안한 거다"라고 지적하며 예측할 수 없는 공격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외부 대상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개를 사람과 만나게 하는 것과 못 만나게 하는 것 둥 어느 쪽이 좋냐는 질문에 강형욱은 "전제 조건은 보호자의 통제능력 유무에 달려 있다. 일단 보호자가 통제를 못 하면 어떤 방법도 소용이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강형욱은 "통제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사람을 점진적으로 천천히 기분좋게 만난다면 효과가 있지만, 통제도 안 되고 보호자가 반려견을 두려워하는 상황이면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다. 

이경규와 장도연이 먼저 보호자의 집을 방문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마당 안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가온이는 격렬하게 짖어대며 경계심을 보였다. 입마개르 착용한 뒤에야 겨우 입장할 수 있었다. 행동관찰을 위하여 보호자가 가온이를 고정시키려고 잠시 줄이 느슨해진 틈을 타 가온이가 갑자기 이경규와 장도연에게 거세게 달려드는 아찔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보호자들이 곧바로 목줄을 잡으며 위험한 상황은 모면했다.

가온이를 목줄로 고정시킨 후 보호자들이 잠시 빠지고 이경규와 장도연만 남아서 가온이를 관찰했다. 가온이는 눈을 피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경규와 대치했다. 지켜보던 강형욱은 "보호자를 지키고 싶거나 보호자에게 용기를 얻어서 짖는 개는 아니다. 그냥 정말 공격적이다"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이경규와 장도연은 가온이와 가까워지지 못하고 철수해야 했다. 강형욱은 가온이가 이경규와 잠시 대치하다가 등을 돌렸던 상황을 언급하며 "이것 또한 샤페이의 특성이다. 만일 이때 사람이 '괜찮나?' 싶어서 다가갔다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강형욱은 "보호자들이 자신의 개에 대한 통제 방법을 잘 모른다"라고 우려했다.

강형욱이 나섰다. 가온이는 역시 강형욱을 보자마자 격렬하게 짖어대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강형욱은 먼저 보호자들에게 가온이의 가죽 입마개가 기능성이 떨어진다며 교체를 권유했다. 아내 보호자가 "작은 입마개는 주둥이에 너무 꽉 껴서 가온이가 불편해한다"라고 변명하자, 강형욱은 정색하며 "보호자가 선택해야 한다. 가온이가 불편할지, 물리는 사람이 불편할지"라고 반박했다. 결국 꽉 조이는 입마개를 하고서야 강형욱은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강형욱은 이번에는 가온이의 가슴줄을 지적했다. 가슴줄은 목줄에 비하여 개를 통제하기가 힘들다. 보호자는 "목줄을 했을 때 상처가 많이 생겨서 그 이후로는 안한다"라고 설명했다. 강형욱이 "가온이가 목줄 통제를 거부하니까 상처가 생기는 것 아니냐. 가슴줄은 통제가 쉽지 않다"라고 지적하자 보호자들은 "진정시키면 괜찮다"라고 답했다.

강형욱은 갑자기 "그럼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이만"라고 인사하더니 그대로 나가려고 했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보호자들에게 강형욱은 다시 돌아서더니 "가온이의 통제가 그렇게 쉽다면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냐"라고 반문했다. 가온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명만 거듭하는 보호자들의 안이한 모습을 깨우치려는 강형욱의 일침이었다.

자리로 돌아온 강형욱은 "심한 공격성 때문에 안락사까지 시키려고 고민했다면 보호자들이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지 않나. 이미 물린 사람도 여러 명이다. 그러면 더 통제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도구를 쓰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강형욱은 통제 도구 교체와 더불어 보호자들의 인식과 태도 개선을 주문했다. 아내 보호자는 개에게 불편한 반초크체인을 목줄로 채우려는 강형욱에게 "웬만해선 안채우고 싶더라. 가온이가 아프니까"라고 안타까워 했다. 잠시 헛웃음을 터뜨렸던 강형욱은 이내 정색하며 "그럼 가온이에게 물리신 분들은 얼마나 아플까요"라고 일침을 놨다. 말문이 막힌 아내 보호자는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강형욱은 "물렸을 때 얼마나 아팠냐"고 질문하자 아내 보호자는 "나를 이렇게 물었으면 남들은 더 물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에 강형욱은 "내 개에게 물려도 아픈데, 남의 개에게 물린 분들은 얼마나 아팠을까"라고 다시 한번 보호자에게 현실을 일깨웠다.

강형욱이 본격적인 조련에 나섰다. 가온이는 입마개를 하고 목줄을 찬 상황에서도 강하게 저항했지만 강형욱은 이를 무시하고 강하게 압박하며 가온이를 대문 밖으로 격리시켰다. 보호자들은 가온이의 모습을 보며 안절부절했다. 눈시울을 글썽이는 아내가 걱정된 남편이 잠시 집안으로 들여보내려고 하자, 강형욱이 곧바로 제지했다.

강형욱은 "그동안 가온이가 하기 싫은건  많이 안 시키셨죠? 무조건 받아주면 사회성이 저하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가온이의 공격성과 응석받이 기질이 바로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오냐오냐 키운 보호자들에게 책임이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강형욱은 보호자들과 상담에 나섰다. 가온이의 발톱 부상을 들어 공격성의 명분을 찾으려는 보호자들에게 강형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자를 무는 것은 위험한 거다. 아프거나 성질내는 것은 이해해주기 힘들다"며 가온이의 반항적인 심리를 직접 연기로 재현해 보이기도 했다.

보호자들은 가온이이게 물린 이후 무섭고 부담스러운 마음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더 두려운 것은 다른 사람들이 다치는 것이었다. 강형욱은 "죄송하지만 가온이같은 컨디션의 개가 옆집이고 제가 이웃이라면 불편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보호자들도 "우리라도 싫을 것 같다"며 인정했다. 강형욱은 "예뻐해주고 싶으면 통제를 해야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강형욱은 보호자와 함께 가온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 물림사고 이후 모 게 조심스러워운 보호자들에게 강형욱은 "나를 무서워하는 보호자와 같이 걷는 가온이의 마음은 어떨까? '괜찮아, 내가 널 책임지고 보호할게'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형욱은 아내 보호자와 함께하는 산책훈련을 진행하며 "보호자님이 개를 못갈데 데리고 온 건 아니다. 그런데 이때 보호자를 괴롭히는건 스스로의 죄책감이다. 그건 내가 아니라 보호자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가온이가 불편할 수 있다는 미안함, 또 다른 사람을 물 수도 있다는 트라우마 등 가온이만이 아니라 보호자도 바뀌어야 이 상황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어진 사람에 대한 공격성 제어 훈련에서 강형욱의 지휘에 따라 보호자가 통제에 나서자 가온이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강형욱은 "지금까지는 보호자가 가온이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온이자 주도권을 쥐게 됐다. 그런데 오늘은 보호자가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이번에는 헬퍼독과 함께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당장이라도 헬퍼독에게 달려들것 같은 가온이의 목줄을 강형욱이 강하게 잡아당겼다. 목줄의 통증에 가온이를 괴성을 질렀다. 안타깝게 지켜보는 보호자에게 강형욱은 "가온이는 선택해야 한다. 목을 조이는 통증과 다른 개에게 달려들고 싶은 욕구 중 무엇을 고를 것인가"라고 설명했다.

가온이는 강형욱에게 달려드는 등 계속해서 거세게 반항했으나 강형욱은 "달려들면 그만큼 대가가 있다. 그걸 이해 못하면 매일이 오늘같은 하루가 될 것"이라며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긴 훈련 끝에 결국 가온이는 조금씩 통제에 따르기 시작했다.

상황이 진정된 후 강형욱은 "가온이는 진짜 센 개다. 겁이 많은 개는 무릎 밑을 무는데 점프해서 가슴을 물더라"라며 "그렇다면 보호자는 더 강해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최종점검을 무사히 통과한 가온이는 이제 보호자와 함께 헬퍼독 앞을 지나가면서도 더 이상 짖거나 달려들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응석받이로 자라서 행동하는 사람은 어른이 돼서도 그 습관을 고치기 힘들다. 사람도 이러한 데 반려견도 마찬가지다. 자기 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이나 연민 때문에 잘못된 행실을 묵과한다면, 그것은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에게까지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개는 훌륭하다>는 한 에피소드당 한 회 분량의 솔루션만을 보여준다. 대개는 강형욱의 훈련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모습만을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방송 이후로도 더 많은 훈련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방송이 거듭될수록 고민견 자체의 문제보다는 보호자들의 문제가 더 컸다. 

방송에서는 잠시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방송 이후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지 고개가 갸웃거려진 순간이 많았다. 강형욱이 개를 통제하는 방법을 알려줄 순 있지만 보호자의 인식까지 개선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방송은 언제부터인가 강형욱이라는 전문가에게 반려견 솔루션 이상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 때로는 방송만을 위한 희망적인 결말보다 실패하는 모습이나 냉정한 현실의 한계를 일깨워주는 이야기들도 다뤄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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