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점 때문에..학교 실수로 졸업불가, 대학원 꿈 날아갔다

이병준 2022. 4. 1. 18: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강남구의 학점은행제 직업학교. 이병준 기자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학점은행제 직업학교에서 행정 실수로 한 학생의 졸업이 밀려 논란이 되고 있다. 피해 학생 A씨(27)는 대학원 입학이 취소돼 우울감 등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다며, 학교 측에 사과와 책임자 징계를 요구했다.

당초 A씨는 지난 2월 이 학교를 졸업할 계획이었다. 기자가 입수한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A씨는 2학기 수강신청을 앞두고 교학입학처 직원과의 상담에서 전 학기까지 131학점을 이수했다고 안내받았다. 이 학교는 졸업하려면 14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마지막 학기에 12학점을 신청했던 A씨는 학기 도중 대학원 진학 준비를 위해 한 과목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 과목을 낙제해도 졸업학점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A씨는 지난해 말 학교 측이 발표한 졸업대상자 명단에도 포함됐다.

졸업이 확실할 거로 생각한 A씨는 같은 해 7월부터 서울에 월세방을 구해 살며 정기·졸업 공연과 대학원 진학을 준비해 왔다. A씨는 목표로 했던 대학원에 지난해 12월 합격 통보를 받았다.


졸업식 당일 '졸업 불가' 통보…"한 학점 모자라"


지난해 8월 A씨는 교학입학처 직원과의 상담에서 '취득 학점은 131학점'이라고 안내받았다. [사진 A씨 제공]

하지만 지난해까지 A씨의 실제 이수학점은 139학점이었다. 이 학교는 시스템상 학생이 직접 수강신청을 하지 못하고 학기마다 학교 직원이 학생과 상담을 해 수강신청을 해주는데, 학교가 A씨의 취득 학점을 잘못 파악해 안내한 것이다. A씨는 “지난 2월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에 갔는데 학위증이 없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학점은행 사업 운영기관)에 전화하고 나서야 졸업을 못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뭔가 착오가 있는 게 아니냐”며 학교에 항의하자, 담당자는 “학위 사정 결과 한 학점이 모자라 졸업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결국 A씨의 졸업은 한 학기 미뤄졌고, 대학원 입학도 취소됐다. A씨는 현재 우울감을 호소해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A씨는 학교 측에 사과와 책임자 징계 등을 요구하는 중이다. A씨는 “허탈하다. 내년에 다시 목표한 대학원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졸업대상자 명단을 확인할 때도 이수학점이 ‘139학점’으로 나와 담당 교수에 의문을 제기했었는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A씨 측은 또 "이수 학점은 학교 홈페이지에서는 파악할 수 없고, 학점은행 사이트에 가서 확인해야 한다"며 “대학원 진학 준비로 바빠 학교 측의 안내를 그대로 믿었다”고 덧붙였다.


피해 학생 "법적 대응할 것"


학교는 A씨 측과의 면담에서 행정상의 실수를 인정했다. A씨는 다른 대학에 다니다 3학년 1학기부터 이 학교로 편입했는데, 이전 학교의 학점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착오가 일어났다고 했다. 기자가 입수한 녹취에서 학교 담당 직원은 “서류나 개인정보 동의 등 절차들이 미비한 부분이 있어서 (학점 반영이) 완료된 게 2021년 2학기 중이었다”고 A씨 측에 설명했다.

A씨 측은 “행정적인 오류가 있었더라도 (학교 측은) 그걸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다”며 맞섰다. “졸업 전에 통보해줬으면 계절학기 수강 등을 통해 학점을 채울 수 있었다”며 “학위 사정 결과도 2월 초에 나왔는데, 졸업식까지 통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A씨는 현재 학교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기자는 A씨의 주장에 대한 학교 측의 반론을 듣기 위해 10여 차례 담당자에게 문자와 전화로 연락을 시도했고, 학교에도 방문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