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립스틱 골라주네..'테크 기업' 선언하는 뷰티 업체들
매일 아침 내 안색과 컨디션, 또 입은 옷에 맞춰 그때그때 다른 색과 질감의 화장품을 제안하는 기계가 있다면 어떨까.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현재 뷰티 업계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다. 화장품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뷰티 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 개인화 기술을 활용해 ‘맞춤’ 제품을 내놓는 것이 주요 경향이다.
1300개 립 컬러가 한 손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얼굴을 비춘 뒤 ‘제조’ 버튼을 누른다. 마치 잉크 카트리지의 색이 섞이듯 립스틱 색이 섞여 현재 내 얼굴에 딱 맞는 입술 컬러가 만들어진다. 14일 로레알 입생로랑이 출시한 AI 기반 스마트 틴트 디바이스 ‘루즈 쉬르 메쥬르’ 얘기다. 일주일 앞서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기기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가 열렸고, 7일간 30분 단위로 진행된 120여 세션이 이틀 만에 예약 마감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로레알은 AI 기반 개인 맞춤형 스마트 틴트 디바이스 '루즈 쉬르 메쥬르'를 출시했다. [사진 로레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2/20/joongang/20220220070053982wwfx.jpg)
둥근 원통형 모양의 기기 안에는 레드·누드·오렌지·핑크 4가지 계열의 컬러 카트리지 세트가 들어있다. 기기는 4가지 색을 조합해 1300여 가지 색을 만들어낸다. 스마트폰의 앱과 연동되어 즉석에서 원하는 컬러를 제조할 수 있다. 얼굴 색에 맞추거나, 입은 의상에 맞추거나, 혹은 원하는 컬러를 촬영하면 그대로 제조해준다. 추출 전, 가상 화면을 통해 입술 발색 모습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기기가 41만원, 네 가지 색 카트리지 세트는 12만원이다. 카트리지 세트 하나로 약 300회까지 쓸 수 있다고 한다.
루즈 쉬르 메쥬르는 로레알의 개인 맞춤형 뷰티 시스템 ‘페르소(Perso)’를 적용해 처음으로 출시된 가정용 제품이다. 페르소는 로레알의 연구 및 혁신 부분 스타트업 ‘테크놀로지 인큐베이터’에서 개발된 AI 기반 개인 맞춤형 화장품 디바이스로 지난 2020년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20’에 소개돼 초개인화 뷰티 테크 사례로 주목받았다.

뇌파 측정해 입욕제 제조
개인화는 최근 뷰티 기기 시장의 최대 화두다. 소비자의 필요에 딱 맞는 제품을 맞춤 제공할 수 있는 기기 개발에 공들이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5일 열린 ‘CES2022’에서 뇌파로 사람의 감정을 분석한 뒤 이를 반영한 향과 색의 입욕제를 즉석에서 로봇이 만들어주는 솔루션을 선보여 혁신상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이 CES2022에 출품한 마인드 링크 배스봇. 뇌파 측정을 통해 맞춤 입욕제를 제조한다. [사진 아모레퍼시픽]](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2/20/joongang/20220220070056366vnyx.jpg)
사용자가 센서 8개가 달린 헤드셋을 착용하면 실시간으로 뇌파가 측정돼,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향과 색을 찾아주는 원리다. 일반적으로 배스 밤(입욕제)은 물과 반죽을 통해 형태를 만든 후 건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아모레퍼시픽은 물 없이 제조 가능한 가루 타입의 제형을 개발해 현장 제조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자체 개발한 배스 로봇이 수천 가지 조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조하며, 이 과정을 고객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즐거움도 제공한다.
‘집콕’ 바람에 뷰티 기기 성장세…기업은 데이터 확보
컨설팅 회사 피앤에스(P&S)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가정용 미용 기기 시장 규모는 2020년 95억 7160만 달러(11조 4500억원)에서 2030년에 895억 3510만 달러(107조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25.1%에 달한다. 외모에 대한 관심 상승, 미용 기기에 대한 인식 증가, 피부 질환의 유병률 급증, 노인 인구 증가 등이 시장 확대 주요 요인이다.

LG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도 올해 1조6000억원으로 계속해서 성장세다. 2018년 5000억원 대비 3배 늘어난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도 뷰티 기기 시장 성장세에 불을 붙였다. 보다 전문적인 뷰티 케어를 집에서 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가정용 타투(문신) 기기 ‘프린틀리’의 개발을 알리기도 했다. 손 안에 들어오는 컴팩트 한 기기로 화장용 비건 잉크를 활용해 피부에 문신을 그려주는 방식이다. 향후 프린틀리를 활용해 프라이머·클렌저 등의 품목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뷰티 기기LG 생활건강이 개발중인 가정용 미니 타투 프린터, '프린틀리.'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 LG 생활건강]](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2/20/joongang/20220220070058735iwgd.jpg)
뷰티 특화 컨설팅 업체 뷰티스트림스 코리아의 진정임 대표는 “코로나19로 집콕 시간이 늘다 보니 집에서 뷰티 케어를 하나의 의식처럼 수행해 심신 안정을 꾀하는 ‘리추얼(제의적인) 트렌드’가 뷰티 시장의 주요한 흐름이 됐다”며 “이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뷰티 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는 점점 커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뷰티 기기 시장에서의 ‘개인 맞춤화’는 아름다움에 대한 획일적 기준보다 고유한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기기와 연동된 앱을 통해 소비자들의 화장품 사용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선 매력적”이라고 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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