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오지커피

설 연휴에 젊은이가 많이 몰리는 카페거리에 가보니 ‘오지커피’라는 안내문이 보였다. 한자로 ‘오지(奧地)’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 깊숙한 땅을 말한다. 혹시 오진 산간 마을에서나 마시는 쓰고 혹독한 맛의 커피일까.
영어로 ‘오지(Aussie)’는 오스트레일리아 또는 오스트레일리아인을 가리키는 속어다. 즉, 오지는 호주 또는 호주인을, ‘오지커피’는 호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스타일의 커피를 말한다. 커피의 역사를 말할 때 흔히 유럽의 에스프레소나 미국의 아메리카노만 떠올리겠지만 커피 전문가들 사이에서 호주는 꽤 중요한 의미가 있다. 플랫화이트(사진), 피콜로, 룽고. 요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 많이 보는 메뉴들인데 알고 보면 모두 호주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의 커피다. 카페 ‘프릳츠’의 김병기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 부문에서 호주 커피는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며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가져간 커피 문화가 잘 정착된 곳이고, 특히 호주의 수도 멜번은 스타벅스가 발 못 붙인 곳으로 유명할 만큼 독창적인 커피문화에 자부심이 크다”고 했다.

오지커피의 특징을 한마디로 설명하긴 어렵다. 커피 전문가가 아니라면 플랫화이트와 라테, 룽고와 아메리카노를 구분 못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왜 한국의 젊은이들은 ‘오지커피’에 매력을 느끼는 걸까. 아마도 청정자연을 갖춘 호주의 자연과 목축 환경에 대한 신뢰가 아닐까.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지금,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이국적인 이미지에 더 매력을 느끼는 듯싶다. 설날을 보내면서 올해는 부디 코로나19가 종식돼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지기를 기도해본다.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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