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과 맞먹네" 소비자들, 카카오 고가 웹툰에 불만

정길준 2022. 2. 16. 07: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 "한꺼번에 결제 부담스럽다"
인기작 '나혼렙' 소장권 7만원 웃돌아
카카오엔터 "동일 기준으로 보면 저렴해"
"유료 모델이 생태계 선순환"

지난해 택시 호출비를 기습 인상하려다 뭇매를 맞은 카카오가 이번에는 고가의 웹툰 가격 정책으로 불만을 사고 있다. 온라인 소장 가격이 서점 단행본의 가치와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혼자만 레벨업' 소장가. IS포토

단행본 만큼이나 몸값 올라간 '온라인 소장권'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카오웹툰 가격이 너무 높은 것 같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단행본을 사는 것보다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전자데이터가 실제 책보다 비싼 건 선을 넘었다" "연재를 늘리기 위해 쓸데없이 끼워 넣는 장면도 많은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카카오웹툰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 위주로 살펴봤는데, 실제 온라인 가격이 오프라인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1년 12월 완결한 '나 혼자만 레벨업'(이하 나혼렙)은 웹소설이 원작으로, 북미·일본·중화권 등에서 흥행했다. 웹툰·웹소설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42억회를 기록했다.

이 작품을 카카오웹툰 플랫폼에서 '한 번에 구매하기(175장)'로 소장하려면 7만9000캐시를 지불해야 한다. 1만 캐시 충전에 1만원이 든다. 다시 말해 7만9000원을 내야 하는 것이다. 캐시 자동 충전을 설정하면 금액에 따라 최대 10%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단행본은 아직 완결하지 않았으며, 현재 5권까지(총 1572쪽) 출간됐다. 예스24에서 전권을 6만5250원에 살 수 있으며, 중고나라에서 일반판은 1권당 1만원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 소장용 웹툰이 예스24 전권(5권)보다 1만3750원 비싼 셈이다.

카카오웹툰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나혼렙의 단행본이 전부 나왔다고 가정했을 때 온라인 소장권과 3만원가량 금액 격차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웹툰의 회차를 기준으로 동일한 분량의 단행본과 비교해야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본지에 "나혼렙은 현재 5권의 단행본을 판매 중이며 이는 권당 1만4500원으로 총 7만2500원이다. 단행본과 동일 분량을 소장권으로 산출하면 소장권 1장당 500원에 81화로 총 4만500원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따라서 소장권이 단행본 대비 3만원 이상 단가가 저렴하다"며 "일반적으로 단행본(종이책)은 제작 원가에 대비해 비용이 책정되기 때문에 소장권보다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 플랫폼 역시 유사한 기준으로 가격 정책을 가져간다고도 했다. 네이버웹툰은 다음 에피소드를 미리 만나보는 유료 모델을 적용했다. 결제수단인 '쿠키'가 대여할 때는 2~3개, 소장할 때는 4~5개가 필요하다. 쿠키 1개는 100원이다.

카카오웹툰 서비스 화면. IS포토

"유료 모델 덕에 웹툰 생태계 발전"

하지만 인쇄와 유통 등 절차를 거쳐 소비자에 도달하는 단행본은 웹툰과 동일한 콘텐트를 담고도 추가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가격에 있어 큰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아 선뜻 결제하기 망설여진다는 이용자들이 대부분이다.

작품마다 무료 제공 회차 등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천차만별이라 가격이 일정한 단행본과 달리 온라인 소장권은 가치를 가늠할 수도 없다.

물론 직접 소장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대여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출 수는 있다. 나혼렙은 전체 에피소드를 3만1600원에 빌릴 수 있는데, 대여권 구매 시점으로부터 3일 동안만 감상할 수 있다. 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구매해야 한다.

이밖에 70회 이상 100회 미만 연재 중 웹툰 소장가는 3만~4만원 사이로 형성됐다. 앱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대만 서비스의 가격도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웹툰이 무료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했다면 지금처럼 유망 콘텐트 사업으로 부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도서정가제(최대 10%만 할인)를 준수하고 있으며 ISBN(국제표준도서번호)도 발급받고 있다. 단행본과 비교해 절대 더 비싸거나 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다리면 무료'(이하 기다무)처럼 이용자 편익을 위한 기능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기다무는 작품별로 특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무료 이용권을 발급하는 서비스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