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찬다2' 위기속 리빌딩 선언, 방향성도 고민해야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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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TBC <뭉쳐야 찬다2>의 한 장면. |
| ⓒ JTBC |
리빌딩을 선언한 어쩌다벤져스가 비인기종목 전설을 대상으로 생활축구 기대주를 찾기 위한 두 번째 오디션을 진행했다. 4월 3일 방송된 JTBC <뭉쳐야 찬다2>에서는 '제 2회 슛 어게인' 오디션이 진행되며 개성과 매력 넘치는 대한민국 스포츠 레전드 지원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안정환 감독과 이동국-조원희 코치, 김용만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지원자는 4인 중 3인 이상의 지목을 받아야 합격하여 2차 오디션에 나설 수 있다. 패널석에는 어쩌다벤져스 멤버들이 자리잡았다. 지난 1차 오디션을 통하여 어쩌다벤져스에 합류했던 이장군, 이동남, 허민호, 강칠구, 김태술 등은 8개월 만에 다시 찾은 오디션장에서 감회가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안정환은 합격자 정원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며 "참가자 전원이 실력이 다 좋다면 다 뽑겠다. 반대로 실력이 부족하면 전부 안 뽑을 수도 있다"고 선언했다. 이동국은 "이번에도 허민호처럼 제2의 이동남(이동국의 남자)를 발굴하겠다. 오늘은 철저히 아픔을 못 느끼는 선수들을 뽑을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첫 세계대회 금메달에도 무관심
첫 지원자는 가라테 전 국가대표인 이지환이었다. '바람의 파이터'라는 수식어로 자신을 소개한 이지환은 등장과 동시에 3단 백텀블링을 선보이며 예사롭게 않은 포스를 과시했다.
한국 가라테의 간판스타였던 이지환은 2010 세계대학 공수도대회에서 한국 가라테 역사상 첫 세계대회 금메달을 수확했다. 2011-2012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는 2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정작 뉴스 한 줄 언급되지 않은 언론의 무관심이었다. 이지환은 그때 가라테를 한 것을 처음으로 후회했다고 고백했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설움에 어쩌다벤져스 멤버들도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타까워했다.
이지환은 <뭉찬> 출연 이유에 대하여 "코치로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가 가만히 있으면서 가라테를 알아달라고 하는 건 욕심인 것 같아서, 이 종목을 알리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지환은 가라테는 실업팀이 없기 때문에 국가대표 훈련 수당 6만 원이 수입의 전부여서 선수들이 대부분 생계난으로 알바를 병행하면서 시달리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설명했다.
이지환은 결혼식 축가 알바도 했었다며 김범수의 '끝사랑'을 열창하여 의외의 노래 실력을 과시했다. 뛰어난 킥 능력 때문에 '갓킥'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 이지환은 명성에 걸맞게 발차기 한 번으로 촛불 10개를 끄는 데 성공하는 위엄을 선보였다. 태권도 강자 이대훈도 도전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9개를 성공하는 데 그쳤다.
이지환은 또다른 장기로 날아오는 공을 피하는 회피 방어 훈련을 선보였다. 이형택이 라켓으로 쳐주는 테니스 공을 피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이지환은 예상보다 빠른 테니스공의 속도에 당황하며 공을 연이어 정통으로 얻어맞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으나 이내 빠르게 적응하며 신들린 회피능력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이지환은 온라인 어플을 통하여 만난 생활축구 고수들과 함께 축구오디션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지환은 빠른 드리블과 마르세유턴, 침착한 패스능력을 선보이며 심사위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최종 결과는 심사위원 4인의 만장일치로 '포트트릭'을 받으며 합격했다.
'설현이 심쿵한 선수'라는 수식어로 등장한 것은 라크로스 국가대표 류은규였다. 설현과는 2015년 걸그룹 AOA의 노래 '심쿵해' 뮤직비디오를 함께 찍었고, 그 당시 콘셉트가 라크로스였다고.
라크로스는 북미 원주민들이 부족간의 대결을 할때 쓰던 전투스포츠에서 기원했다.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2028년 LA 대회부터 등장할 예정이라고. 축구와 여러모로 비슷한 규칙과 스타일에 심사위원들은 관심을 보였다.
류은규는 전문적인 라크로스 코칭 시스템이 없었던 불모지 한국에서 독학으로 부지런한 노력 끝에 국가대표까지 승선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라크로스 역시 프로나 실업팀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 스스로 자비로 대회 참가비에서부터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을 밝혔다. 류은규는 이장군을 롤모델이라고 밝히며 "뭉찬을 통하여 카바디를 알린 이장군처럼, 저도 라크로스라는 스포츠를 대한민국에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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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TBC <뭉쳐야 찬다2>의 한 장면. |
| ⓒ JTBC |
'대한민국을 울린 미소천사'라는 수식어로 역도 스타 이배영이 등장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이자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힘든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는 미소로 올림픽 정신에 걸맞는 명장면을 연출했던 이배영은 "즐기는 스포츠를 해보고 싶다"며 지원 이유를 밝혔다. 오디션이 진행중에도 내내 밝은 미소를 유지하는 이배영의 모습에 김용만은 "골 먹어도 웃으실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1979년생으로 코치 이동국과 동갑인 이배영은, 44세의 노장임에도 김요한과 안정환을 어깨에 올려놓고 거뜬하게 스쿼트를 소화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마치 아기를 놀이기구 태운 듯 안정환을 들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에 폭소가 터졌다.
하지만 축구 실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배영은 심사위원 4표 중 김용만에게만 1표를 받는 데 그쳤다. 오디션에서 안정환을 업거나 들었던 선수들은 모두 탈락한다는 징크스를 이배영도 반복했다. 안정환은 "기존 선수들과 기량 차이가 날 것 같다. 발전속도가 빠르거나 저희 선수들과 실력을 맞출 수 있는 분이 필요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아쉽지만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인 이배영은 "경험보다 훌륭한 스승은 없다. 또 하나의 배움을 얻어가서 좋다"며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배구 레전드 이선규는 '1056개를 막아낸 철벽남'으로 등장했다. 1056개는 이선규가 기록한 남자프로배구 정규리그 최다 블로킹 기록이었다. 배구 후배이기도 한 김요한과의 비교에 대하여 이선규는 "수비와 골키퍼는 제가 더 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선규는 은퇴후에도 현역 시절의 체중을 유지하며 주 2회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선규의 장기로는 세로로 세운 달걀을 두 손가락으로 깨뜨리기, 배구선수다운 압도적인 점프력을 선보였다.
이선규는 센터백과 골키퍼를 희망했다. 하지만 축구테스트에는 점프력을 제외하고 볼트래핑과 리프팅 등에서 모두 애매한 모습을 보였다. 이선규는 이동국과 김용만에게 2표를 얻는 데 그쳐서 아쉽게 탈락했다.
안정환은 "시즌1 당시의 김요한보다는 낫다. 하지만 지금 저희는 짧은 기간 안에 빨리 발전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즉시전력감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선규는 "은퇴하고 현역 시절 유니폼을 찾으면서 오랜만에 현역 시절의 기분을 느껴서 좋았다. 앞으로 새로운 것도 도전해보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얼음 위의 안정환'이라는 수식어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안진휘가 등장했다. 안정환과 영문 이니셜(A.J.H)이 같고,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결정력에서 닮았다는 인연을 소개했다. 평창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큰 무대에서 강팀들을 상대로 득점을 한 한국 선수는 안진휘가 유일하다고.
안진휘는 본업인 아이스하키에서와 마찬가지로 공격 포지션을 지망하며, 어쩌다벤져스의 기존 공격수들이 찬스를 만들어줘도 "밥상을 엎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도발했다. 하체근력에 자신감을 보인 안진휘는 발씨름으로 모태범-박태환을 연이어 제압하고 이장군과는 접전 끝에 아쉽게 석패했다.
이어진 인간 벽 돌파 시범에서는 어쩌다벤져스 멤버 6인을 뚫고 안으로 파고들어가며 아이스하키 출신다운 몸싸움 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동국이 가세한 2라운드에서는 이동국의 공격적인 열정 수비에 막혀 실패했다. 이동국은 몸싸움 도중 쓰러진 김태술의 뒷덜미를 잡고 강제로 일으켜세우는 등 광기(?)에 가까운 승부욕으로 안진휘를 당황하게했다.
안진휘는 축구 테스트에 준수한 발재간과 함께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몸을 사리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심사위원들은 포트트릭으로 안진휘를 합격시키며 몸싸움과 적극적인 태도에 호평을 보냈다.
'전국 제패' 무리한 콘셉트 고집할 필요있나?
지난해 8월 방송을 시작한 어쩌다벤져스는 생활축구 전국제패에 도전장을 던지며 야심차게 출항했으나, 최근들어 계속된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팀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안드레 진, 윤동식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잠정 하차한 상태이고, 본업이 따로 있는 현역 선수들은 개인 사정상 팀에 꾸준히 합류하기가 어렵다. 어쩌다벤져스의 전국도장깨기 프로젝트는 선수 부족으로 시작 첫 주만에 중단된 상태다.
결국 안정환은 최근 어쩌다벤져스의 전면적인 리빌딩을 선언하며 2차 오디션으로 인한 선수수급은 물론, 기존 선수들의 포지션 경쟁도 원점에서 새롭게 시작했다. 1차오디션에서 발굴한 이장군이나 강칠구, 김준현처럼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 스타들의 매력을 발굴한다는 점, 방영기간이 길어지며 다소 식상하고 정체되어가던 팀분위기에게 활력을 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다.
다만 한편으로 프로도 아닌 아닌 생활축구팀을 표방한 어쩌다벤져스가 굳이 전국 제패라는 무리한 콘셉트를 계속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는 아쉬움이 남는다. 멤버들의 연령대가 높고 은퇴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시즌1에서도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이지만, 시즌2에 접어들며 가뜩이나 얇은 선수층에 부상자 속출로 팀을 정상적으로 꾸리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른 것은 문제가 있다.
시즌 2의 어쩌다벤져스는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도 다수다. 몸이 재산인 선수들이 방송중에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본업까지 지장이 크다. 심지어 마포구 대회 출전 당시에는 안드레 진이 럭비 국가대표 해외 경기 일정과 맞물려 뒤늦게 합류하여 시차 적응이나 몸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경기에 나섰다가 결국 부상을 초래하는 모습도 나왔다. 이형택이나 김태술은 은퇴 선수지만, 프로그램 출연 중 장기 부상을 당하며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야 했다. 뭉찬은 어디까지나 '스포츠 예능'일 뿐인데, 방송을 이유로 선수들을 희생시키거나 무리한 부담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
두 번째 오디션에서는 촉박한 방송 일정상 단기간의 팀 전력강화를 위하여 즉시전력감 선수들만을 찾다보니, 아무래도 나이가 많거나 은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배재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즐기는 생활축구의 재미와 스포츠 레전드들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다는 취지가 언제부터인가 무색해지고, 조급하고 무리한 성적 목표를 내세우며 출연자들을 부상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왕 <뭉찬2>가 리빌딩을 선언한 이상,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와 올바른 방향성에 대해서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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