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먹방로드'.. 언론의 부끄러운 '식사정치' 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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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에 등장한 윤석열 당선자의 식사 메뉴와 동행인(3/10~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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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자에게는 '맛집을 섭렵한 대통령', '음식에 진심인 윤석열'이란 수식어가, 식당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인증 맛집'이란 표현까지 붙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석열 당선자의 '식사정치'를 보도하고 있는 언론의 문제는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언론은 지난 4주간, 윤석열 당선자가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꾸준히 보도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자의 첫날 행보부터 음식 이야기가 등장했는데요. 채널A <아는 기자/윤 당선인, 첫날 공식일정 9개>(3월 10일 송찬욱 기자)는 대선 후 국민의힘 지도부 체제를 해설하며 "오늘 윤 당선인은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도시락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식사가 주된 기사거리라기보다는 다른 소식과 함께 언급되는 정도였습니다.
3월 셋째 주, 윤석열 당선자가 적극 점심식사 공개행보에 나서면서 언론도 더 적극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뉴스1 <윤당선인 오늘도 '점심 정치'…국힘 지도부와 육개장·냉면·갈비로 '당당회동'>(3월 18일 박기범·김유승 기자)은 윤 당선자가 "집무실이 마련된 이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공개' 점심 자리를 가졌다"며 "14일 서울 남대문시장 방문에서 윤 당선인은 상인연합회 관계자들과 시장 내 국밥집에서 '꼬리곰탕'을 먹었"는데 "직접 수저를 놓아주고, 국밥이 나오자 후추를 직접 뿌려주는 등 소통 행보를 보였"다고 소개했습니다.
"15일에는 경북·강원 동부 산불 사고 당시 진압대 등에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 한 중식당에서 관계자들과 '짬뽕'을", "16일에는 집무실 인근 한 식당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 서일준 비서실장 등과 김치찌개를", "17일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장, 장제원 실장 등과 집무실 인근 한 이탈리안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3월 18일에는 "육개장, 냉면과 갈비"를 국민의힘 지도부와 먹었다며 "당 지도부와 단합을 위한 자리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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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당선자의 식사 내용을 알 수 있는 기사 목록 (3/10~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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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까지 얼마나 구체적인지 기사만 보고 있어도 윤석열 당선자의 식단표를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윤 당선자는 3월 20일, 집무실 용산 이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연합뉴스 <윤 "백악관처럼…내가 토리 데리고 다니면 만남의 광장 될 것">(3월 20일 이유미 기자)은 기자회견 뒤 "윤 당선인은 인수위 사무실 인근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수제비를 먹고서 경복궁 주변을 산책"했으며 "윤한홍, 이철규 의원 등 참모들이" 동행했다고 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의 회동에서는 더 자세한 음식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뉴시스 <문·윤, '레드 와인' 만찬…봄나물비빔밥·탕평채로 식사>(3월 28일 김진아 기자)는 "만찬주는 레드 와인이"며 "'화합·통합'을 상징하는 봄나물비빔밥과 탕평채", "주꾸미·새조개·전복 등 계절 해산물 냉채와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 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더덕구이"가 제공되며 "밑반찬으로는 배추김치와 오이소박이가, 후식으로는 과일과 수정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나온 윤 당선자 발언 하나하나 자세히 등장한 기사도 있습니다. 중앙일보 <"물가 못잡는 정권은 버림받는다" 초선에 털어놓은 윤의 고민>(3월 31일 김기정·박태인·성지원 기자)은 윤 당선자가 국민의힘 초선 의원 7명과 식사 자리에서 한 발언을 기사화 하면서 "평소 검사 시절 이 고깃집을 자주 찾았다는 윤 당선인은 '여기 항정살 없어요? 이 집 항정살 맛있는데…'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바로 이어 "점심메뉴는 소고기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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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당선자가 방문한 음식점에 직접 찾아가 ‘먹방’ 영상을 찍은 이투데이(4/1) |
| ⓒ 이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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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윤 당선자 사진에 ‘고심’이라고 표현한 뉴스1(3/25) |
| ⓒ 뉴스1 |
'식사정치' 윤 당선자가 처음도 아니다
대통령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시민들과 함께 식사하거나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과 식사하는 게 윤석열 당선자만의 특이한 행보도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2017년 포항 지진 발생 당시 직접 지역을 방문해 자원봉사자들과 점심식사를 해 연합뉴스가 "피해복구를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한 뒤 오찬을 함께했다"고 전했으며, 취임 2주년을 앞두고는 다양한 성향의 사회원로들과 간담회를 해 경향신문이 "사회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점심식사를 한 데 대해 아시아투데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인 대표 7명과 근처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면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부의 적극적 대응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정치인이 식사를 함께 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민생을 챙기며 상대 진영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윤석열 당선자는 주로 인수위원회나 국민의힘 관계자들과 식사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봐도 소통을 위한 '식사정치'라기 보다는 업무를 하면서 관계자들과 점심을 먹은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언론은 '식사정치', '소통 정치'라며 윤 당선자의 행보를 추켜세웠고, 식당을 찾아가 르포 기사까지 써내는 정성을 보였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2년 3월 10일~4월 5일 '윤석열'을 키워드로 포털 네이버에서 검색한 기사 전체
*보고서 전문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http://www.ccdm.or.kr/xe/watch/311065)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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