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만원중 포장값만 60만원..'예쁜 쓰레기' 쏟는 샤넬의 궤변 [패션, 지구촌 재앙 됐다]
![샤넬의 어드벤트 캘린더는 포장값만 60만원쯤으로 '예쁜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출시되자마자 동이 났다. [사진 샤넬코리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1/10/joongang/20220110113033954sukg.jpg)
지난달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Advent Calender)’를 선보이며 명품 브랜드 과포장 실태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어드벤트 캘린더란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하루에 선물 한 개를 열어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놀이용 달력이다. 샤넬은 처음으로 이 달력을 선보이면서 빈약한 구성품과 과도한 가격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달력 안에 든 선물 27개 중 정상 제품은 립스틱·핸드크림·향수(35mL) 정도. 18개에선 샤넬 스티커와 샤넬 노끈 팔찌 등이 나와 소비자를 당혹스럽게 했다. 달력의 가격은 95만5000원. 업계에선 본품 가격을 제하면 포장값만 60만원이라는 계산을 내놓았다. 일종의 ‘예쁜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이 달력은 샤넬이라는 이유만으로 출시되자마자 동이 났다. 샤넬 측은 “판매된 어드벤트 캘린더의 수량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겹겹 포장, ‘예쁜 쓰레기’ 홍수

명품 브랜드는 최근 앞다퉈 탄소배출량 감소 목표치를 공개하며 친환경 기업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지속가능성과 거리가 먼 마케팅을 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친환경의 탈을 쓴 그린워싱(green washing)에 불과하다는 지적 나온다. 그린워싱이란 ‘위장환경주의’로,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기업이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해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마케팅 전략을 가리킨다.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굿온유’에 따르면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뿐 아니라 프라다·디올·셀린·까르띠에·미우미우·발렌티노·티파니 등은 5점 만점에 1~2점 정도에 해당하는 ‘충분하지 않다(not good enough)’는 평가를 받았다. 톰브라운·메종키츠네·막스마라와 A.P.C 등은 0~1점으로 최악의 등급에 속했다.
샤넬은 2020년에 ‘샤넬 미션 1.5°C’를 발표하기도 했다.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 50%로 줄이고, 2025년까지 100% 재생 가능 전력으로 사업을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세부 계획이 무엇인지는 불투명하고, 추상적이다.
고은주 연세대 의류환경학과 교수는 “샤넬은 녹색채권(그린본드·기후변화 대응이나 친환경 사업에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발행했으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퍼포먼스(활동)가 발표되지 않아 평가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버버리의 경우 녹색채권에 대한 적극적인 실행 보고서를 통해 진행 상황을 공유하지만, 100% 불이행시 돌아오는 불이익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덧붙였다.
가방 때문에 도살되는 도마뱀
![구찌(왼쪽)와 루이비통의 파이톤(비단뱀) 뱀피 가방. 페타(PETA)는 두 브랜드가 잔인한 방식으로 파충류를 도살하는 인도네시아의 한 공장으로부터 가죽을 제공받는다고 밝혔다. [사진 각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1/10/joongang/20220110194321396xoba.jpg)
100년 된 나무와 빙산으로 꾸민 런웨이

샤넬은 2018년 100년 된 나무를 잘라 패션쇼 무대에 전시해 환경단체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당시 무대는 숲 속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이끼로 뒤덮인 높이 10m의 참나무 12그루를 심고, 바닥엔 수 t에 달하는 낙엽을 깔았다. 관람객 벤치도 진짜 나무를 베어 만들었다. 앞서 샤넬은 겨울 분위기를 내기 위해 265t 빙산을 스웨덴에서 공수해 무대를 꾸민 적도 있다. 천재적인 연출이라는 호평을 받았지만, 20분짜리 무대를 위해 환경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프랑스 환경단체 프랑스자연환경(FNE)은 “샤넬은 환경 보호를 외면한 채 초록(친환경)의 이미지만 부각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명품업계 팝업 스토어도 불필요한 자원 낭비 사례로 꼽힌다. 2~4주 이후 사라지는 공간이지만 브랜드간 경쟁으로, 매번 더 화려한 인테리어를 앞세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이제 팝업은 거의 모든 브랜드가 하는 마케팅 이벤트가 된 만큼, 명품 브랜드는 차별화를 위해 팝업에 갈수록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인테리어에 수억원을 쓰는 건 기본이고, 포토존·예술품까지 설치하지만, 팝업 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철거한다”고 말했다.
싸게 파느니, 태워버리자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활동가는 “영국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재고 상품 소각으로 인한 추가 탄소배출과 대기오염원 방출을 고려하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배가 된다”며 “재고 의류가 소각될 시 대기 중에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의류와 직물 처리에 사용된 수많은 종류의 화학물질이 방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영선·배정원·김연주 기자 azul@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용진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군대 안 갔으면 멸공 못하나"
- '보이콧 정용진' 확산 속…"스타벅스 불매" 선언한 이재명측 대변인
- [단독]'친정' 삼성에 특허소송 낸 그 "악감정 없다, 내 일을 할 뿐"
- "삼팔광땡 하다 쫄딱 망했다"는 조영남, 재판관 빵터뜨린 사연
- [단독] 이젠 술도 칼로리 표시한다…가장 열량 낮은 소주는
- "영탁측 150억 요구, 허위 아니다"…예천양조 무혐의 결론
- [단독] 안철수 최측근 만난 홍준표 "2017년 대선 재현할 생각 말라"
- [단독] "떡볶이집이 3000만원" 임대료 6배 대관령휴게소 비밀
- 응급실서 '가슴 쿵쿵' 취객 몰린 남성, 가슴에 '시한폭탄' 있었다
- "일본 규슈 화산 폭발시 하루 안에 1억2000만명 다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