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갑부들은 뉴욕 부동산 '줍줍'..1채에 평균 100억원 초호화 주택 호황

박용범 2022. 1. 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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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REPORT]

미국 뉴욕 맨해튼 57번가는 ‘억만장자의 거리(Billionaires' Row)’라고 불린다. 뉴욕을 상징하는 센트럴파크가 바로 앞에 있고 최고급 콘도(등기가 가능한 아파트로 레저시설인 한국식 콘도와 다른 개념)와 명품 매장이 몰려 있다. 최근 10년여 사이에 주변 공중권을 사들여 높이 올린 젓가락 같은 초고층 건물이 여럿 들어섰다.

그중에서도 왕중왕은 센트럴파크타워(Central Park Tower·CPT)라는 콘도다. 높이가 472m로 상업용이 아닌 주거용 빌딩 중 세계 최고층 빌딩이다. 131층에 달하지만 워낙 좁고 높게 올린 건물이다 보니 규모가 총 179가구에 불과하다. 7층까지는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Nordstrom)이 연결돼 있다.

높이가 472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빌딩인 센트럴파크타워가 센트럴파크를 가로질러 보인다. (센트럴파크타워 홈페이지 제공)

▶초호화 주택 매매 1877건 전년比 3배

한국 슈퍼리치들, 맨해튼서 큰손 대접

최근 CPT를 직접 방문해서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유닛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센트럴파크가 한눈에 들어오는 환상적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었다. 건물 곳곳이 아직 마감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인데 수십 가구는 입주해서 살고 있다.

이 콘도는 주로 2~5개 침실로 구성돼 있다. 침실 개수가 같아도 층·향에 따라 가격이 660만~9500만달러(약 79억~1140억원)로 천차만별이다. 가장 인기 있는 3베드룸 매물 가격은 3.3㎡당 1억6600만~2억8000만원 꼴이다.

이 콘도를 소개하는 이유는 최근 한국인을 비롯한 슈퍼리치들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뿐 아니다. 한국인들은 허드슨 야드 등 맨해튼 곳곳의 고급 콘도를 사들이는 주요 큰손으로 꼽힌다.

뉴욕이 다시 살아나며 주거용 부동산이 바닥을 쳤다고 본 투자자들은 결정이 신속했다. ‘원 맨해튼’ ‘워터라인 스퀘어’ 등 팬데믹 전에 완공된 신축 콘도면서 20년 장기 세제 혜택이 있는 매물들에도 투자자가 몰려들었다. 2020년 초까지 한창 분양 중이던 이들 고급 콘도는 팬데믹이 터지자 분양이 올스톱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그해 말부터 저점이라고 본 투자자들이 매수에 다시 나섰고 2021년 봄 이후에 이런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 3월 허드슨 야드의 고급 콘도를 매입한 A씨는 “뉴욕 맨해튼에서 100만달러 이상 고급 주택 구입 시 호화 주택세(mansion tax)를 내야 하는데 이런 세금을 분양 회사가 대납해줬다”며 “당시만 해도 회복이 불투명했기 때문에 미분양 매물을 좋은 조건으로 매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서 이런 매수세가 나타나며 2021년 뉴욕 초고가 주택 판매는 역대 최대 호황을 기록했다.

뉴욕 부동산 중개 기업 올샨리얼티(Olshan Realty)에 따르면 2021년 뉴욕에서 400만달러(약 48억원) 이상 초호화 주택은 1877채가 거래됐다. 총 거래액은 159억1238만달러로 1채당 평균 848만달러(약 101억7000만원)를 기록했다. 2020년 645채, 50억8300만달러에 비해서 3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최근 가장 호황이었던 시기는 2014년으로 112억5600만달러어치 주택 1340채가 거래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글로벌 슈퍼리치들은 2021년을 뉴욕 럭셔리 부동산 매입 기회로 본 셈이다. 이런 콘도들은 환금성이 좋고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용으로 구입한 수요가 많다. 물론 슈퍼리치 중에는 뉴욕에 올 때마다 호텔에 머무르지 않고 프라이빗한 공간을 갖고자 매입한 수요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추세는 2022년에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 전망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1호 (2022.01.05~2021.0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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