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세계최대 항공기 므리야..우크라 '꿈'안고 토이로 부활

배재성 2022. 4. 1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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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판대에 진열된 봉제인형 재블린과 므리야. 사진 SNS 캡처

러시아 공습으로 파괴된 세계 최대의 수송기 항공기 ‘안토노프-225 므리야’(Мрія, Mriya)가 부활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업체가 아이들을 위한 봉제 인형으로 만들면서다.

17일(현지시간) EFE 통신 소속 기자 올가 토카리우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의 새 장난감”이라고 소개하며 가판대에 진열된 미국 대전차 유도무기 재블린과 항공기 므리야 인형 사진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인형을 샀다며 “모든 어린이는 꿈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므리야는 우크라이나어로 ‘꿈’을 뜻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므리야의 파괴 소식을 전할 때마다 “러시아가 비행기는 부술 수 있어도, 우리의 꿈은 부수지 못한다”고 밝혀왔다.

An-225므리야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 개전 나흘만에 28일 러시아 공군이 호스토멜 비행장을 급습해 파괴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꺾기 위해 므리야를 파괴하는 데 주력했다. 우크라이나도 이를 파악하고 지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므리야가 파괴됐다는 소식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의해 먼저 알려졌다. 지난 2월 28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므리야가 러시아 침략자들에 의해 파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의해 파괴된 AN-225는 러시아의 전신인 구소련의 안토노프사가 1998년에 만든 초대형 수송기다.

AN-225는 약 250t의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크기 도 길이 84m, 날개폭 88.4m에 달한다. 터보팬 엔진 6개와 28개 바퀴를 갖춰 군용 화물 공수에 쓰이기도 했다. 타국 위기상황에 지원물품을 공수하는 용도로 고안돼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구호품을 전달하고, 코로나19 초기에도 의료물품을 수송하는 데 쓰였다.

지난 2020년 8월 An-225 화물기가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모습 [AFP=연합]

원래 소련의 우주왕복선인 ‘부란’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진 므리야는 소련이 해체한 뒤 우크라이나 정부에 소유권이 넘어가 화물기로 사용돼왔다.

같은 기종이 단 한대만 만들어진 탓에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한 대뿐인 ‘세계 최대’ 수송기를 갖게 된 셈이다. 때문에 므리야는 우크라이나의 상징과 같은 비행기가 되어 국경일 행사 등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많은 우크라이나 국민도 므리야의 이착륙이 예정된 날이면 공항을 찾아 므리야가 비행하는 모습을 구경하곤 했다. 이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서 므리야가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세계 최대 화물기 안토노프 An-225 므리야의 잔해 및 부서진 격납고 앞에서 우크라이나 장병들이 국기를 든 채 전의를 다지는 모습. 사진 SNS 캡처


안토노프 공항을 탈환한 우크라이나 병사들도 그랬다. 이들은 므리야가 더는 날 수 없음을 알면서도, 파괴된 므리야 앞에서 국기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항전의 의지를 다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사진을 공유하며 “러시아 침략자들이 우리 비행기는 부쉈어도 우리 꿈은 못 부술 것”이라며 전의를 다졌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영 방산업체 우크로보론프롬사는므리야를 복원할 것이며 여기에 5년간 우리 돈 약 3조6200억 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 과제는 우크라이나 항공과 화물에 고의적 피해를 입힌 러시아가 비용을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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