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발랄·용맹..별별 호랑이 다 모였다

이은주 2022. 1. 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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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의 호작고우(虎鵲故友)중 일부. 수채화용 캔버스, 먹과 호분, 분채, 2021. [사진 갤러리세인]

예로부터 호랑이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존재로 여겨져 새해 호랑이 그림을 집 대문 밖에 붙이곤 했다. 호랑이의 힘찬 기운을 빌려 재앙과 역병을 물리치고자 한 선조들의 뜻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간절한 때다.

새해를 맞아 서울 청담동 건물 2층의 작은 갤러리 전시장에 별별 호랑이가 다 모였다. 달빛을 받으며 숲길을 내려오는 호랑이도, 민들레 홀씨 배경에 파묻혀 웃는 호랑이도 있다. 임인년(壬寅年) 호랑이해를 맞아 우리 시대 작가 10명의 호랑이 소재 회화, 조각, 서예, 전각, 공예 작품 전시가 6일부터 열린다. 갤러리세인의 기획전 ‘임인년, 어흥! 호랑이 나온다’에서다.

장미경, 붉은줄무늬호랑이, 19x44x40㎝, 세라믹, 2021. [사진 갤러리세인]
신태수, 아기 호랑이 꽃그물에 갇히다, 91x61cm, 한지에 먹과 채색, 2022.[갤러리세인]

먼저 6~15일 1부 전시에선 김정연, 백서진, 신태수, 이태호(명지대 명예교수), 장미경 작가 작품을 볼 수 있다. 동양 채색화 작업을 해온 김정연의 호랑이와 까치 그림은 현대 작가가 민화를 어떻게 재해석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호랑이와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까치를 한 화면에 담아 절제된 색과 세밀한 붓질로 채색화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경북 안동에서 작업하는 작가 신태수는 호랑이를 소재로 전통 회화와 민화, 팝아트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호호상념(虎虎想念)’과 ‘백호(白虎)’가 호랑이의 강인한 골격과 강렬한 눈빛으로 한 해를 향한 힘찬 염원을 표현했다면, ‘아기 호랑이 꽃그물에 갇히다’는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기원을 보여준다.

장미경의 호랑이 캐릭터 도자 조각 작품. [사진 갤러리세인]
김정연, 소원을 말해봐,수채화용 캔버스,,먹,호분,분채, 지름 40cm, 2021.[사진 이은주]
오는 18일부터 2부 전시에서 전시될 얀윤모 회화. [갤러리세인]

백서진의 호랑이는 용맹하면서도 자애롭다. 전통 회화 기법을 능란하게 구사하면서도, 달빛이나 나비를 각각 꽃, 호랑이와 함께 담아낸 화면 구성으로 현대적인 감성을 더했다. 백서진은 중국 항저우 중국미술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저장성 저장대에서 강의하는 작가다.

미술사학자이자 평론가인 이태호(명지대 석좌교수)는 역사 문헌 등에서 찾은 호랑이 모습을 화면에 자유롭게 담아냈다. 이론저문가이지만 정년 퇴임 후 꾸준히 드로잉 작업을 해오며 다진 솜씨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 ‘푸른 호랑이’ ‘고구려 넝쿨무늬와 호랑이 얼굴’ ‘까망 호랑이’ 등 3점을 내놨다. 정영숙 갤러리세인 대표는 “이태호는 역사와 문화, 문헌에서 찾은 내용을 조형화하는데 탁월하다”고 소개했다.

도예를 전공한 장미경은 유머러스하게 호랑이 형상을 조형화한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높이 70㎝ 미만의 캐릭터 도자 조각이다.

18~27일 2부 전시에는 손동준, 안윤모, 한지민, 김성복, 오제성 작품이 소개된다. 정 대표는 “호랑이의 힘찬 기상을 빌려 멈추지 말고 달려 위기를 벗어나자는 뜻에서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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