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경험을 팝니다..주목해볼 요즘 플래그십 스토어

이승연 2022. 2. 1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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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과거 제품 전시에만 주력하던 성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제품을 효율적으로 체험하는 공간과 함께 또 최근 이슈인 메타버스 속에서 구현한 버추어 스토어까지, 요즘 핫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소개한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매장이 있다. 대한제분 ‘곰표’가 지난해 11월1일, 단 하루 선보였던 플래그십 팝업 스토어가 그것. 해당 스토어는 해발 300m 소래산 꼭대기에 세워졌다고 알려졌다. 찾기도 힘든 산 꼭대기. 이곳에 세워진 팝업 스토어가 뒤늦게나마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날 소래산 곰표 스토어를 찾으려면 특별한 규칙을 지켜야 했다. 바로 스토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소래산 초입에서 나눠주는 ‘곰표 포대자루’를 가지고 산을 오르는 동안 쓰레기를 주워 담아 산 정상에 위치한 곰표 굿즈 하우스, 일명 ‘플로깅 하우스’에서 굿즈를 교환해주는 방식을 세운 것. 해당 이벤트는 오픈 몇 시간 만에 수백 개의 굿즈가 모두 교환됐다고 알려졌다.

이 같은 플래그십 스토어가 화제가 된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곰표 굿즈의 경우 출시하자마자 오픈런과 웨이팅을 하게 만들 정도의 화제가 된, 소위 ‘인싸템’이었다는 점이다. 스토어엔 기존 구하기 힘들거나 솔드아웃된 곰표 굿즈(패딩이나 의류, 가방, 식품 등)들도 준비돼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곰표가 ‘특별한 힘을 선하게 쓰자’는 마케팅 목표가 있었다는 점이다.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과 결합한 환경 마케팅은, 환경 이슈에 민감하고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2030세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덧붙여 산에서 진행된 친환경 마케팅인 만큼 플로깅 하우스 역시 해당 부스를 나무와 천, 최소한의 자재를 사용해 만들었으며 재사용이 가능하게 설계되었다.

코로라19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과 서비스가 활성화되며 오프라인 공간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는 요즘, 이제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얼마나 기발한 콘셉트의 공간으로 꾸미는가에 주력하고 있다. 브랜드의 특성을 살리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체험 포인트, 화려한 인테리어 등으로 차별점을 내세운, 다른 플래그십 스토어들도 찾아보았다.

▶한옥의 매력을 담았다, 북촌 설화수의 집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한옥 마을 특유의 정갈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북촌에 뷰티 브랜드 설화수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기존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가 럭셔리한 분위기를 뽐냈다면, ‘북촌 설화수의 집’은 한국적인 전통 가치와 아름다움을 동시대적 해석으로 빚어낸 설화수의 미학을 담아낸 공간이다. 1930년대 한옥에서 1960년대 양옥까지 약 300m 남짓의 거리를 따라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진화해온 가치 있는 시간들이 공간 곳곳에 펼쳐져 있다. 공간은 지하 1층의 양옥, 1층 양옥, 한옥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한옥 형태의 문을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모던 한옥의 형태가 보인다. 일부 공간은 통창으로 되어 있어 내부 디자인과 어우러진 ‘열린 한옥’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하 1층 양옥 공간은 설화수의 리테일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전용 상품과, 제품의 서사를 담고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한옥에서 양옥의 중정, 다시 정원으로 이어져 사람들은 설화수 제품 라인을 콘셉트로 꾸민 공간에서 제품을 체험해보기도 하고, 공간을 포토존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지상 1층 한옥에서는 설화수의 취향이 담긴 글, 음악, 소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의 볼거리를 살린 건 실란 제품 컬렉션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한국 전통 문양과 공예 기술을 소개하고, 보존, 계승하기 위해 설화수는 전통 소재 및 기법을 테마로 한 디자인의 실란 컬렉션을 매년 선보이고 있다.

그 밖에도 설화수의 헤리티지와 미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양옥 공간에서는 갤러리, 응접실, 살롱 등에서도 휴식을 취하거나 제품을 느긋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전통과 현대의 멋이 한데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구성했으며, 공간마다 정원으로도 쉽게 이어져 있어 관람객들 역시 이곳에서 한적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조선의 미학을 형상화한 백자 콘셉트의 플래그십 스토어 전용 상품 등도 눈에 띈다. 특히 별도 공간으로 마련된 오설록 티 하우스는 SNS에서 각종 방문 후기를 양성하고 있는 공간. 탁 트인 공간에서 맛보는 차와, 디저트로 눈과 입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티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나의 취향에 맞는 차를 찾아볼 수도 있다.

Info 위치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47 운영 시간 10:00~20:00 휴무 첫 번째 월요일 및 1월1일, 명절 당일 휴무

▶라면덕후들의 성지, 88라면스테이지

인스턴트의 대명사이자, 한국인의 국민 식품 ‘라면’. 라면을 좋아하는 라면 덕후들을 위한 공간이 지난 1월, 여의도에 열렸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위치한 ‘88라면스테이지’는 200여 종의 국내외 라면과 밀키트를 선보이고 있다.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원바이 위쿡(1 by WECOOK) 매장에 위치한 이곳은 공유주방 스타트업 ‘위쿡’이 만든 공간으로, ‘원바이 위쿡’은 알려지지 않았던 푸드 브랜드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스토리텔링 공간을 지향하는 브랜드다. ‘88라면스테이지’는 그야말로 우리가 쉽게 먹고 즐겼던 라면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그 누구보다 라면에 진심’인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마치 도서관을 연상시키듯 높게 세워진 진열대다. 국내 대표적인 라면 브랜드 농심, 삼양, 팔도, 오뚜기의 제품부터, 해외 라면 제품들(일본, 베트남 등)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한국 라면의 연대기를 소개하는 한쪽 벽의 포스터나, 쿠킹 타이머, 1회용 캠핑 냄비, 아기자기한 라면 모양의 슬리퍼 뱃지와 마그넷, 젓가락, 그릇 등의 라면 굿즈는 구경꾼들의 인기 아이템. 한편, 스토어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선 라면 모양의 디저트, ‘88라면 케이크 짜장면’, ‘망고&패션프룻’, 티라미수 등을 판매하고 있어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충분히 호기심 넘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공간이다. ‘88라면스테이지’는 오는 4월30일까지 문을 연다.

Info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현대 서울 B1

▶오뚜기의 모습은 잊어라, 롤리폴리 꼬또

(위)롤리폴리 꼬또(사진 오뚜기) (아래)오뚜기×그램퍼스 콜라보(사진 그램퍼스 공식 유튜브 갈무리)
선정릉에 위치한 ‘롤리폴리 꼬또(Roly-Poly Cotto)’. 마치 주변과 동떨어진 듯한 분위기를 내뿜는 이곳은 붉은색 벽돌의 외관과 곳곳에 어우러진 노란 설치물들로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독특한 이름새 때문에 이곳이 어느날 갑자기 생긴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아는 식품 브랜드 오뚜기가 문을 연 체험 공간 겸 플래그십 스토어다. 영어 ‘Roly-Poly오뚝이’와 이탈리아어 ‘Cotto식당’라는 단어를 이름으로 사용한 이곳은, 오뚝이 정신과 오뚜기 브랜드의 세계관을 담고 있다. 내부는 300평 규모(약 990㎡)의 오픈형 키친과 취식 공간, 조형물이 설치된 외부 테라스 정원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선 오뚜기의 굿즈와, 제품을 응용한 음식도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주력 메뉴는 카레와 라면. 이곳을 찾는 이들이 오랜 웨이팅을 감수하게 할 만큼 유명세를 탄 메뉴 ‘우삼겹&파채 라면’은 진라면을 베이스로 활용한 라면이다. 또 SNS 레시피로 화제가 된 순두면 라면과 쇠고기 카레, 스프카레 with 코코넛밀크 카레, 드라이 카레, 명란크림 라면, 타바 with 토마토 등의 식사 메뉴와 음료, 디저트 등도 준비돼 있다.

최근 흥미로운 소식도 들려왔다. 롤리폴리 꼬또가 오픈한 지 1년이 넘으면서, 최근 캐주얼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 ‘마이리틀셰프’(제작 그램퍼스)와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것. ‘마이리틀셰프’는 스테이지를 ‘월드’로 구성해 다양한 요리 매장에서 요리를 만들어 파는 게임으로, 지난 12월부터 ‘마이리틀셰프’ 내 45번째 신규 레스토랑 ‘롤리폴리 꼬또’ 콘텐츠가 오픈했다. 실제 선정릉 매장의 모습을 본 딴 듯한 가게 디자인부터, 오뚜기의 제품(케첩, 마요네즈, 라면, 핫도그 칠리미트 등)을 새롭게 해석한 메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 독특한 재미를 살리기도 했다.

Info 위치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51길 19 운영 시간 11:00~21:00(15:00~17:00 브레이크 타임)

휴무 매주 일요일, 명절

▶비건 레스토랑 농심 '포리스트 키친'

농심 베지가든 레스토랑 메뉴(사진 농심)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2021년 250만 명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대체육 시장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농심에서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레스토랑 이름은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의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이다. 오는 4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 예정으로, 농심이 그간 베지가든 제품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와 전문 셰프가 개발한 메뉴를 결합해 선보일 예정이다.

베지가든 대체육은 농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농심은 이를 활용해 개발한 애피타이저와 플래터, 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사이드메뉴, 디저트 등 총 20여 개의 메뉴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치즈 퐁듀 플래터’, ‘리가토니 라구’, ‘가지 라자냐’, ‘멕시칸 타코 랩’, ‘더블치즈 아보카도 버거’ 등 5종.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친환경·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건 푸드가 친환경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농심이 선보이는 비건 레스토랑 역시 차별화된 맛과 경험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를 높이고 있다.

▶가상 공간에 연 플래그십 스토어

라인프렌즈 버추얼 스토어, 라인프렌즈 플레이투게더 내 버추얼 스토어(사진 라인프렌즈
라인프렌즈가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게임 ‘플레이투게더’와 협업해 디지털 놀이 공간, 버추얼 스토어를 오픈했다. ‘플레이투게더’는 동화 풍의 가상세계 ‘카이아 섬’에서 전 세계 친구들과 다양한 미니게임을 즐기고 동시에 자신의 공간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소셜 게임이다. 지난 10월 기준 글로벌 6000만 누적 다운로드 및 일일 이용자 수 4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차세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각광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라인프렌즈는 이번 협업을 통해 ‘플레이투게더’의 메인 광장에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3D로 구현한 버추얼 스토어를 오픈, 버추얼 공연장, 미끄럼틀, 트램펄린 놀이터, 팝콘가게 등 디지털 테마파크를 콘셉트로 꾸민 공간을 선보였다. 또한 전 세계 라인프렌즈 팬 및 게임 유저들을 위해 ‘브라운앤프렌즈’(BROWN & FRIENDS) IP로 디자인된 디지털 상품, 코스튬, 백팩 등 패션 소품과, 유저 개인 공간인 집을 꾸밀 수 있는 가구 등도 판매하고 있다. 라인프렌즈는 향후 BT21, TRUZ 등 자사의 글로벌 인기 IP를 활용한 새로운 디지털 상품 및 즐길 거리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최근 버추얼 스토어가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에게 메타버스 속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이 되면서, 라인프렌즈뿐만 아니라 크리스찬 루부탱, 랑콤 등 뷰티, 패션 브랜드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버추어 스토어를 오픈해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글 시티라이프 이승연 기자 일러스트 포토파크 사진 이승연, 매경DB, 곰표, 오뚜기, 그램퍼스, 농심, 라인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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