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소련 침공에 '무덤' 된 조국 떠올라" 아프간 여고생 눈물
“40년 전 우리가 겪은 아픔이 우크라이나에도….”
서울에 사는 여고생 압둘 나히드(18)는 최근 뉴스에서 우크라이나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쓰리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역엔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나히드에게 이런 상황이 남 일 같지 않은 것은 조국 아프가니스탄이 떠올라서다. 그는 전쟁을 피해 10년 전 부모와 함께 한국에 왔다. 인도적 체류자로 한국에 머무를 수 있었다. 지난 10일 나히드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편지를 썼다. 한국어로 씌어진 A4 한 장 분량 편지의 제목은 ‘평화를 열망하는 그들에게’였다.
‘제국의 무덤’ 아프간 여고생의 눈물

지난해 탈레반이 재집권하는 과정도 충격이었다고 했다. 한국의 또래 친구들이 교과서에서나 배우는 전쟁의 비극이 나히드와 가족들에겐 현실이라는 점이 서글펐다고 한다. 그는 “전쟁이 나면 노인과 여성, 아동이 가장 많이 피해를 본다”며 “나와 같은 학생을 가르쳐야 할 어른들이 권력을 잡고 무기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며 어른이 되는 게 싫어지기도 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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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에도 봄이 오길”

“고향의 여러 가게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수입 통로가 막히면서 상품 구매층이 사라졌으며 실직자가 대폭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나히드는 전했다. 공공기관 종사자도 월급을 받지 못하는 터라 한 끼만 먹으며 하루를 버티는 시민들이 많다고 한다. 견디다 못한 이들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다. 이란과 터키를 지나 유럽으로 망명길에 오르는 이들이다. 나히드는 “아프가니스탄의 겨울은 서울보다 춥다”며 “모두에게 잔혹한 겨울이 빨리 끝나고 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에도 봄이 오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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