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마케팅?①] 자막도 '마케팅'이 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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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채널은 자막 때문에 챙겨봅니다." 1990년대 중후반까지 예능프로그램에서 자막은 단순한 재미보다는 인물 등을 소개할 때 쓰이는 정도에 그쳤다.
최근엔 유튜브, OTT 등의 채널에서 편집자의 재량을 발휘한 참신한 자막이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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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 문법 제약 사라져..숫자나 기호, 이미지도 자막화
“이 채널은 자막 때문에 챙겨봅니다.”
1990년대 중후반까지 예능프로그램에서 자막은 단순한 재미보다는 인물 등을 소개할 때 쓰이는 정도에 그쳤다. 지금과 같은 ‘예능형 자막’이 입혀진 건 1995년 ‘TV파크’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시 김영희 PD가 일본 연수를 갔을 때 일본 프로그램에서 자막을 활용하는 것을 보고 도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당시에만 해도 ‘예능형 자막’은 낯설었다. “우리가 청각장애인이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담당자들이 시말서를 쓰는 웃지 못 할 일화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자막은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삽입됐고, 2000년대에 접어들자 대부분의 예능에서 자막을 사용하면서 필수요소로 정착했다.
자막은 시대를 거듭하면서 점차 진화했고, 이젠 프로그램에 재미와 의미를 더하는 독자적 콘텐츠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엔 유튜브, OTT 등의 채널에서 편집자의 재량을 발휘한 참신한 자막이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서 활용된다. 출연자의 숨소리는 물론 먹는 소리, 편집자의 속마음, 시청자의 댓글까지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것이 자막으로 활용된다.
자막을 뛰어난 마케팅 도구라는 점은, 유튜브 인기 채널의 면면을 통해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자막 맛집’으로 불리는 채널은 ‘디스커버리 서바이벌’이다. 채널은 ‘인간과 자연의 대결’ ‘생존시그널’ ‘인간 vs 야수’ ‘고독한 생존가’ 등 외국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편집해 방송한다. 다큐멘터리임에도 구독자수 135만명을 보유한 채널이 된 데에는 ‘자막’의 힘이 주효했다.

단순히 출연자의 발언을 번역해 자막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위트 있는 자막과 효과들로 하나의 예능처럼 보이도록 한다. 다큐의 사실적인 영상과 예능적 자막이 대비를 이루면서 재미는 극대화된다. 특히 ‘Man vs Wild’ 베어 그릴스 편이 압권이다. 영국 출신 탐험가 베어 그릴스의 생존 다큐 영상을 예능 스타일로 만들었는데 흔히 말하는 ‘고전 짤’부터 ‘최근 밈’까지 다양하게, 또 적절하게 사용된다.
형식, 문법에도 제약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단순히 문자로 쓰이던 자막은 출연자의 얼굴 모양을 활용해 삽입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신체 여러 부위를 활용한다. 출연자의 웃음소리를 형상화한 글자를 자막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장성규가 진행하는 ‘워크맨’도 숫자나 기호, 이미지를 자막으로 적절히 활용하면서 인기를 끈 채널이다. 해당 채널도 38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주로 예능프로그램에서 통하던 자막 마케팅은 드라마에서도 유효하다. KBS미디어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케미TV’는 ‘사랑과 전쟁’ ‘이름 없는 여자’ ‘루비반지’ 등 과거 방영됐던 드라마를 짧게 편집해 다시 송출하면서 4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사랑과 전쟁’이 가장 큰 인기 콘텐츠인데, 극중 인물의 행동에 분노하거나 황당해 하는 편집자의 감정을 가감 없이 자막으로 옮겨 적는다. 심지어 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랑과 전쟁’을 몰랐던 젊은 세대들이 다시 기존 콘텐츠를 찾아보는 효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유튜브나 OTT에서 자막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방송사 제작진 역시 자막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방송사 예능 PD는 “TV보다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방송사 운영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자막들이 시도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자사 채널뿐만 아니라 자막으로 화제가 되는 유튜브 콘텐츠들을 내부적으로 공유하면서 TV 역시 새롭고 재미있는 형식의 자막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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