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 1위' 김유영, 롯데의 왼쪽허리 책임진다
[양형석 기자]
롯데가 적지에서 LG를 완파하고 단독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2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9-4로 승리했다. 7회까지 4-4로 팽팽하게 맞서다가 8회와 9회 홈런 2방으로 대거 5득점을 올리며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낸 롯데는 LG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13승1무9패).
롯데는 포수 지시완이 4-4로 앞선 8회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렸고 홈런 단독1위 한동희도 9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작렬했다. 롯데는 선발 글렌 스파크맨이 3.2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3번째 투수 김도규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그리고 4번째 투수로 등판해 8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좌완 김유영은 시즌 8번째 홀드를 적립하며 홀드 부문 단독선두로 뛰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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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김유영 |
| ⓒ 연합뉴스 |
롯데 역시 암흑기를 끝내고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강영식과 이명우로 이어지는 듬직한 '좌완듀오'가 있었다. 강영식은 롯데의 연고선수는 아니었지만 롯데에서 11년 동안 활약하며 통산 116홀드를 기록했다. 데뷔부터 은퇴까지 롯데에서만 17년 간 활약했던 이명우도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리 수 홀드를 기록하며 롯데의 허리를 지켰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롯데 불펜의 왼쪽날개 강영식과 이명우도 어느덧 은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롯데는 2018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또 한 명의 베테랑 좌완 고효준(SSG)을 영입했다. 고효준은 2018년 2승 7홀드에 이어 2019년에는 75경기에 등판해 2승 15홀드를 기록하며 롯데 불펜의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다. 하지만 고효준이 2020년 24경기에서 단 하나의 홀드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롯데는 다시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2020년 마운드가 우완 일색이었던 롯데는 1년 내내 그 어떤 좌완투수도 홀드 기록을 올리지 못했다. 롯데는 2020 시즌을 앞두고 LG에서 방출된 121승 좌완 장원삼까지 영입했지만 장원삼은 2020년 3패 평균자책점 7.68을 기록한 후 고향팀에서 조금은 초라하게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2020년 5할 승률에 단 1승이 부족했던 롯데로서는 믿음직한 좌완 셋업맨의 부재가 대단히 아쉬운 시즌이 되고 말았다.
롯데는 작년 시즌 선발에서 고전하던 루키 김진욱이 불펜으로 내려와 34경기에서 4승 3패 8홀드 ERA 3.29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김진욱은 불펜이 아닌 선발로 키워야 할 유망주였고 강윤구(1패3홀드 ERA 8.44), 송재영(상무, 2패1홀드 ERA 13.50) 등 불펜으로 활약해야 할 좌완들의 성장은 더디기만 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올 시즌 전혀 다른 투수로 환골탈태한 김유영도 있었다.
프로데뷔 9년-20대 끝자락에 '잠재력 활짝'
롯데는 2014년 1차지명 선수로 동아대의 최영환과 경남고의 김유영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잠재력을 보고 나이가 4살 어린 김유영을 선택했다(공교롭게도 현재는 두 선수 모두 롯데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입단 초기만 해도 롯데 불펜은 워낙 강영식과 이명우의 입지가 탄탄했기 때문에 김유영은 루키 시즌 1군에서 단 5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리고 2015년엔 뜬금 없이 타자로 전향하는 소동(?)도 있었다.
2016년 짧은 방황(?)을 끝내고 다시 마운드로 돌아온 김유영은 7월 1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내는 등 46경기에서 1패 1세이브 3홀드 ERA 6.55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7년에는 40경기에서 2홀드 ERA 4.44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의미 있는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김유영은 1군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 상무 야구단에 입대하면서 두 시즌 동안 자리를 비웠다.
2020년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김유영은 12경기에서 4.9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9월 1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7.23으로 치솟았을 정도로 투구 내용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차 좌완 김진욱이 선발로 돌아가면서 롯데 불펜에서 김유영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김유영은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프로 데뷔 9년 만에 롯데 불펜의 핵심자원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부터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한 김유영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11.1이닝을 던지며 8개의 홀드를 수확하고 있다. 볼넷은 5개로 이닝에 비해 다소 많은 편이지만 삼진도 13개나 잡아낼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김유영은 29일 LG전에서도 8회 4번째 투수로 등판해 2사 후 2루타와 볼넷을 내줬지만 2사 1, 2루에서 김현수를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29일 현재 롯데의 1군 엔트리에는 14명에 달하는 많은 투수가 등록돼 있지만 그 중에서 좌완 투수는 김진욱과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 그리고 김유영 뿐이다. 김진욱과 반즈가 선발요원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펜을 이끌어 갈 좌완투수는 김유영 밖에 없다는 뜻이다. 시즌 초반 최고의 투구내용으로 롯데 불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김유영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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