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1st] 메냥, 이미 세계 최고 반열에 오른 골키퍼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마이크 메냥은 이미 세계적인 명문구단에서 세계 최고 수준 경기력을 보여주지만 묘하게 덜 언급되는 선수다.
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에서 2021-2022 이탈리아 세리에A 35라운드를 치른 밀란이 피오렌티나에 1-0 신승을 거뒀다.
메냥의 하이라이트는 후반 31분 보여준 엄청난 선방이었다. 아르투르 카브랄이 코앞에서 날린 헤딩슛을 절묘하게 쳐냈다. 위기를 넘긴 밀란은 6분 뒤 하파엘 레앙의 선제결승골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또한 크로스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리카르도 사포나라의 슛을 근처 피오렌티나 선수가 줍지 못하게 빠른 2차 동작으로 막아냈으며, 페널티 지역 가장자리에서 라인을 넘었는지 확신이 없자 손이 아닌 헤딩으로 깔끔하게 공을 빼앗는 모습도 있었다. 이런 활약을 통해 팬들이 뽑은 밀란 자체 MVP에 선정됐다.
메냥은 재능에 비해 묘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선수다. 파리생제르맹(PSG) 유소년 출신이지만 1군에 자리잡지 못해 릴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한 건 22세부터였다. 2018-2019시즌 24세 나이에 프랑스 리그앙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되며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릴이 완강하게 메냥을 지키면서 빅 리그 진출이 늦어졌다. 메냥 영입을 노리던 첼시는 2020년 리그앙에서 메냥 다음 가는 기대주였던 에두아르 멘디 영입으로 선회했다. 멘디가 먼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토트넘홋스퍼는 위고 요리스의 후계자로 점찍었다가 역시 영입에 실패했다.
2020-2021시즌 PSG를 2위로 끌어내리고 릴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이 시즌 리그 21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5대 리그 모든 골키퍼 중 1위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리그앙 최우수 골키퍼는 PSG의 케일러 나바스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여름은 첼시가 접근했을 때와 달리 계약기간이 단 1년 남았고 영입경쟁을 피할 수 있는 시기라 밀란이 단돈 1,300만 유로(약 173억 원)에 영입했다. 멘디의 이적은 비교적 조용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밀란에 합류한 뒤에도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조별리그 탈락에 그치며 딱히 빛날 기회가 없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잠잠했는데, 요리스가 프랑스의 주장으로서 다소 기량이 하락했을 때도 굳건히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요리스의 뒤를 잇는 넘버 투 자리도 노장 스티브 망당다가 오래 버텼다. 레앙은 2019년 처음 소집됐고, 2020년 10월 우크라이나를 상대한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지난해 유로 2020 명단에는 들었지만 그해 열린 A매치에 한 번도 뛰지 못했다. 통산 출장이 2회에 불과하다. 요리스 이후 주전 골키퍼가 메냥이라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지만 아직까지 훈련할 때나 모습을 보이는 신세다.
이번 시즌 메냥의 경기력은 앞선 6시즌 동안 주전이었던 돈나룸마보다 확실히 낫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돈나룸마의 최다 무실점 경기는 2020-2021시즌의 14회였는데 메냥은 이번 시즌 29경기 중 15경기 무실점으로 이미 넘어섰다. 밀란의 수비력이 센터백 시몬 키예르의 잦은 부상, 미드필더 크랑크 케시에의 컨디션 저하로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떨어졌다는 평가를 감안한다면 메냥의 존재감은 더욱 크다.
돈나룸마가 문전 방어에만 치중한 스타일인 것과 달리 메냥은 수비 범위가 넓고 빌드업에도 재능이 있다. 전진수비를 통해 상대 스루패스를 미리 끊을 수 있으며, 공중볼을 비롯한 다양한 상황에서 딱히 약점이 없다. 또한 롱 패스 성공률이 높은데, 주로 쓰는 오른발뿐 아니라 왼발로도 정확하게 날릴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최전방에 느리지만 힘 좋은 노장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또는 올리비에 지루를 기용하는 밀란에서 메냥의 킥은 가치가 높다. 지난 2월 삼프도리아전에서는 측면에서 파고드는 레앙을 향해 정확한 롱패스를 날려 프로 첫 도움을 기록했다.
메냥은 이번 시즌 선방률 80.6%(이하 'FBREF' 참고)로 주제 사(울버햄턴원더러스)에 이은 5대 리그 통합 2위다. 무실점 경기 비중은 알리송(리버풀) 등 강팀 골키펃르에게 밀려 5위다. 또한 골키퍼가 받아낸 슈팅의 선방 난이도를 빅데이터로 계산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많은 실점을 줄였는지 계산하는 'PSxG +/-' 수치에서는 마누엘 리만(보훔) 등에 이어 4위다. 크로스 직접 방어 확률은 11.9%로 9위였다.
메냥은 슈퍼스타로 발돋움하기 직전이다. 일단 세리에A 우승 가능성이 높다. 팀당 3경기씩 남은 가운데 밀란이 인테르밀란을 승점 2점차로 앞질러 선두에 오른 상태다. 또한 11월에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에는 요리스에게 프랑스 대표팀 주전 자리를 물려받을 거라는 전망이 자주 제기된다. 밀란이 인수 협상 중이라 다음 시즌 더 강화된 전력으로 UCL에서 선전할 가능성까지 감안한다면 지금이 메냥의 전성기 바로 직전일지도 모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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