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고래 싸움에…애먼 소비자·자영업자 등 터진다

이중 가격제 논란이 쏘아올린 배민·쿠팡이츠 갈등 폭발
수수료 인하 등 상생 뒷전…"건강한 생태계 조성해야"

배민 라이더스 오토바이.ⓒ뉴시스

이중 가격제 논란으로 촉발된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간의 신경전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두 플랫폼이 서로 네 탓 공방을 계속 이어간다면 소비자·자영업자와의 상생은 뒷전에 두고 피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충돌하게 된 것은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이중가격제 때문이다.

이중 가격제는 매장보다 배달 가격을 더 비싼 가격 정책으로, 배달앱 수수료, 배달팁 부담 가중으로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조치라는 게 외식업계의 입장이다.

이에 쿠팡이츠는 “특정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이중 가격제의 원인”이라며 “쿠팡이츠가 와우 회원에게 제공하는 무료 배달 혜택은 고객 배달비 전액을 당사가 부담한다”며 배민을 저격하고 나섰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즉각 반박했다.

배민은 “배민배달(배민 라이더가 맡는 배달)과 가게배달(점주가 배달대행사와 계약해서 하는 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배민배달은 경쟁사와 동일하게 고객 배달팁을 당사에서 부담한다”고 강조했다.

수수료를 올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배민배달 수수료는 경쟁사와 동일한 9.8%, 가게배달은 6.8%로 경쟁사보다 낮다”며 “이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소비자 및 자영업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배달앱이 중개 수수료를 인상하면 자영업자는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도 이전보다 더 비싼 가격에 음식을 시켜 먹게 되는 데다 배달앱 유료 멤버십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이 커지게 된다.

서울 강서구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씨는 “배달 앱으로 치킨 한 마리 시킨다고 가정하면 주문건당 6000원 정도의 수수료가 빠져 나간다”며 “진짜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두 플랫폼이 책임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소비자와 자영업자와의 상생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지난 7월 정부 주도로 배달앱과 입점 업체 간 상생협의체가 발족됐지만 제자리걸음 중이다.

수수료 부담 완화, 불공정 관행 개선 등 합리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으나 현재 5차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지난달 27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민을 공정거래법 혐의로 신고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배민의 불공정 행위로 ▲가격남용 행위 ▲자사 우대 행위 ▲최혜 대우 요구행위 등을 꼽았다.

오는 8일 6차 회의가 논의될 예정이지만 이날 배달앱 운영사 3사 대표가 국회 산자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결과를 도출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앱 사용자 B씨는 “플랫폼들이 서로 헐뜯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며 “건강한 배달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