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르게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좀비딸>. 8월 3일 하루 동안에만 4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 7월 30일 개봉 이후 5일 연속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186만 명을 넘어서며 200만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좀비딸>은 가족애를 중심에 둔 휴먼 드라마와 유쾌한 코미디, 그리고 새로운 좀비물의 서사를 결합해 대중성을 극대화했다. 그간 익숙했던 좀비 장르의 틀을 깨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좀비딸>의 흥행 포인트 6가지를 짚어봤다.
1. 새로운 K-좀비의 탄생


<좀비딸>은 기존 좀비물의 고정 관념을 철저히 비껴간다. 대부분의 좀비 영화는 피가 튀고 사지가 절단되는 등 자극적인 고어 장면으로 공포와 쾌감을 유도한다. 그러나 <좀비딸>은 이 같은 공식을 버리고, 정환(조정석)과 딸 수아(최유리)의 부녀 관계에 집중한다. 좀비가 된 딸이 무서운 괴물이 아닌, 여전히 춤추고 때로는 겁먹는 귀여운 존재로 묘사된 점이 기존 좀비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설정이다. 특히 효자손에 움찔하고, 보아의 ‘No.1’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수아의 모습은 시트콤에 가까운 유머를 만들어낸다. 기존 장르물의 긴장감 대신,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발생하는 드라마와 감동이 중심이 되어 관객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흥행에 불을 붙였다.
2. 믿고 보는 배우, 조정석


<좀비딸>의 중심축에는 배우 조정석이 있다. 그는 극 중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려는 아빠로 등장해 애틋한 부성애는 물론, 유머와 진지함이 공존하는 입체적 연기로 극의 텐션을 조율한다. 조정석 특유의 생활 밀착형 연기는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고, 슬픔과 유쾌함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기 스펙트럼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이끈다. 필감성 감독은 "슬프지만 유쾌하게 표현해야 하는 이 작품에서 조정석은 천상의 음을 내는 악기 같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엑시트>(2019) <파일럿>(2024)에 이어 <좀비딸>까지 여름 시즌마다 흥행을 이어가는 그는 ‘여름 극장가의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3. 무서운데 귀여운 좀비, 최유리


좀비 딸 수아 역을 맡은 최유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단숨에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기괴하고 예측할 수 없는 좀비의 특성을 기본으로 유지하면서도, 인간적인 습관과 감정이 엿보이는 수아의 모습은 최유리 특유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연기 덕분에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할머니 밤순(이정은)의 효자손에 움츠러들거나 좋아하던 춤을 엉성하게 추는 장면은 좀비와 인간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에게 새로운 감정을 안겨뒀다. 특히 <외계+인> 시리즈에서 김태리 아역으로 주목받은 그는 이번 <좀비딸>에서 주연으로 도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4. 밤순과 동배의 역대급 싱크로율


예고편 공개 직후부터 원작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캐릭터가 있다. 바로 밤순(이정은)과 동배(윤경호)다. 웹툰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싱크로율은 물론이고, 밤순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배우보다 높은 연령대를 연기해야 했던 이정은은 특수 분장과 수차례의 테스트를 감내하며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윤경호는 놀이공원 할인 티켓을 위해 ‘토르’ 코스프레를 선보였고, 그 비주얼은 관객의 폭소를 자아내며 ‘동토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원래 ‘할리퀸’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는 감독의 제안으로 토르로 변경됐고, 이 결정은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다. 원작의 디테일을 영화에 그대로 옮긴 노력은 원작 팬은 물론 처음 보는 관객에게도 큰 재미를 선사했다.
5. 진정한 흥행공신은 애용이


정환과 수아가 기르는 고양이 ‘애용이’는 단순한 반려동물을 넘어, 극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끄는 주체로 활약한다. 애용이 역에는 치즈태비 고양이 ‘금동이’가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캐스팅됐다. 감독은 “내려놓자마자 배를 까고 누운 당돌한 태도에 바로 ‘이 고양이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CG 없이 실사 연기로 촬영에 임한 금동이는 프로 못지않은 집중력으로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조정석은 기억나는 애드리브로 애용이의 쩍벌 자세를 보며 “다리 좀 모아”라는 대사를 던질 정도로 연기 천재 고양이와의 호흡이 자연스러웠다고 전하며 애용이 출연료도 올라갈 거라고 극찬했다. NG가 가장 많았던 배우였지만, 애용이는 그만큼 생생한 존재감으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진정한 신 스틸러로 자리잡았다.
6. 영화관 할인 쿠폰 효과

정부가 진행한 영화 관람료 6000원 할인 쿠폰 이벤트는 <좀비딸> 흥행에 결정적인 기폭제 역할을 했다. 7월 25일 발급된 쿠폰은 문화의 날과 맞물리며 30일 개봉한 <좀비딸>을 단돈 1000원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는 관객 유입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졌다. 쿠폰 발급 전까지는 <전지적 독자 시점>보다 예매율이 낮았지만, 발급 직후 2시간 만에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멀티플렉스 3사 모두에서 예매율 1위를 기록했고, 사전 예매량은 30만 장을 돌파했다. 가격 부담을 낮춘 정책과 관객 입소문이 결합되며 <좀비딸>은 단숨에 여름 시장의 승자로 떠올랐다.
나우무비 심규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