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럭비팀 20여 개, 일본과 다름 없을 정도로 수준 높아"

박장식 2025. 9. 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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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국 중학교 선수들 모인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 성료

[박장식 기자]

 30일 인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에서 읏맨 럭비단 오영길 감독(왼쪽 두 번째)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 박장식
"우리 중학교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 놀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중학교 친구들이 럭비라는 종목을 선택해서 아카데미까지 참석한다는 것도 놀랐지만, 선수들의 수준을 보니 장래의 한국 럭비가 기대됩니다."

일본 최고의 고교 럭비 제전인 '하나조노'(花園)에 오사카조선고급학교 소속으로 출전해 4강에 올랐던 승리의 주역이자,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현역 럭비 선수로 뛰었던 김관태 선수가 한국의 중학생 럭비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한 뒤 전한 소감에는 꽤나 울림이 느껴졌다.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인천광역시 서구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 럭비, 진짜를 만나다'가 열렸다. 읏맨 럭비단 오영길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일일 코치'로 10개 학교 180여 명의 중학생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나선 이번 아카데미는 중학교 선수들에겐 체계적인 럭비공부의 기회가 됐다.

선배들이 직접 알려주는 럭비
 30일 인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에서 테이핑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 박장식
30일 찾은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는 중학생 선수들이 열띤 훈련을 이어가고 있었다. 첫 날이었던 29일에는 럭비의 패스, 킥과 같은 기본 훈련을 치렀고, 하루 뒤인 이 날은 태클이나 러크, 볼 운영 등 응용 훈련을 치르고 있다고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가 알려 왔다.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 선수들은 물론 오영길 감독까지 '일일 코치'로 나섰다. 오영길 감독은 밝은 표정으로 중학생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떤 방향으로 뛰어야 효율적으로 전략을 짤 수 있는지, 패스는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 등을 알려줬다.

교육 프로그램도 알찼다. 럭비 국제심판으로 활약하고 있는 서인수 해설위원이 선수들을 위해 럭비의 규칙을 알려주는 시간을 가졌고, 럭비 국가대표 출신의 스포츠심리학 전문가 최재섭 박사도 강연에 나섰다.

그 중에서도 가장 호응이 높았던 교육은 테이프로 지지대를 잡고, 다친 부위를 지지할 수 있는 '테이핑'을 배우는 강의였다. 특히 발목은 럭비를 하면서 가장 다치기 쉬운 신체 부위인데 매번 통증이 있을 때마다 무작정 참거나 매번 의무요원의 도움을 받기는 어렵기에 직접 테이핑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학생 선수들은 시범에 따라 '첫 테이핑'을 완성해 보였다.

선수들의 자립심을 높일 수 있는 교육도 뒤따랐다. 현장의 럭비단 관계자는 "교육 기간 입어야 하는 유니폼도 사흘 동안 두 벌만을 제공했다"며, "운동 선수로 활동하려면 직접 옷을 빨아 입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직접 빨래 방법을 알아 운동복을 세탁하고 건조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나라도 늘리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기적 썼던 '럭비 선배'의 당부 "연습은 전력으로"
 30일 인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에서 중학생 선수들이 럭비 훈련에 나서고 있다.
ⓒ 박장식
특히 선수들에게 특별할 영화 상영,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도 이어졌다. 재일교포 학생들로 구성된 오사카조선고급학교 럭비 선수들이 '럭비의 고시엔', 하나조노에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담아 지난 2014년 개봉된 '60만 번의 트라이'의 상영이 이어진 것.

당시 오사카조선학교의 감독이었던 오영길 읏맨 감독도 흐뭇한 듯 영화를 지켜봤고, 4강 진출 당시 주장으로 뛰었던 김관태 선수도 일본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중학생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영화를 다시금 지켜보기도 했다.

후배 선수들에게 응원을 부탁한다는 중학교 1학년 선수의 질문에 김관태 선수는 "중학교 1학년 친구들에게는 2년의 기회만이 남았다고 생각하길 바란다"며 "하루하루 전력으로 연습해서 오늘 함께 훈련한 친구들과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앞으로 럭비를 더욱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화답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지도자를 겪은 만큼 한일 양국의 럭비 인프라 차이를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오영길 읏맨 감독은 "일본의 중학교와 중학 클럽 럭비 팀이 200개에 달하는데, 한국은 중학교 럭비 팀이 20개가 못 된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의 수준은 일본과 다름이 없을 정도로 높다"며 "다만 일본에 비해 한국 선수들은 경기 횟수가 적어 경험이 부족한 것이 아쉬운 만큼, 대회가 있을 때마다 온 힘을 다한다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흘 동안 프로에 못잖을 정도로 한 층 수준 높은 럭비를 접한 선수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서울사대부중 김시훈 선수는 "평소 상대편으로 만나던 다른 학교 선수들과 만났기에 첫 날에는 어색했는데, 훈련과 운동을 통해 서로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며 "필드에서 했던 태클 훈련이 기억에 남는다. 코치님과 감독님이 선수로서 중요한 점들을 많이 알려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영길 읏맨 감독 역시 "고교 감독 이후 학생 선수들을 지도한 것이 오래간만이어서 더욱 신선했고, 선수들이 하나씩 잘 하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지도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높여 다행이다. 오늘 경험을 토대로 학생 선수들이 고교, 대학에서도 럭비를 잘 하고 싶다는 소원을 잘 이루어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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