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초록 안식처, 겨울 사색 공간으로 추천합니다
이상돈 2025. 12. 26. 10:22
겨울의 한복판에서 만난 예술과 자연의 공존, '서울식물원'을 가다
[이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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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식물원으로 향하는 네온길통로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에서 서울식물원과 연결된, 몽환적인 네온불빛 통로. |
| ⓒ 이상돈 |
겨울의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성탄절, 도심 속 거대한 초록빛 안식처인 서울식물원을 찾았다.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가 만나는 마곡나루역에 내리자마자 추위를 잊게 하는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식물원으로 향하는 연결통로인 식물의 신경계처럼 뻗어 나간 화려한 네온길은 마치 미래의 숲으로 들어가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어지는 '도시형 스마트팜'에서 정보통신기술(ICT)로 자라나는 채소들을 지나치면, 곧이어 식물원 입구에서 정겨운 조형물이 방문객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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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곰 아기곰이 시소를 타고 있는 조형물 서울식물원 정문에 설치되어 있는, 시소를 타고 잇는 엄마곰 아기곰의 조형물 |
| ⓒ 이상돈 |
다정하게 엄마곰과 아기곰이 시소를 타는 모습이 새삼 동심의 세계에 젖게한다. 조금 더 걸으니 배혜경 작가의 우아한 '삼미신' 동상이 예술적 품격을 더하며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은빛 물결과 사색이 머무는 호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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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혜경작가의 '삼미신' 호수공원 입구에 있는 배혜경작가의 작품 '삼미신' |
| ⓒ 이상돈 |
식물원의 중심을 흐르는 호수정원은 겨울날 더욱 깊은 운치를 자아낸다. 매서운 바람에 잔물결이 일렁이는 호수 위로 겨울 햇살이 조각나 내려앉은 풍경은 한 폭의 수묵화와 같다. 호숫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며, 보행교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전경은 복잡한 도심의 소음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호수는 주변의 메마른 겨울 풍경과 어우러져 고즈넉하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겨울 철새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수변 공간과 마른 갈대들이 바람에 서걱거리는 소리는 오직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소리이다.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이 길은 방문객에게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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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식물원 호수 겨울햇살이 내려앉은 물결이 넘실거리는 서울식물원 호수의 정경. |
| ⓒ 이상돈 |
호수 끝자락, 옛 양천수리조합 배수펌프장을 재생한 '마곡문화관'은 이번 탐방의 하이라이트이다. 이곳에서는 기획전시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이 열리고 있다. 1920년대 지어진 목조 구조물의 거친 질감 사이로 현대적인 미디어 아트와 설치 작품들이 배치되어 묘한 대비를 이룬다.
전시는 기후 위기 시대에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대상이 아닌, 지구라는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주체임을 강조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빛과 소리를 활용해 생태계의 순환을 표현한 미디어 아트,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만든 거대한 설치물 등이 있다. 어두운 전시장 내부를 채우는 신비로운 영상과 사운드 아트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마치 깊은 숲이나 심해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주며, 환경과 생태에 대한 깊은 성찰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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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곡문화관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는 마곡문화관. |
| ⓒ 이상돈 |
추운 날씨에도 방문객 김아무개씨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날씨가 너무 추워 아이들과 야외 활동이 망설여졌는데, 이곳은 유익한 전시가 많아 정말 좋다. 특히 마곡문화관 전시를 보고 아이들과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교육과 휴식이 어우러진 식물문화센터
식물문화센터 내부에서도 '행성적 공존'의 테마는 이어진다. 넓은 센터 안에는 예술 작품들이 녹아들어 자연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그 중앙에는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식물을 종이에 그리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씨앗박물관'과 '정원지원실'을 둘러보며 식물의 기원부터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까지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이곳만의 큰 장점이다.
겨울의 서울식물원은 단순히 추위를 피하는 장소가 아니다. 차가운 겨울 호수의 사색과 식물의 생명력,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노래하는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번 주말, 예술과 자연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를 찾아 마곡으로 떠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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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의 전시되고 있는 마곡문화관 내부 |
| ⓒ 이상돈 |
덧붙이는 글 | [서울식물원 안내] -주소: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동로 161 -지하철: 9호선 또는 공항철도 마곡나루역 3, 4번 출구와 연결. 5호선 마곡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 -상시 개방 구역: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식물문화센터, 마곡문화관 (무료) -동절기 (11월 ~ 2월) : 오전 9시30분~오후 5시(입장 마감 오후 4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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