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추경 앞두고… 나라 빚 6500조 넘어섰다

이누리 2026. 3. 2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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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빚더미 대한민국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계·기업부채를 모두 더한 한국의 총부채가 사상 최초로 6500조원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공식화하면서 재정 확대에 따른 부채·물가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로 마련하는 추경이라지만, 급증한 부채에 확장 재정 기조까지 더해져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비금융부문 신용은 6500조584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약 280조원(4.5%) 증가한 수치로, 총부채가 650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도 248.0%로 경제 규모의 약 2.5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전년보다 1.5% 포인트 오르며 레버리지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부채가 1250조7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하며 가장 빠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2342조6728억원)가 3.0%, 기업부채(2907조1369억원)가 3.6%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국제금융협회(IIF) 기준으로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말 48.6%로 1년 전보다 5.0% 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122.8%) 일본(199.3%) 프랑스(110.4%) 영국(81.1%) 독일(62.5%) 등 주요국과 대비해 절대 수준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증가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부채 비율은 2024년 40%대 초중반에서 하락 흐름을 보이다가 지난해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단기간에 50%에 근접했다.

정부부채만큼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가계부채 비율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89.4%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주요국 가운데에서는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정부와 가계 등 주요 경제 주체들이 빚에 의존하는 구조가 심화했다는 평가다.

국가 전체적으로 부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는 2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정은 ‘취약계층 집중 지원’을 위해 당초 예상보다 편성액을 5조원 더 늘렸다. 배경을 감안할 때 민생 회복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 재등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당은 다음 달 10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추경 자체는 고유가 국면에서 피해가 큰 계층을 선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국가유공자 등 기존 복지 대상자를 중심으로 하되, 화물·운송 종사자 등 유가 상승에 직접 영향을 받는 계층까지 일부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문제는 선별 지원을 위한 재정 확대가 전체적인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확장적 재정 기조는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기대 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현재는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 국면이라는 점에서 단순 소비 진작 정책의 효과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는 “지금은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상황”이라며 “타깃이 없는 현금성 지원은 총수요를 자극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물가에 생계 타격이 큰 계층을 선별 지원하되 지원 방식 역시 실질소득을 보전하는 방향이 적절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교통비 지원이나 대중교통 요금 완화 등 특정 지출을 낮추는 방식, 혹은 에너지·유가 연동 보조금 등 비용 부담을 직접 줄이는 정책이 대안으로 제시되는 이유다.

전쟁이 장기화할 수록 확장적 재정 필요성은 더 커진다. 그만큼 단기 충격 보완에 여력을 소비할 경우 추후 국가 부채 증가와 물가 상승, 그리고 이 상황이 야기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더 심화할 수 있다. 우 교수는 “전쟁 장기화로 경제 타격이 커지면 추가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신중한 정책 결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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